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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 May 01. 2024

당연한 것은 없다

24년 4월에는

  제대로 마음 공부를 했다. 남편이랑 다투고 냉전 중이다. 화가 나니 마음이 부들거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동안 마음의 평화를 찾아 심리 책을 여러 권 읽고 중요한 내용을 따라 써보며 되새기기도 했건만, 정작 이 순간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어두운 생각이 들어왔다가 머물고, 고개를 흔들면 나가는 듯싶다가도 또 들어왔다. 맙소사.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요리도 하고 집안일도 해야 하는데 그냥 울고만 싶었다. 


  전부터 그랬다. 신경이 쓰이거나 걱정되는 일이 있어 감정에 휩싸이면 일시 정지 상태가 된다. 일이 해결될 때까지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며 걱정에 걱정을 쌓는다. 시간이 지나 어찌어찌 일이 해결되면 그제야 다른 것들을 시작할 수 있었다. 붙잡고 있는다고 해서, 생각에 빠져 있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어지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가 답답했다.



  이번에는 달라지려고 노력했다. 크게 변화한 건 없었다.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마음이 소용돌이칠 때마다 감정일기를 썼다는 것. 치유 글쓰기에서 배운 대로 떠오르는 생각을 거르지 말고 있는 대로 솔직하게 써보려고 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우다다다 노트북 화면 속에 생각을 실컷 풀어놓다가도 험한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키보드 위에서 손가락이 멈췄다. 그건 안 되지. 나쁜 말은 빼고 써야지. 혼자 쓰고 혼자 보는 글인데 뭐 어떻다고. 솔직하게 쓰는 것도 쉽지가 않다. 순화한 말이어도 한바탕 쏟아놓고 나면 마음이 조금은 잔잔해졌다. 감사일기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그동안 고마운 일을 열심히 찾은 덕분인지 자연스레 감사한 일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마음이 힘들어서 어떤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동안 그동안 누렸던 일상이 얼마나 귀한지 알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 이 순간도 당연한 것이 아니다. 값지고 소중한 시간이다. 


  달력을 보다가 흠칫 놀랐다. 어느새 올해의 1/3의 지났다. 매달 한 편씩 월간 성찰 글을 써왔으니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시간이 가는 것이 아쉬우면서도 넉 달 동안 쌓아온 것이 뿌듯하다. 시간이 그냥 지나간 건 아니었다. 4월도 어영부영 보낸 것 같지만 돌아보면 의미가 있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잠시 쉬고 다시 시작하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내가 보인다. 2024년의 5월은 어떨까. 그때의 나는 조금 더 평화롭고 더 많이 웃고 하고 싶은 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오늘 밤부터 시작이다.




* 4월을 돌아보고, 5월을 계획하는 질문들

1. 24년 나의 목표는?
  - 꾸준히 읽고 쓰면서 평온한 내가 된다.

2. 4월은 (       )이었다.
 - 4월은 관계를 고민하고 마음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3. 지난 한 달간 내가 잘한 것은?
 - 마음을 알아차리고 기록한 것(감정일기)
 - 아침저녁 5분 저널 작성
 - 4월 한 달 동안 감사일기 매일 작성한 것.
 - 꾸준히 스트레칭을 10분씩 한 것
 - 저녁밥을 조금씩 먹은 것(2kg이 빠졌다.)
 - 정리정돈 수업을 들은 후 어른 옷과 이불, 신발장을 정리했다. 

4. 지난 한 달간 아쉬운 부분은?
 - 글쓰기와 인스타그램을 꾸준히 하지 못한 것.
 - 아이 반찬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

5. 4월에 배우고 성장한 것은?
 - 책을 읽으면서 1가지씩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한 것.
 - 공저 책 쓰기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

6. 내게 기쁨과 만족을 주었던 것은?
 - 아이가 학교 생활에 대해 더 자주 이야기했다.
 - 아이와 대화를 나누고 만화책을 보는 문제를 조정했다.
 - 아이가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집을 중단하고 쉽고 재미있는 것으로 바꾸었더니 더 좋아했다.
 - 집안을 조금씩 정리하면서 뿌듯했다.

7. 다가올 한 달은 어떻게 살아보고 싶은가?
 - 글쓰기에 집중한다.(새벽 5:50에 책상 앞에 앉아 1페이지씩 글을 쓴다.)
 - 아이의 말할 때 하던 것을 멈추고 눈을 마주치겠다(아이의 말 경청하기)
 
(질문 출처: 벨류비스 컴퍼니)



이미지 출처: Free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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