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 저 왔어요. 저 승현이 왔어요. 헤헤..
산소로 가는 길 차 안에서 아빠가 오늘 꿈에
할머니 산소 간 댔더니 할머니가
되게 좋아하시고 신이 나하셨다고 했다.
그건 단순히 아빠 봐서, 아들 봐서가 아니라,
할머니가 나 봐서가 아닐까?
보통 아들보단 당연히 손자, 손녀지.
아빠는 웃었다.
나도 같이 웃었다.
할머니가 좋아하는 떡은 시골에
팔지 않아 못 샀지만, 무사히 산소에 도착했다.
할머니께 두 번 절을 하고 속으로 얘기했다.
기도하듯이,
할머니! 저 이제 결혼하나 봐요.
잘 살게요.. 헤헤~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전 너무 행복하니까,
저 대신 사랑하는 아빠, 동생, 엄마.
다 지켜봐 주세요.
저는 잘 있어요.
보시다시피 너무 행복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제 결혼식에 꼭 와주세요.
그 잔칫날에는 와서 맛있는 거 꼭 많이 드시고.
같이 행복해해 주세요.
저도 내내 행복할게요.
할머니, 그럼 저 가요.
할아버지 갈게요.
행복하세요.
끝으로 아빠와 웃으며 산소를 내려왔다.
아빠가 할머니와 무슨 얘기했냐기에,
비밀이야. 할머니와 내 관계가 있는데.
아빠가 뭘 알려 그래.
당연히 비밀이지.
아빠가 나한테 야! 여기 메뚜기다
나를 향해 메뚜기를 던지고.
나는 또 꺅! 아빠 나 무서워하는데
나한테 그걸 던짐 어떻게 해.
그 순간은 내 민첩성은 이러려고
내가 발레했나 싶게 아주 빨랐다.
또 아빠와 나의 추억이,
이렇게 방울방울 쌓여간다.
증조할머니와 외할아버지도 꿈에
자주 나오셔서 산소에 꼭 가고 싶은데..
시외버스 기준 왕복 18~19시간...?
오 마이갓..
남편이 생김 꼭 같이 가려고
막연히 생각만 해 왔는데,
아빠 찬스를 쓰던 어떻게든
한 번 꼭 다녀와야겠다.
자랑스러운 나의 뿌리, 할머니.. 할아버지.
저 잘 지켜보고 계시죠?
저는 엄청 행복해요. 덕분에,
다 감사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