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껏 받아본 대시 중에 내가 가장 난감했던 건,

- 바로 이거였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진짜 나 잘 버텼다 후..

by 이승현

이제껏 받아본 대시 중에 내가 가장 난감했던 건,

바로 회사 선배님들..



승현아 언제 같이 밥 먹자,

너 일 열심히 하는 모습 되게 좋아 보이더라.

파이팅!



첫 직장이 그저 서비스직이었기에,

관리직이던 아주 높은 직급의 선배님은



모든 사람을 그렇게 일대일로 다 밥을 사주시나?

나는 희한했다. 뭐지? 싶었다.



그래서 찜찜해서 엄마 선배님이 나랑 밥 먹재,라고

말했다. 엄마는 그 남자 조심해!



순수하지 않아라고 딱 한 마디 했다.



아니! 엄마 아.. 회사 선배님이라니까?

선배님이 어떻게 남자야? 말이 돼 나랑?

나이 차이도 꽤 있고..



참 희한했다.

일하러 와서 나를 여자로 본다는 게,



내 상식으로는 감히 이해가 안 갔다.



그래서 같이 일하는 동생에게 물었다.

보통 그렇게 일대일 면담 같은걸 하시나?



밥을 보통 다 신입사원 들어오면 사주시나?

아.. 그래 우리 회식하는구나 회식..?



모두 다 아니었다.

선배님의 호의가 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인걸



극히 깨달을 때쯤 회사 생활이 슬슬

고달프기 시작했다.



나에게 막 개인톡이 오고 선배님은

밥 먹자고 조르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꾸 나의 근황을 물었다.

개인톡으로 둘이 있을 땐 말 편히 하라고..



말 그대로 오빠라고 부르라는 얘기였다.

너무 불쾌했다.



왜 이렇게 개인톡이 자주 와?

일하는데 진짜 불편하게 시리..



무서워서, 진짜 피 눈물 날 뻔했다.



회사 선배님이라 책 잡힐까 돌려,

잘 거절하느라 내내 전전긍긍했다.



엄마한텐 너무 무서워 울면서 말했다.

선배님이 나한테 자꾸 집착해 으앙..



엄마 나 회사 가기 싫어.

너무 무서워.. 차라리 여자만 있는 회사 갈래.



지금 생각해도 참 아찔하다.

진짜 나 잘 버텼다 후..



언젠가 또 남자가 있는 회사를 가면

서비스직이 아니니 이젠 좀 관심 같은 게

덜 하려나 했다.



마구 그렇게 나도 모르게 생각을 늘어놓는데,

선배님께서 또 대시를 해왔다.



남자 여자 다 있는 회사에서, 서비스직이든

사무직이든 이미 다 겪었는데..



나한테만 대시를 했다.

그냥 다 무서워..



무서워서 이번엔 윤희에게 말했다.



진짜 언니가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우리 월세만 벌고 나오는 걸로.



생활비만 진짜 바짝!

언니는 어딜 가든 반듯하고



눈에 띄는 사람이라 너무 반짝이는 사람이라..

진짜 많이 힘들 것 같아요 항상.



그 선배님은 일 알려준 답 싶고 자꾸 개인톡하고

막 일대일로 굳이 밥 사주고.



카페는 불편해서 제가 사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그럼 이만 하고 선 그으면



아 무슨 선배님이야.

둘이 있을 땐 그냥 오빠라고 불러.



아니요. 선배님, 실례지만 제가 누나입니다.

그러실 거면 저한테 누나라고 불러주세요.

이제부터,



개인적으로 또 확실하게 또 선 그으면

선배님은 내게 누나, 연하는 어때?

나는 어때라고 말했다.



선배님.. 죄송합니다.

저 연하 싫어해요.



앞으론 이제 4살 이상 차이나는

연상만 만날 거예요 하하..

정말 죄송합니다..



자꾸 그쪽에서 끼 부리다가

내가 어느 날, 남방을 입고 출근하면



오늘 너무 예쁘다 남방 진짜 잘 어울려.

하셨다. 부담스럽게 시리,



날 전방위 계속 주시하고 계셨다.



끝나고 차 한잔 어때?

아! 저.. 약속 있습니다. 선배님,



없는 약속 눈보라 치는데 괜히 만들고.

내가 투명 메이크업을 하고 출근하면,



오늘 섀도 색깔, 입술색 진짜 예쁘다.

무슨 색이야? 하더니.. 막 지 혼자 웃고



야 이 선배, 나부랭이야.

너는 내 눈, 내 코 내 입술만 보냐!



무슨 변태도 아니고.



그러다가 남자한테 대시받는 것 나 너무 무섭다고.

심지어 회사 선배인데..



나 회사 생활 이제 어떻게 하냐며

울다가 싫다고 나 여자만 있는 회사 들어가겠다고.



어쩌다 여자뿐인 명품매장에 정말,

어쩌다 들어가 눈물 한 바가지로 쏟고.



근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예술가의

가장 큰 덕목은 순수함, 유니크함,

해피 바이러스인 것 같아!



가장 큰 게 순수함이고.

아..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



나 진짜 잘 버텼다 후..



회사에 가면 개인톡에 선배님이 막 일하는데 매일같이 얼굴 보러 찾아오시고.



같은 부서 아닌데.. 덜덜...



매일 끝나고 자꾸 밥 먹자고 하고

막 집에 데려다준다고 하고.



아니 네가 뭔데,

야 선배면 다야!



난 아빠 아니고 소울 메이트 아니면

다 필요 없거든.



네가 뭔데. 이젠 나 직장인 아니니까.

나한테 대시하고 더 끼 부리지 마라.



불편하다고 내가 여러 번 진작 말했잖아.

선 지켜달라고. 어디서 수작질이야!



돈 벌러 왔으면 그냥 돈 벌어라.

너네 다른 신입사원 후배한텐 절대 그르지 마라.



그거 되게 무섭거든.

당해본 입장으로,



지금 생각하면 남, 여 비율이 섞인 회사는

그 회사대로 또 단점이 있었고.



그 때문에 회사를 다 때려치우고 싶었고.

여자만 있는 회사는 그 나름대로



또 단점이 있었고 그래서 그 때문에

정말 다 때려치우고 싶었다.



둘 다 무서운 건 매한가지였는데..

다른 차원에서,



그래도 이만큼 버텼네.

장하다. 오구오구!



만약 나와 같은 고민이 있는 지인을 만난다면

네가 너무 반짝반짝 찬란해서 그래.



딱 이 한 마디 해주고 밥 사주고.

그 시절 나를 보듯이, 안아줘야겠다.



세상에 치여 이래도 무섭고,

저래도 무서운 나와 같은 그 누군가에게..



나도 언젠가는 내 경험으로

작은 힘이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