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잃는 순간 내 심장이 내내 뛰던 한 사람,

- 그에게 하고 싶은 말 Q&A

by 이승현

1. 13년이나 지났으니까 다 꺼내봐,

울지 말고 어서~

- 나는 3~4일 누워있는 줄 알았어.

근데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내가 눈을 못 떴대.



엄마는 너무 놀랐고 동생도 어쩔 줄 몰랐다나 봐.

진짜로 내가 죽을까 봐.



꿈은 너무 생생했고 병실에서 내가 누워있었는데,

가족들이 엉엉 소리 내 울어.



심장박동기계가 일자로

다 그어졌거든.



내 영혼은 내 몸을 위에서 올려다보고 있었어.

무서웠어 이대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억이 없고 특정 한 사람을 내내

기억 못 한다고 해도 살려달라고 했어 하나님께..



그래서 다시 살았는데,

너랑 한 약속 다 지키고 싶었어.

그래서 나 여전히 잘 살아있어.



2. 기억 상실증이라는 걸 인지한 건?

- 모르겠어.

2016년엔 괴로웠는지 내가 기억 상실증이라는 걸

의사 선생님의 진단을 내 기억 속에서

이미 삭제했더라.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내가 어떻게 해.

한 사람을 향해 두 눈시울을 붉혀,

심장이 내내 마구 뛰는데..



보기 좋게 구운 무처럼 그렇게

뭉근해지는데 내 마음도,



괜찮은 척했어 내내,

근데 나 전혀 안 괜찮았어.



겨우 살았는데.. 중요한 걸 다 잃은 느낌.

상실감, 내가 나이길 포기했던 그 시간들.



또 다 포기할 뻔한 10여 년의 시간들,

고통스러웠어 많이..



근데 네가 나보고 누나가 세상에서

갑자기 사라지면 너무 슬플 것 같대서.



꼭 긍정적으로 내게 다시 살아보재서

그렇게 약속하재서 나 그 약속은 꼭 지켰다.

잘했지, 나 진짜 잘했지?



3. 마음을 어떻게 눌렀어?

12년 해리성 기억 상실증에도 그 애를 보면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부터 나고

심장부터 다 뛰었다며.

- 기억이 없어서 그저 번호를 바꿨어.

그리고 차단을 했어 내가 막 흔들릴 때마다,



누군지 기억 못 하는데 그래서 새 출발 하자고

엄마의 권유에 번호 바꾼 건데..



자꾸 보이면 내 영혼이 울어.

밤새 잠도 못 자고 엉엉 그렇게 울어.



이상했어.

심장은 왜 자꾸 뛰고,



그래서 기도했어.

하나님께,



무교지만 기도한다고 그 시절엔

그랬지 아주 뻔뻔하게.



그 사람.. 제 소울 메이트 같아요.

근데 저 기억이 없는데 심장이 마구 뛰어요.



막 그랬지, 나 다 잊고

보다 더 건강한 여자 만나게 해달라고.



그리고 엄청 조건 좋은 여자.

근데 나보다 예쁘면 그건 곤란하다고.



내가 아니면 그 애는 분명 잘 살 줄 알았어.

난 정말 괜찮을 줄 알았어.



근데 여전히 내 글을 그 애가 보는 건

날 내내 지켜보는 건 내가 그 애에게,



쳤던 그 SOS 같아서

마음은 참 아프다.



4. 2018년, 다시 만날 뻔했잖아,

서로 어떻게 된 거야?

- 불안했어. 그때 기억 상실증 때문인지

머리가 너무 깨질 듯이 아팠고,

내가 좀 건강이 안 좋았어.



이 관계는 사실 나도 감정이 있지만

지금 가면 막 헤어지게 될 것만 같았어.



그래서 겉으론 서로 오해가 생기기도 했지만..

진짜 인연이면 30대 이후에도,



우린 다시 만나지겠지 했었어.

갈대같이 흔들리는 사람은 아닌데 내가,



제주의 강추위 바람처럼 그 속의 갈대처럼,

나 내내 흔들렸어 진짜 가고 싶었거든..

그 애 만나러,



근데 승현이랑은 만약 이번에 진짜 헤어지면

내가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그 자신이 없었어.



이건 그 애도 아마 동일할 거야.

그 애도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을 거라서..



승현이랑은 내 죽을 고비와

12년, 해리성 기억 상실증 때문에.



우리가 헤어졌다.. 아니 그건 사고였고.

기억을 잃은 것도 의식이 없었던 것도,



죽을 고비도 우린..

정녕 헤어진 적이 없다.



그걸 인정하는 순간

아팠던 게 조금씩 사라졌어.



맞잖아 우린 미완의 관계,

영화도 미완이 제일 궁금한 건데..



