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펑 울며 다신, 장거리 연애하고 싶지 않다던 내가,

- 또다시 장거리 연애를 서툴게도 시작하게 된 이유.

by 이승현

1년 전, 5년의 연애를 아프게도 종지부를 제대로, 찍고 나서 나는 다신 장거리 연애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 아니. 큰 결심을 했다.



그런데 때는 바야흐로 2021년 5월 12일.

조금의 시간이 지나 잘 기억은 나진 않지만, 그래도 나 그때, 정말 행복했어. 내게 어느 때보다 더 행복하고, 열정적인 그런 순간이었달까. 생각보다 오래 같이 있어서 조금은 벅찰 만큼 힘들고, 흔들리고 그랬지만 많이 행복하고 많이 벅찰 만큼 좋았어 당당한 그 네 고백.



그래서 나는 결국 나와의 약속을 어기게 된 거야.

펑펑 울면서 그렇게 끝이 나고, 바로 결혼할게 아니라면,

다신 장거리 연애는 난 못 하겠다고,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많이도 울고. 그렇게 참 촌스럽게도 다신 마음 같은 거 열지 못 할거 같다고 여겼던 그런 순간이 내게도 있었지.



근데 네가 나를 빤히 쳐다보면서 누나, 저랑 사귈래요?라고 말하는데 이미 게임 오버.

그냥 게임 끝난 거 있지, 왜냐고? 누나, 우리 사귈래요? 에서 마음이 매료됐다기 보단 그냥 난,

그 문장에서 누나, 라는 말이 정말 싫더라고. 그렇게 누나, 라는 단어가 싫은 적이 있었나 싶게 말이야.

음.. 이상하게도 누나가 아니라, 그냥 내 이름을 다정히 불러줬으면 좋겠다. 싶더라고,



고백에 대한 답을 해줘야 하는데, 난 그냥 네가, 내내, 좋았고, 재밌었고, 나 즐겁단 감정 사실 잘 못 느끼는데, 그날은, 너랑 함께라서. 그날 내내, 정말 설레고, 즐겁고 좋았어.

근데 그 고백에 대해 대답을 해야 하는, 꽤나 얼굴이 빨개지고, 몹시 부끄럽더라?



그래서 고백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생각할 시간 좀 달라는 그 핑계도, 기본적으로 이주나, 한 달 뒤 고백에 대한 대답을 말했던, 과거의 어리석고, 어린 나와는 달리, 난 이렇게 말했어. 오늘 안에 말해줘야 하는 거지? 하하.. 이거 참 부끄럽다, 라면서 애써 담담한 척하면서 말이야.



넌 기억할지 모르지만, 넌 내게 이렇게 말했어. 아주 귀엽고, 멋지고 당돌하게.

그러면 정말 좋지만, 누나 제가 애매하면 나중에 천천히 말해줘도 돼요.라고 나는 그 얘길 듣고 정신이 번쩍 든 거야. 고백은 역으로 내가 받았지만, 내가 계속 부끄러워하고 어려워하고 대답 바로 못 하면 널 놓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그 짧은 순간, 들었어.



넌 그때, 순수했고, 꽤나 귀여웠고,

그 짧은 순간이었지만, 난 널 놓치기가 정말 싫었어.

고백을 받고 바로 대답해준 게 난생처음이었는데, 정말 부끄러워서 내내, 횡설수설 개떡같이 말했는데,

넌 진짜 찰떡같이 내 대답을 알아듣더라고.



내내, 나 역시 부끄러웠는데, 내게 고백해준 네가, 사실 얼마나 큰 용기를 가지고 내게 고백했을지 나도 잘 알고 있었어. 그래서 횡설수설 조금은 내 말에 두서가 없을지라도 정리가 덜 됐을지라도 나도 네가 좋다고 대답을 했었던 거 같아.



학원까지 네가 날 바래다주던 그 에, 시간이 왜 이렇게 짧을까. 아쉽고 가기 싫었던 그런 마음이 몹시 들었다는 거 과연 넌 알까. 바보 같은 너는 아마, 그때의 내 감정에 대해선 잘 알지 못했을 거야.

네가 했던 고백에 대한 답을 들어서 넌 조금은 들뜬, 신나는, 어쩌면, 기쁜 감정이 아니었을까 싶어.



근데, 나는 있잖아. 여전히, 겁쟁이라서 장거리 연애가 무섭고, 두렵고 정말 정말 싫어.

내가 누군가와 연애를 할 때, 그 사람과 내가 결혼을 할지 안 할진 모르겠지만, 같이 있는 시간이 정말 짧고,

남들보다 같이 있는 시간이 얼마 없고, 만나면 또 헤어져야 하고 그렇게, 애틋하면서 보고 싶을 때, 아플 때, 내 생일에, 그리고 네 생일에, 우리의 특별한 기념일에 너를 못 보는 거 나 정말 싫어.

정말 애틋한 거 이젠 죽을 만큼 아프고 싫다고.



근데 내가 2021년 5월 12일에 그렇게 날 좋던 그 어느 날, 너한테 한 번의 거절도 없이, 튕기지도 않고 바로 네가 좋다고 네 고백에 대한 대답을 바로 했던 건.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너였기 때문이야.



