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목소리 85
놀러 가는 초등학생 한 무리가 지하철 한편을 채우고 있다. 목적지가 꽤 남은 듯한데 그중 한 명은 벌써부터 카메라를 들이밀고 친구들 찍기에 여념이 없다. 몇 번 셔터를 눌러봐도 친구들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들지 않는지 그들을 다그치며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을 옮긴다. 그러곤 다시 친구들 얼굴을 프레임에 가득 채워 셔터를 누른다.
사진은 남는다. 가끔은 오래된 사진을 마주하여 반갑기도 하고, 덕분에 감상에 젖기도 할 것이다. 다만 우리를 미소 짓게 하는 장면들은 대체로 마음에 담긴 풍경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굳이 사진으로 남아있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림 / 정아 (https://www.instagram.com/lint3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