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가 만났던 사람들, 나는 단 한 번도 연애를

하면서 매일보고 싶었던 적이 없다. 딱 한 명 빼곤,

by 이승현

난 연애를 시작해도 꼭 같이 여행 가자 승현아,

이 말에 나는 미안 난 혼자 여행 가는 걸



더 좋아해서 미안한데,

우리 나중에 더 깊어지면 가자.

나 지금은 불편해서..



라고 늘 딱 짚어 말했고 그리고 난 별로 여행을

같이 가는 걸 안 좋아해. 워낙 독립적인 성향이라,



라고 늘 선을 딱 그었다.



그러다가 5년이나 사귄 남자친구와

한 3년~4년쯤 만나고 간 여행지.



솔직히 난 연애를 하면서 지금껏 같이 여행을

가고 싶다거나 매일 보고 싶다거나

그런 적이 단 한순간도 없다.



정말 내가 나쁜 년 같아서 이걸 말해도 되나

한참 망설였는데,



사실 그저 노는 게 좋아서이고

여행지가 좋아서이지.



내 현실에 탈출구나 숨통 트이는 게

그나마 먼저였지.



사랑해서 계속 함께하고 싶었던 적은

단 한순간도 없었다.



사실 혼자 가고 싶은데,

3년~4년이나 만났는데.



여행을 또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아서.

그 죄책감에 나는 내내 사랑을 연기했다.



근데 진짜 내 남자친구들에게 뻔히

들은 그 말들을 난 단 한순간도 느끼지 못했다.



매일 보고 싶다, 시간이 다 멈췄으면 좋겠다.

계속 같이 있고 싶다.



상대방이 그렇다기에 난 계속 거절하다가

오래 만났으니까 또 정이 들었으니까.



내가 적당히 배려한다 싶고 나도. 나도 그래,라고

나는 사랑을 그렇게 연기했다.



단 한순간도 오래 같이 있는 게

불편하지 않은 적이 없다.



늘 불안하고 우울하고

다 불편했다.



장거리라고 오래 같이 있고 싶다고

24시간 내내 붙어 있는 게 불편했다.



여행을, 내 모든 일상을

다 공유해 주길 바라는 게 불편했다.



성향상 난 연애가 맞지 않는다고도 생각했다.



나는 내내 그렇게 사랑을 연기했다.

내가 먼저 같이 있고 싶어, 집에 가기 싫어라고



말한 건 불과 12년 전 일..

단 한순간에 불과했다.



누굴 만나도 내 마음은 고이 접어,

색종이 마냥, 손 편지 마냥 액자 마냥



딱 한 곳을 향했다.

그 이유를 알아버린 이 지금이 다 신기하다.



상대방이 사랑을 갈구해서 재촉해서

내게 구걸해서 나는 내내 사랑을 연기했을 뿐,



그동안은 솔직히 육체적 쾌락에

타협하지 않기 위해 나를 늘 보듬었다.



그리고 연애를 했으니

단 한순간은 나도 타협했다.



근데 왜 내 마음은 뜨겁게 뛰지가 않지?

그래. 대신 상대방 심장이 뛰니까,



그게 한 때는 나도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결혼을 나도 쉽게 하려고 했다.



엄마가 너 그러다 이혼하고 다시 돌아와,

결사코 반대하며 왜 네 사이즈 자꾸 줄여가며



사랑을 해? 그건 절대 사랑이 아냐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익히 알고는 있었다.



그저 내가 현실과 타협했다는 게

몸서리치게 매섭게 진덜머리날뿐.



근데 딱 단 한 사람,

사랑이다 이건! 분명 사랑이야..



집에 가기 싫고 눈에 넣어도 계속 넣어,

보고 싶고 보고 있는데도 마구 보고 싶고.



그냥 꾸밈없는 나 자체였다.

더는 연기가 아니었다.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같이 손 잡고 늙어가고 싶다,



처음 든 그 감정을 팔다리 꼬깃꼬깃,

막 욱여넣어 난 다 모르는 척했다.



그래야만 그땐 살아졌기 때문에.

영혼 각인 소울 메이트는,



그 애가 유일했다.

그 애는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했다.



내가 전생에 한 말을 결국 실현하는

남자가 이 세상에 있다고? 이게 대체 말이 돼?



난 믿을 수가 없었다.

지금도 하루하루, 내 운명이 꿈결인 듯

마구 꿈을 꾸는 것만 같다.