다른 사람이었다면, 어쩌면, 차갑게 거절했을지도 모르지. 근데, 나는 네가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았어.

하얗고, 동그란 눈에, 가벼워 보이지 않아서. 늠름하고 단단해 보여서 그래서 정말 멋있었어.

겉모습만 그런 게 아니라 속도 괜찮은 사람일 거 같은 그런 기대와 네가 몹시 궁금했어.



첫 만남에 심각한 표정을 짓는, 네가 난 궁금했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너도 내가 처음 본 그 순간부터 좋았다고 하더라? 후훗, 귀여워라. 그러면 차라리 나한테 말을 하지. 왜 난 타인을 통해 들었을까? 싶었는데, 나도 뭐.. 너한테 말 안 한 거 있으니까, 그건 정말 부끄러우니까 난 영원히 비밀로 할래.



그냥 난 네가 이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난 사실 너보다 더 허당이고, 잘 삐지고 질투도 정말 많지만, 난 네가 느끼고 바라보는 것보다 널 더더욱, 많이 사랑하고 있어.



하지만 나는 겁이 많은 쫄보라, 질투가 나고, 슬프고 아프고 어떤 그 순간이 와도 아마도, 난 참 미련하게도. 먼저 손을 뻗지는 못 할 거야. 그럴 때, 내가 혼자, 내내, 참고, 외롭게 쓸쓸히 울도록 두지 않았으면 좋겠어.



나를 위해 그리고, 우리의 관계를 위해 우리 서로 정말 노력 중인 거라면, 한 번은 아니, 사실은, 여러 번. 내게 손을 뻗어주고, 내가 흔들리지 않게 잘 잡아줘.

나도 그럴게, 네가 잘 갈 수 있도록 네 인생에서도,

우리의 관계에서도. 나 역시 단단한 나침반이 되어줄게. 나도 느리니까, 너도 천천히 빨리 와 알겠지?



나는 지금 네가 정말 정말 많이 보고 싶은데, 나도 내가 선 이지점에서, 나를 잘 돌아보고 다시 새로이, 날갯짓할 수 있도록. 나를 제대로 돌아볼게.



너도 네가 선 그 지점에서 현명하게, 너를 잘, 좀 돌아봤으면 좋겠어.

우리의 관계에서 우리가 왜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는지 우리의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

우리가 가는 이 방향은 어딘지, 잡은 이 두 손 꼭 놓치지 말고 자신감이고, 자존감이고 그건 다 휘발성이 있는 거니까, 네가 직접 채워야 해. 스스로 인정하고, 위로하고 그렇게 내내, 사랑하면서 사랑이라는 주유비로.



앞으로 내가 널 정말 많이 사랑해줄 텐데, 이젠 긴장하도록 해. 근데, 그건 참 부분적인 거라서 내 사랑으로는 네 자신감, 자존감이 채워지지는 않을 거야.

네가, 스스로를 더 돌보고 사랑하면, 그래서 너라는 사람이 진정 어떤 사람 인질 알게 되면 네 옆에 있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마음의 컬러를 가지고 있고, 어떤 취향과 어떤 기분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인지, 그땐, 조금은 알게 될 거야.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이 바보야, 나 없이도 행복하길 바라.

홀로서도 우뚝 서고, 홀로서도 행복해야 같이 있어도 건강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해. 많이 사랑해.

많이 보고 싶어. 기계 같은 너여도 좋게 변화할 수 있다고,

네가 원한다면. 그렇게 믿을래. 우리에게도 곧 기적은 온다고.



부족한 내가 그래도 조금 더 표현해 볼 테니까,

언젠가 네가 이 글을 보게 되면 그냥 그랬어? 아 그랬구나.

그랬겠다, 우리 승현이. 그냥 딱 그만큼만 공감해줘.



부족한 내가 널 만나, 많이 사랑해.

근데 한편으론 진짜 몹시 부끄러워서 넌 영원히,

이 글은 못 보면 좋겠다 싶다가도 바보 같은 내 남자 친구가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좀 봐줬으면 좋겠다 싶기도 해.

나 참 변덕스럽지? 근데 뭐 어쩌겠어, 그런 게 나인데.



나란 여자가 참 쉽지는 않겠지만, 나도 네가 그렇게 쉽지는 않으니까. 우리 딱 그만큼 손을 잡고 눈을 마주 보고, 더 노력하자 이 바보야.

사랑하니까, 사랑해서, 그러니까, 아프게 하기보다는 공감해주고, 토닥여주고 표현해주고, 들어주고 우리 그러자. 둘 다 많이 바보니까, 많이 사랑해.



나는 네가 주머니 속에 넣고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고 싶단 그 말이 정말이지 몹시 귀여워서

네가 상당히 밉고, 짜증 나고, 화나고, 싸우거나 그럴 때 그 캡처한 글을 보면서 나 스스로를 많이 다독이곤 해.



근데, 나는 네가 보고 싶을 때 주머니 말고 암막커튼에 보쌈해서 갈래.

왜냐면, 네 흰 피부가 암막커튼이 막아줘서 그래도 많이 타지는 않을 테니까.

내가 이 정도로 너를 아낀다고, 이 바보 같은 너를.

이 정도로 너를 사랑한다고. 너는 정녕 바보라 하나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