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빈티지
빈티지란 와인의 재료인 포도가 수확된 해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생산연도가 오래된, 다시 말하면 오랜기간 숙성한 와인이 좋은거 아니냐구요? 그렇지 않습니다. 포도는 해마다 당도가 다르고 기후와 토양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좋은 포도가 생산된 연도의 포도를 사용한 와인이 좋은 와인이라고 할 수 있죠. 이에 해당하는 것이 바로 유럽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날씨가 바뀌기 때문에 포도의 품질이 천차만별이 됩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같은 생산자가 만든 와이이라도 이 빈티지라는 부분을 자세히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하지만 구세계 와인과 다르게 신세계 와인인 미국과 칠레같은 곳은 포도 생산 조건이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빈티지의 영향을 덜받는 만큼 가격의 차이도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빈티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곳은 유럽입니다. 그렇기에 생산자 뿐만 아니라 와인을 주로 소비하는 사람들에게 빈티지는 중요하게 체크해야될 사항입니다.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의 유명한 샤토의 2000년 빈티지 같은 경우에는 작황이 좋지 않았던 2002년에 비하면 2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가 됩니다. 그만큼 포도의 품질에 따른 와인의 맛이 확연하게 달라진다고 볼 수 있고, 그런 것들이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좋은 생산연도와 그렇지 않은 생산연도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에 해당하는 빈티지 점수는 와인 평론가들과 전문잡지, 평가기관에서 매해 작황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그에 맞는 점수를 주고 발표합니다. 대부분의 와인 생산국마다 빈티지 점수를 발표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것은 단연 프랑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의 대표 산지중 하나인 보르도 같은 경우에는 마을에 따라서 다른 빈티지 점수가 나올 정도로 엄격하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높은 점수를 차지하는 빈티지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와인들의 맛이 못마실 정도의 와인은 아닙니다. 빈티지는 해당되는 생산연도된 포도에 점수를 주는 것 뿐이지, 그 해에 생산된 모든 와인들에 품질이 어떠한지를 대표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빈티지는 기후와 토양의 영향이 오는 것인데, 이것은 자연에서 오는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큰 부분일뿐, 와인의 생산자들은 언제나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빈티지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가 선호하는 와인을 즐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미국, 칠레, 호주, 남아공 등의 와인 생산국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신세계 와인이라고 합니다. 이곳은 유럽의 구세계 대비 일정한 품질의 포도의 수확이 이루어져 빈티지의 영향을 덜 받게 됩니다. 그렇기에 가격 또한 합리적이기도 합니다. 마트에 가서 뒷편 라벨을 살펴보면 많은양의 와인이 칠레나 신세계 와인임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신생국들은 지난 전통을 지닌 국가와 경쟁하기 위해 현대의 기술과 양조시설 설비에 투자를 많이 해서 매해 일정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때문에 더욱 빈티지의 영향을 적게 받습니다. 물론 높은 가격의 와인이라면 신세계 와인이라도 빈티지를 체크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