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 불안하다고 말했다. 제발, 좀 멀어지라고

- 너는 밤새, 내내, 불안했겠지만 사실은 나..

by 이승현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 우리의 대화는 계속됐고,

결국, 우리는 다투기 시작했다.

균열이 조금씩 조금씩, 점차 가기 시작해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은 탑 같았달까,



정확히는 포기, 다투기가 싫어서, 의견이 달라서.

그래서 수용하고, 포용하기보다는 그저 입 꾹 다물고 포길 했다. 너는, 그리고 나는. 그렇게 너와 나는.



그 문제로, 아니 그 일로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집에 못 갈 만큼 다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나는 너를 자꾸만 자꾸만 설득시키려 했다.

그냥 성별만 다른 친구야 친구, 남자들끼리 불알친구라고 하잖아?!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냥 나에 대해서 엄청 잘 알고 그런 그냥 내 친구.

엄청 소중해서..라는 내 말이 오가자,

너는 소개해 달라고 말했다.



나는 남자 친구에게 웬만해선 소개를 잘하지 않는다. (내가 소개하는 건 드물지만 결혼할 때나,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을 정도이거나.)

그 소개의 말에, 순간, 헉했다.

굳이 그렇게까지?! 내가 굳이 왜 그래 해?

물론, 내 마음의 소리였다.



나는 계속 계속 널 설득시키려고 노력했다.

우린, 200프로, 300프로 친구야, 친구야.

자기 절친 있지? 그래, 우리도, 그런 거야.

나는 활짝, 웃었고 너는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흘러나온 듯했다.



그리고 나는 자정이 넘긴 그 시간 동안,

계속해서 너를 설득시키려고만 했다.

너 역시, 계속 나를, 수용하기보단 자기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나를 포용하기보다는,

나를, 마치, 이상한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들었다.



밤새 나는 너의 말을 들어야 했다.

낮에도, 저녁에도 마치. 토론처럼, 내내,

우리의 찬반 의견은 아주, 팽팽했다.

마치, 질소 포장된 봉지처럼. 꽉 누르면 곧 터질 것만 같았다.



그러다가 네가, 내게, 물었다.

200프로, 300프로. 그래, 자기 말대로

백 프로 친구일 수 있다 치자. 근데, 그건 서로 엄청난 노력이 필요해.

그리고 그렇게까지 남사친, 여사친 사이에

연인이 생겨도 연락을 하진 않아.부터 시작해서,

(이건 네 일반화의 오류야, 나처럼 누군가는 연애를 해도 내 인간관계가 소중해서 더 좁고 협착해질까 싶어 노력을 하기도 하니까,

네 이 말 한마디는, 어느 때처럼, 날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갔어.)



그리고 나를 머뭇거리게 한 네 말 한마디까지.

그래, 자기처럼. 서로가 초월해서 백 프로 순수하게

친구라고 치자, 근데 그 친구가 자기 여사친한테도 똑같이 다 그래? 자기 다 같이 아는 사이라며,

그럼 그 친구가 자기 포함 모든 사람한테 그래?



음.. 잠시 고민해볼게. 아니, 음.. 아니 잘 모르겠어.

뭘 몰라, 아니 나온 순간 끝난 거야.

아니, 속단할 수가 없지, 코로나라 다 같이

못 모이는데, 내가 없는 곳에선 다 그럴 수도 있잖아? 개인 연락이라거나?!라는 신중했던

내 고민과 내 대답과 달리, 너는.



그건 자기 생각이고. 아마, 자기처럼 그렇게 익숙하게, 친숙 하겐 아닐 걸?! 이건 내가 장담해.



나는 당황해선, 뭐래. 시크하게 뭐래에, 는

언제나 나오지만 종종 당황해서도 나오는 내겐 습관 같은 건데,



자기, 꼭 당황하면 웃으면서 뭐래, 그러더라?!.

그걸 또 캐치해서는 평소엔 나에 대해 0.1도 모르면서, 이럴 땐, 참, 쩜쩜쩜, 할 말이 없고요.



아닌데? 뭐래, 나 이거 평소에도 많이 써.

많이 쓰는 건 아는데, 당황해도 쓰잖아.



