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났다. 딱히 삶의 권태가 느껴져서가 아닌 단지 오늘은 평소보다 구름이 좀 더 뭉글뭉글한 게 예쁘게 피어있었고 바람이 산들산들한 게 기분 좋게 불었었다. 그래서 나는 옷을 입고 막연히 여행을 떠났다.
밖으로 나와 한 20분 정도 정처 없이 걸었었나? 슬슬 처음 보는 풍경이 펼쳐졌다. 처음 보는 식당, 처음 보는 건물들, 처음 보는 무수한 것들 이런 낯선 것들 사이에서 나는 엉뚱하게도 카페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예쁜 카페. 목적이 생긴 발걸음은 한 층 더 빨라져 발견한 첫 번째 카페에 들어섰다. 첫 번째 카페는 패스 사람이 너무 많다. 두 번째 카페도 패스 나오고 있는 음악이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렇게 찾은 세 번째 카페는 딱 내 취향에 들어맞았다. 적당히 소란스러운 분위기와 낯선 타자들 결정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곡이 나오고 있었다.
낯선 것들은 우리에게 적당한 공포심과 자극을 가져다준다. 낯선 곳에서 든 내 펜은 지휘자의 지휘봉이 될 수도 화가의 붓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바라본 이름 모를 풀 한 포기는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꽃들보다 예쁜 것으로 남을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은 그렇게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익숙한 것들에게 새로운 숨을 불어넣고 작은 것들에게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는 것, 나도 처음 보는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 앞으로는 일상 속에서 소소한 여행을 자주 다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