나도 내 첫사랑이 궁금했듯,

승현이도 내가 궁금했겠지..



지금 내 글을 봐줘서 너무 고마워.

보고 싶어,



5. 왜 의식이 없기 전 넌 너에 대한 기도가 아니라

그 애의 축복 기도를 한 거야?

- 그때 기도 했을 때 내가 그랬어 하나님께.

제가 가진 건 없지만 제 육체를 걸게요..



아니.. 제 영혼까지 제 모든 걸 걸게요.

그 사람을 지켜주세요.



목숨을 걸만큼 너무 사랑했었나 봐.

그걸 너무 늦게 알았고,



근데 하나님 시점에서 생각도 해봤어.

먼 훗날, 그 기도가 갸륵하고 예쁘긴 하나



사랑 때문에 내 영혼도, 목숨도 다 걸겠다는데..

이 생에는 먼저 나부터 챙기길 바라시지 않으셨을까?



이제는 사랑을 할 때 하더라도

내 사이즈 줄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나를 표현하고

내 건강, 내 영혼 나부터 지켜 이젠,



하나님께서 그런 걸

더 바라시지 않으셨을까? 싶더라고.



사랑 때문에 무너지는 사람 말고,

사랑 때문에 나를 지켜 더 강해지는 사람.

이제 그게 나야 :)



6. 네가 갑자기 잠수 이별한 사람이 되었을 땐?

- 차라리 영원히, 몰랐으면 좋겠다.

나를 나쁜 년으로 영원히 기억해라! 했었어.



차라리 의식 없고 죽을 고비 겪고,

그러고 나서 쓰러져 12년 해리성 기억 상실증..



너만 몰라라 내가 작품을 내고 살아가는 동안,

세상 사람들 다 알아도 너는 몰라라..



그냥 내가 나쁜 사람이 되어줄게.

그랬는데 쌍방이었잖아 우리,



그날의 진실에 대해선 아무도 몰랐고.

말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승현이한테만은 그걸 비밀로 할 수가 없었어.

나야 늘 나쁜 사람으로 기억돼도 되는데,



근데 그걸 알 권리가 있잖아.

걔는 승현이니까,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줬던

그런 승현이니까.



나도 그랬고..

그리고 내심 바랐어 나



나 나쁜 사람 아닌데 그랬던 것 같아.

언제는 또 울기도 했고.. 그랬네 내가,



7. 지금은 남자친구 없어? 썸남이나?

- 흐흐.. 이 질문은 아무도 안 궁금해해.

승현이만 궁금하지.



그래서 나 말 안 할래.

궁금하면 정리되고 책임감 있게,



내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직접 물어봐~!

난 용기 있는 남자 좋아하거든.



남자친구야 뭐.. 있다가도 없는 거지..

없다가도 있는 거고 흐흐 재밌네~



8. 놀랐던 적이 있다고?

- 나보다 건강한 사람, 나보다 조건 좋은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면 승현이가 진정으로

난 행복해질 줄 알았어 그건 겨우 내 오만이었지,



나 승현이랑 똑같이 영혼이 맑고 열린

귀문관살도 있고 기도빨도 좀 있거든.



저렇게 기도했는데 그대로 이루어져서

놀랐고 네가 결혼한다기에,



축하했는데 네 표정과 모습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았어.



2013년에 엄마가 너희 둘 소울 메이트라고

궁합 봐주시면서 전생의 인연이 아주 길댔는데,



혹시나 결혼 일찍 한다면 걔가 이혼할 수 있다고

꼭 말해주랬는데 나 말 안 했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도 가 선택한 인생이니까.

나중에 늦게 우린 다시 만나게 된다는데..



그때까지 다 겪어보라고.

본인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이니까,



9. 그 애에게 할 말이 더 있을까?

- 네가 선택한 인생이니,

불행하다고 해도 그거 다 겪고 와.



내가 사주 공부하면서 네 사주랑

내 사주를 좀 봤거든?



배우자 자리에 나는 쥐, 너는 소.

그러니까 너는 안정적인 배우자

포용력 있는 배우자,



쥐는 사주에서 깊이를 뜻한대.

나는 정서적 교감!



나는 진짜 무토일간으로 늘 소 같거든.

잘 참고 무던히 잘 견뎌..



그러니까 그 죽을 고비도 잘 견뎠지.

나는 신금일간이 그렇게 깊고 예민한지 몰랐어.



너의 지금 배우자 자리가 충돌이 있는 시기래.

나도 네가 그렇게나 못 지낼진 사실 몰랐어.



그래도 네가 선택한 인생,

사랑이 있든 없든 어떻든 간에

부디 잘 해결됐으면 좋겠어..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