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글쓰기 2: 내가 잘하는 것
잘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머리가 하얘지곤 했었다. 겸손의 미덕을 너무도 잘 알아서인지 장점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도 했고, 딱히 장점이라 할 만한 것을 찾지 못하기도 했다.
요즘은 잘하는 것을 말해보라고 하면 두세 가지는 말할 수 있다. (다행이다.)
계획을 세워서 시간을 활용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쓸지 다이어리에 적어본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의 균형을 잡고, 쉴 시간도 써 넣는다. 어떤 날은 촘촘하게, 어떤 날은 느슨하게, 내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
규칙을 잘 지키는 편이다. 어떤 틀이 있으면 거기에 맞추고 싶어하고, 되도록 벗어나지 않게끔 행동한다. 가끔 답답하고, 융통성 없게 느껴져서 아쉽기도 하지만 규칙을 지키면 마음이 편하다. '글쓰기는 기세다' 매거진에 참여한 덕분에, 이 틀 안에서 조금 더 자주 글을 쓰게 될 것 같다. 글쓰기 매거진을 단단히 붙잡고 쓰는 시간을 늘려봐야겠다.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주춤하고 망설이고 멈추기도 하지만 그러면서도 나아가고 있는 것이 보인다. 책을 읽고 좋았던 부분을 시도해보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고민과 생각을 거듭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낸다. 자책과 실망 대신 인정과 격려하는 시간이 한 뼘 커졌다.
아쉽고 마뜩잖은 부분은 언제고 눈에 띈다. 그럴 때면 쓱 눈을 돌려서 오늘 쓴 글을 떠올려봐야겠다. 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글을 쓰는 동안 나도 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족함이 얼굴을 쑥 내밀고 나를 탓하려 할 때면, 잘하고 있다, 괜찮다, 스스로 격려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