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전쟁에 대한 이야기

아침과 밤의 싸움

by 평일

저번 주 주말에는 낚시를 갔다 왔다.
처음 하는 모든 일에 설렘이 베여있는 것처럼 내가 떠나는 이번 첫 낚시 여행에는 무언가 표현하기 힘든 설렘이 잔잔히 베여있었다.

하지만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말이 교묘하게 나에게는 빗겨나갔는지 낚시터에 도착하여 오랜 시간 낚싯대를 들고 낚시를 했지만 물고기는 단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고 두 번째 날 역시 나는 물고기 구경도 할 수 없었다. 시간은 야속하게 흘러 집에 갈 시간이 되었고 나는 내 인생에서 낚시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품고 낚싯대를 걷었다.

낚싯대를 걷으며 아무 생각도 품지 않은 채 올려다본 하늘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다.
해가 바스라져감에 따라 달은 의기양양하게 밝아지는 모습.
조금이라도 더 자신의 영향력을 펼치려 붉다 못해 마지막에는 검게 타들어가던 태양과 어림도 없다는 듯 잔인할 정도로 새파랗게 점점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해가던 달의 모습.

나에게 비춰지는 저 모습은 아름답다 못해 황홀한 모습이었지만 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분명 피 튀기는 전쟁이다.

주황, 핑크빛과 파랑 검은빛의 끝도 없는 피비린내 나는 아름다운 전쟁.
하루가 끝나고 시작하는 건 이런 색깔들의 끝도 없는 영향력 싸움.

이런 싸움을 직접 본 것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한 것을 낚은 거지, 그럼 꼭 물고기를 낚아야만 훌륭한 낚신가 뭐라도 낚아간다면 훌륭한 낚시지.

나는 내 첫 낚시를 나름 훌륭하게 마무리 지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여행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