그땐, 아무 말도 못 하고 눈으로 욕하고

속으로 욕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어이없어서 헛웃음 짓던,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을 줄 알았는데.



자정이 넘긴 시간까지. 우린 끊임없이 대활 나누었고 누구 하나 맘 편히 잠드는 사람 하나 없었다.



그리고 너는 내게 힘겹게 입을 떼 말했다.

'자기야, 신경 쓰여?'

난 네가 눈치 없는 놈이라 뭘 해도 모를 줄 알았다.

내가 곰인형 탈을 쓰고 나타나도 아무 반응 없을 줄 알았는데, 너는 내게 눈빛으로 간절히 말하고 있었다. 그때, 불안하다고. 간절히 말이다.

그만 좀 하라고. 남자 친군 나라고.

(어딘가에서 또 들었던 말 같지만 말이지. 에헴)



나는, 응, 신경 쓰여,라고 살며시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 독자님도 다 알 듯이, 나는 확실한 걸 좋아하지만 생각보다 복잡 미묘하고 애매한 사람이니까,



응, 솔직히 신경 쓰여. 몰랐을 땐 전혀 몰랐는데.

퍼즐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니까, 나도 잘 모르겠어.

많이 신경 쓰여.라고 살포시, 내가 말했다. 혼란스러웠다,



마치, 내가 죄를 짓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미 지나간 시간이니, 한 마디 더 보태자면

내가 바람피운 것도 아니고. 감정을 준 것도 아닌데. 왜, 왜, 대체 왜! 그게 신경 쓰였어야 했는지 난 여전히 의문이다.



어떤 사유든 다 됐고, 그 당시 남자 친구에게 나는 솔직하게, 절절하게 다 말할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내게, 넌 이렇게 말했으니까.



자기야, 나 진짜 참다 참다 말하는 건데.

나 불안해, 자기는 아닌 거 아는데,

그래도 불안해, 그리고 나한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래서 나 지금 화나는 거 간신히 참고 얘기하는 거거든? 내가 자기에게 보통 화낸 적 없잖아, 그렇다는 건 이건 엄청 큰 거야, 나한텐.



화낸 적 많은데, 라며 속으로 살포시, 읊조렸지만,

그런 말을 할 상황이 아니었다.

난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슬프면 우는데, 운다고 해결될 문제도 그렇다고 지나갈 문제도, 우리 사이에, 더는 아니란 걸 느꼈다.



나는 머뭇거렸다. 많이 고민했고,

하지만, 진짜 속마음과 할 수 있는 말은

사뭇, 달랐다. 미안해... 그 뒤의 말은 더는 없었다.



자기가 미안할 부분은 사실 아니라는 말도,

그리고. 그 친구와 멀어지라는 말도,

연락도 더는 하진 말란 말도.

나는 많이 놀랐고, 그게 부담됐고. 그 말을 들은 후 마치, 화이트 아웃 현상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둘 다 소중했다. 그땐,

근데, 서운하다로 시작해서 불안하단 남자 친구의 말과 부탁에도 꿈쩍 않는 것 보면 그때의 나도,

지금의 나도. 실은 너보다는 그 친구가 더 한결,

더 소중했나 보다.



불안하다고 한 너에게, 내가 뭘 더 아니라고.

네 생각과 달리 백 프로 친구도 존재한다고.

그러니까 부디, 내 말 좀 믿어 달라고.

반복해 말했다면 메마른 눈물의 소유자인 네가,

꼭 울 것만 같았다.



너는 내내, 그때, 불안해서 잠을 못 이뤘겠지만,

나는 내내, 부정하느라 잠을 못 이뤘어.

그 누구도 잃고 싶지 않았던 게 사실은 그때,

내 욕심이었어.



그리고 너를 만나기 전 나에게도, 소중한 많은

인간관계가 있어, 너는 내게 실수한 거야,

만나지 마, 연락하지 마. 나를 새장 속에 꽁꽁

가두려고 할게 아니라, 그래서 억지로 너만 보게 할게 아니라.



네가, 너 자신을 더 사랑하고, 업그레이드시키고

또, 그보다 더 나에게 늘, 한결같이.

잘해줬음 됐잖아.



