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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다, 쓰기 싫다

매일글쓰기 1: 글쓰기에 관하여

by 여름

쓰고 싶다, 쓰기 싫다, 써야 하는데, 쓰기 싫다.

생각은 있으나 시작이 어려웠다. 누군가 등을 떠밀어주길 바랐던 것 같기도 하다. 기록이 좋아졌고, 글쓰기가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알고는 있다. 잘 쓰고 싶고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쓰지 않아도 아무도 탓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미적미적 회피해 왔다.


매일 글쓰기 같이 해요.

남은 기간 동안 글을 쓰면 100개를 채울 수 있어서 시작한다는 다정한 작가님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글을 100개씩 꾸준히 써보겠다던 작년 다짐이 생각났다. 먼저 시작하고 손을 내밀어준 글쓰기 친구가 있어 고마웠고, 한동안 풀어졌던 마음을 이 매거진에 담아 못 이기는 척 끌려가도 되겠다는 생각에 안도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다 어쩌누.

마무리가 잘 되지 않는 것 같아 덜어내자고 다짐했었다. 우선순위를 가리고 적은 것에 집중해야지, 마음먹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고 싶어졌다. 해도 될까, 못할 것 같은데, 지금 하고 있는 것들부터 챙겨, 같은 생각들이 어지럽혔다.


9월에는 마음이 가는 것들을 해보자고 생각했다.

마음이 끌리는데 머리가 붙잡고 막는 것들이 있다. 제대로 할 수 없을 바에 시도하지 말자는 생각들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마음의 선택을 하기로 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면 되지. 그래도 괜찮다. 작은 입김에도 허공으로 떠오르는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고 머리를 설득했다.


기록이 좋다. 언젠가 잊힐 사소한 순간들이 글로 남아 나를 깨워주는 순간이 꽤나 매력적이어서다. 그래서 오늘,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끝 촉감이 마음에 든다.




이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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