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

20251220 토

by 이승현

와 이 술 인터넷에서 보고

내 흑역사가 떠올랐다.

나 집에 안 갈래.. 나 보내지 마... 으응

하던 나 아.. 오 마이갓.. (이마 짚는)



친구들은 승현이 취했어.

승현이 다신 아무 하고나 술 마시지 마.

우리랑만 마시는 거야 알았지? 하던

(동성 절친들..)



우웅!

취했다고 사람들한테 막 전화하고

막 그러면 안 돼~



아.. 나의 흑역사, 잘 이겼다.

칭찬해.. 내 친구들 알라뷰 사랑해.



저 술 나름 비쌌는데 알코올을 잘 분해하지

못 해 승현이, 머드 셰이크 초코맛?

바에 가면 늘 승현이 칵테일? 하던 내 친구들,



근데 동성 친구들 앞에서만 애교, 앙탈..

내 본모습.. 참 신기하지..



나랑 밥 먹자, 영화 보자, 놀자! 하는

남자애들한텐 다정하게 생글생글 웃으며

단호히 잘 거절~ 참 잘했다.



그렇게 성격이 다정했는데, 아무한테나

다정하지 않았어 잘했다 참 :)



고백을 하거나 내게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생글생글 웃으며 할 말 다하다가 단호히

경계치고 또 멀어진다고..



과에서 나만 모르게 소문난 게 참 고맙게도 (?) 착하고 예쁜데,



게다가 다정하기까지 한데 그 다정함은

중요한 순간에 놉! 바로 철벽치고 거리 둔다고



어렵고 무섭고 차갑다고 단 한순간에..

나만 몰랐지.



내가 우리 과에서 그 유명한

철벽녀에 얼음으로 불리는지 오구~ 나 칭찬해.



아무한테도 마음 절대 안 준 것.

진짜 대단하다 이승현,,



웃으면서 잘도 거절하지.

아닌 건 또 아닌 거래지..



나랑 너? 다신 엮지 말라지.. 하하

그동안 고생했지 철벽 치느라.



근데 재밌네, 다정하고 예쁜데

누가 다가가도 절대 마음 안 주는 애로



과에서 유명했다고..

나만 몰랐나?? 하하..



친구들이 나중에 내게 말해줬다.

진짜 가볍지 않았네, 마음 한 줌 내준 적이

난 없으니 칭찬해.



그때도 나는 이랬다.

날 좋아하는 건 네 자유야,



근데 거절하는 건 내 자유야.

나한테 그 마음 강요하지 마.



대학교 때 난 참 어려웠다고들 했다.

살포시 내려앉는 그 봄의 어느 날 벚꽃 같았으며



과에서 참 많이 다가왔는데..

그냥 이렇게 여겼다.



모든 사람들이 연애를 죄다 못 해서

다들 안달이네 내게? 참 가볍다 세상 다들..



나를 좋아한다고 혹은 내가 인기가 많다고

전혀 여기지 않은 것이다.



뭐 부질없는 그런 인기지만, 다 한 때지 뭐..

번호를 따든 번호를 묻든 나를 막 쫓아오든



데이트를 하자고 하든 개강 파티에 누나는

꼭 오라고 하든 그냥 나랑 놀고 싶은가 보다.



딱 그 정도?

근데 나는 그 영혼의 결이 절대 아니라서



편하게 밥도 먹고 잘 웃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난 단 한 번도 마음을 준 적은 없었다.



누군가 남사친, 아는 동생이란 이유로

딱 선을 넘으면 나의 제스처는 다신 안 봐! 였다.



선 넘지 마, 내가 그 선 넘은 적 있어? 신기하다.

이승현 오구오구 장하다 내 새끼 :)



p.s 신기한 게 나는 참 깊은 영혼이라

남녀가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잘 알아가는 중인데..



다들 나만 모르는 썸을 혼자 잘도 탔다.

본인이 입 밖으로 누나 이거 썸.. 하는 그 순간,



그 관계는 쉽사리 끝이 났지만

나는 진짜 남녀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잘 알아가고 있었을 뿐.



그 착각이 대단히 커 놀라웠을 뿐이다.

속도 차이, 그래 딱 그거지..



난 느리고 상대방은 내게 관심이 있고

그 전제이기에 나처럼 사람 대 사람이 아닌



남녀로 혼자만의 썸을 잘도 타고 있던 거겠지.

끝이 분명한 썸..



차갑게 내 말 한마디에 다 휘어 없어질

그 썸.. 다 부질없다.



어쩌면 30년 넘게 가는 사람 안 잡고

오는 사람 잘 거절 한 건 너무 칭찬인데..

너무 잘했는데? 후후..



남편 생기면 내가 이런 사람이야.. 히히

하며 귀여운 허세를 부려야겠다.



어디 나가서 허세 부리지 않는 내가

남편 앞에서 허세를 부린다면

그건 정말 편하고 행복한 걸 거다..



BGM 소유- 썸 2 (feat. 정용화)



나의 주사는 없다 흐흐!

애교가 많아지는 건 앙탈이 느는 건

사이다를 먹어도 늘 똑같다 헤헷..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