내가 뭘 하니, 그때, 아무것도 안 하고. 여기, 딱 그곳, 있어야 할 곳 잘 알고 있었잖아.

그리고 나, 다 티 났겠지만.

그래도 네가 상처받을까 봐, 내 입으로 직접 말하진 않았어.



그래도 넌, 눈치를 어디서 챘는지, 평소에나 그렇게 잘 알아차리지. 나보고 또 물었지?

'흔들려?'라고.



나는 그때도 솔직하지 않았어. 그냥 좀 혼란스러워.

뭐가?라고 묻는 네 물음에 난, 그냥, 내 생각과 다르다는 게, 100프로, 200프로 얼마든지 서로 노력하면 친구 관계 잘 유지하고, 친구로 잘 지낼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자기 말대로 아닐 수도 있다는 게, 난 사실 지금 너무너무 혼란스러워.

라고 말했지, 나 그때.



근데, 우리 이제 완벽하게 끝났으니까 구질구질하게 미련도 없고 내 블로그 찾아올 일도 더는 없으니까 말할게. 어느 때보다, 아주, 솔직하게, 이 글이 카카오 마이뷰에 뜨면 우연히 너도 한 번은 볼 수 있겠지, 그 당시로 돌아가 대답 한 번 해볼게.



'응, 나 흔들려. 흔들렸어, 엄청 흔들리고 있어.

많이 많이 혼란스럽고, 그래서 많이 아파,

나 좀.. 자기가 잡아주면 안 돼?'



하지만, 독립적이던 나는 잘 기대지도 않지만.

그것보다도 넌 내가, 충분히 기대 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그래서 그 관계에서만 혼란스러운 척했어. 어차피, 내 감정, 내 상황.

내 모든 걸 포용할 만큼은 아닌, 너는 너무 작고, 나는 그보다 크니까.

그래서, 여태껏, 꾹꾹 눌러 참은 거지.



그리고 나중에는 생각하고 있더라, 걔를.

어차피 헤어지면 그만인 사람인데, 넌.

나한테 도움 되는 건 처음부터 네가 아니었거든.



슬프지만, 우리의 연애에서 분수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건 내가 아니라 항상 너였어.

네가 그랬지? 날 만나는 게 네 욕심 같다고.

그래, 200프로, 300프로 네 욕심 맞아!

황새랑, 뱁새는 다르듯이.



'흔들렸어, 흔들렸었어. 흔들리기 시작했어.

라고 말하면 나 그때, 정말 흔들릴 거 같았어.

그냥, 여진이 아니라, 강진 말이야,

심지어는, 그때도 한반도에서는 보기 드문 강진이었는데 말이야.'



있잖아, 내가 흔들린 이윤 네가 나를 너무 몰라서야, 더는 부연 설명하지 않을 거지만

너랑 있으면 늘, 숨이 막혔어.

나는 같이 있으면 재밌다, 즐겁다, 편하다, 평온하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 사람인데,

단단한 나무 같은 나도 숨이 턱턱 막히더라.



이제는 나 흔들려도 돼, 그때처럼,

친구인걸 마치, 증명해야 하듯이 숨 막힐 일도 없고. 조금 연애에 있어서 쉬어가도 되고, 흔들려봐도 돼.

그래서, 이제는, 나, 오롯이 내 감정부터 먼저 알려고, 바람처럼 스칠 가벼운 감정인지,

솜사탕처럼, 가볍지만, 내가 좋아하는 게 확실한지.



'확실하다면, 시작할 수 있을지? 같은 것.'

지금은 말 인정해, 그리고 네 말대로.

인정하기 싫어서 본인은 알고 있으면서 아니라고

부정한 거 시간이 참 많이 지났지만, 인정해 그것도.



그리고 평소 성격상 내숭 떨진 않지만,

나는 내 감정을 채 잘 모르는 사람이야.

근데, 올바로, 보려고 이제는 오롯이, 그게 누구든. 나를 먼저 향하는 게 아니라, 내가 먼저 향할 수도 있지. 그런 사람을 만나면 태어나 이런 적 딱 처음!

네가 처음, 이라고 귀엽게 애교 부리며 말해줄 테야. 물론, 애교 부리지 않아도 너 자체가 애교라며, 귀여워해 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