나와 탄
16.
탄이 날 위로했다. 이번에도 그랬다.
그래도 탄과 내가 목표하고 있는 곳은 여전히 똑같았다. 우린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시험 잘 봐라.
-형도.
문득 형과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형, 시험 끝나고 목…
하려던 말을 잇지 못했다.
-어?
이번엔 형이 걱정돼어서라기보다, 이젠 내가, 형의 몸을 볼 자신이 없었던 이유가 좀 더 컸다.
-목이나 시원하게 축이자고. 나 그날, 형네 집 기둥 하나 뽑을 예정.
탄이 호탕하게 웃었다.
-야, 세 개 뽑아가도 되니까, 시험이나 잘 치고 와서 얘기해.
나도 웃었다.
-그래, 그러자.
탄을 등지고 뒤를 돌았을 땐, 이것저것들을 생각했다. 의외로 떠오르던 생각들은 축축한 기분과는 다르게, 밝은 미래에 대한 것들이었다. 탄과 나에 대한 생각, 내가 다닐 학교, 하연이에 대한 생각 조금…
-야!
형이 있는 쪽을 바라봤다. 탄이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이거.
탄이 나에게 새 담배를 한 갑 건넸다. 작년에 내가 준 담배였다.
-뭐야, 이거 내가 준 거 아니야?
-맞아.
-이걸 날 왜 줘? 나 담배 안 피우는 거 알잖아.
-그냥… 맛없어서. 다른 걸로 바꿀 거야.
받고 싶지 않았지만, 얼떨결에 탄이 준 담배를 손에 쥐었다.
-나 간다. 다음에 보자.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