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30 목
2013년, 그날 나는 기억을 잃어갔다.
메말라가는 그 기억에 너에 대한
마음은 한가득이었는데,
기억을 있었을 땐 내 무의식이
다 눈치 없는 척을 해야 할 만큼
너라는 계절에 한 없이
다 물들고 있었다.
마치 가을 단풍처럼 울긋불긋,
네가 그러더라 그날에,
누나.. 사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정말 후회 없이 끝까지
가보려고 했는데,
그 사람은 내가 별로인가 봐.
다 노여웠다.
대체 어떤 년이기에 우리 승현이를 아프게 해?
대체 우리 승현이는..
얼마나 여우한테 걸린 거야?
아 나 진짜 화나..
어떤 불여시야 나참..
친구들 앞에서 화를 내고 있자니,
친구들은 문득 말했다.
그 여우 같은 애 그거 너 아냐?
너랑 계속 만났잖아 승현이..
계속 너랑만 만났잖아 승현이..
아..? 어? 또 모르지, 나는 짝사랑인 거고.
다른 사람을 긴히 마음에 품었을지도.
친구들은 단호히 아니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그거 너 맞는 것 같다고.
희한하게도 그 사실은
아주 늦게 완전히 알게 됐다.
그 12년 만에 알게 된 그날의 진실은
아주 달콤했고, 어느 때보다
더할 나위 없이 아팠다.
대체 누구야!!
우리 승현이를 다 들었다 놨다 하고
아프게 한 게 그 여우가?...
그게.. 나라고?
분명한 건 난 다 안 믿겼다는 그 사실이고.
또 분명한 건 그게 다 사실이라는 진실이다.
너를 아프게 하고,
다 들어다 놨다 하는 게 도대체 어떤 년이야?
얼마나 여우면 이래..
얼마나 여우면 우리 승현이가 맥을 못 추고
채 정신을 못 차리냐고! 아 화나... 진짜
오지랖일까 입밖에 내 마음을 내뱉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말이야.
나는 여우가 아닌데, 늘 친구들 보고
나는 여우과는 아니지라고 말하면
여우는 아닌데 넌 분명히 곰은 아니지.
남자들이, 사람들이
널 왜 좋아하는지 알겠어 너 보면,
너 은근 여우야. 사람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해.
사람 마음을 넌 막 움직여..
친구는 그렇게 말했고.
왜일까? 너의 그녀가 나였다는 게
참 무너지게 아프다.
쌍방이었다는 것도 서로 같은 마음이었다는 것도
다 무너지게 아프다 나는,
느낀 감정: 솔직함, 아픔.
BGM 육성재- 말해.
p.s 기억을 잃어가는 자의 무의식은
채 거짓말을 하지 않음을 이제 증명하네 내가,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