모든 게 정리되고 우리가 만나면 나도 묻고 싶다.

너도 그랬어? 나도, 나도,.. 그랬어.



슬플 땐 꾹 참기보단 누군가의 품에 안겨

그땐 한 번 울어보고 싶다.



p.s 엄마 나 사실 남자친구량 같이

여행 가기 너무 싫은데..



남자친구가 자꾸 여행가재 불편하게,

나 어떡하지?



엄마는 널 불편하게 하면

대체 뭐 하러 만나냐고 했다.

그냥 헤어지지,



그리고 엄마는 진짜 사랑하면 그런 것도

다 기다린다고 네 템포에 다 맞춘다고 했다.



근데 3년~4년이나 사귀었는데,

우리 곧 5년인데..



나 너무 나쁜 거 아닐까?



엄마는 너만 몸가짐 똑바로 하고

처신 똑바로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니까 확실히 거절하라고.



그리고 내가 또 물었다.



내가 이제 20대 후반인데, 다른 애들은 남자친구랑

해외도 가고 여행도 가는데.. 대체 이게 맞을까?



엄마는 그건 네가 잘 판단하라고 했다.

근데 말하면서 소름 돋는 게 내 속도에, 내 템포에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준 건 세상에 너 하나였다.

오히려 내가 같이 있고 싶어,라고 하자



넌 누나를 다 지켜주고 싶어라고 해서.

내가 우잉하며 울면서 진짜 나만 좋아해 나만,



억울해.. 하고 내내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내가 소울 메이트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던 건 순전히 너무 억울해서였다.



엄마가 봐온 신점에서 전생부터 인연이 정해져 있어서 연애가, 진한 사랑이 더는 안 된다기에.



억울해 난 더 반대로 굴었다.

연애를 하며 기억상실, 죽을 고비까지



다 겪을 줄은 사실 나도

몰랐지만..



친구들, 지인들은 늘 나를 지켜보고

연애를 할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안 좋아하는 것 같은데?

언니가 안 좋아하는 것 같아.



누나 그 사람 그냥 안 좋아해. 그냥 헤어져.

다들 내가 아깝다고 했다.



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라고,

누나의 가치를 제발 알아봐 줄 사람을

만나라고 제발..



남자친구들은 늘 자긴 너무 소울리스야

라고 말했다.

진짜 나 좋아하는 것 맞아?



내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다.

그 사람들의 눈빛은 날 보며 꿀이 뚝뚝 떨어지는데,



나는 연애를 하면 꼭 기억상실, 죽을 고비를

넘겨야 하니 반대로 가니 늘 난 내 것을 뺏기고

점점 말라 그늘져갔다.



그땐 뭐가 그렇게 무서웠을까,

근데 조금 나쁜 사람이 되더라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나 자신이었다.



소울 메이트를 만나려 해도

그 단 한 사람이 누군지 다 알아도



일단 나랑 제일 잘 지내기,

이게 내 오랜 사랑 꿀팁이다.



내가 먼저 생경하게, 잘 살아있어야

바로 내가 꿈꾸는 살아내는 사랑을 할 수가 있다.



이게 바로 내가 내린 결론,



엄마는 내가 만났던 사람을 칭하며 걔네가

너 다 좋아해 주고 다 맞춰주니까 너 만나지.



아님 넌 얄짤없이 바로 끝냈지.

너 아직 제대로 사랑한 적 없어.



그거 다 지나가는 풋사랑이야,



그저 스쳐갈 사람들이라고.

그 말이 아픈 내 현실인걸 잘 알면서도



내가 그들을 절절하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걸 다 알면서도,



세상에 그 사랑을 난 사랑 했다고,

나도 좀 노력했다고 아니 이것도



그저 사랑이었다고,

심통 난 나는 사실 증명하고 싶었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흘러 느낀다.

스킨십은 했지만 마음 불편하게



결국 여행은 갔지만,



나는 진짜 내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준 적이 없다.

이건 단연코 하늘도 아는 버젓한 사실이다.



5년을 만났어도 1년을 만났어도

다들 나보고 대체 왜 마음을 안 열어?라고 물었다.



그렇다. 5년도, 비록 1년도,

그리고 6개월도.



나는 사랑을 내내 연기했다.

사랑을 하물며 노력했다.



심지어 열심히 했다.

마치 시험이라도 치를 것처럼,



그건 사랑이 아니라 내 생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