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마주한 나,

- 어둠 속에서 나와 빛을 찾아 또다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by 이승현

나는 10대 청소년 시절,

끝없는 어둠 속에서 계속 탈출구를

찾으려고 나름 그토록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를 충분히 상하게 하기도 했다.

복숭아 같은 내 살결 움푹, 마구 칼이 들어와

깊숙이 내려 꽂히기도 했다.



그날은 울었고

그날은 또 서러웠으며.



그날은 아팠다.

약을 과다복용해서 병원에 실려간 일은



애초에 없었지만 대신 추후

내시경과 위세척을 받아야만 했다.



어른들은 애초에 나를 보호해주지 않았으며

나는 그럴 때마다 놀이공원의 헬륨가스 풍선처럼,



바람결에 이리저리 흔들렸다.

처음부터 막 죽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근데 죽으려고 마음먹으면,

내 꿈 그거 하나.. 그게 뭐라고 그게 자꾸 보였다.



사뿐히 난 지르밟을 수가 없어서

죽으려다 못 죽은 그런 아주 억울한 날이었다.



복숭아 살결 같은 그런 내 피부에,

나 뭉그러진 반쪽이 된 레몬에



내가 그렇게 나라는 칼을 꽂은 거다.

슬펐다, 아주 많이.



내가 죽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그 세상에 목놓아 괴로웠다.



그러다가 너를 만났다.

내 입술은 그때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날은 참 이상했다.

인간에게 힘들다고 말조차 못 하는 내가,



그런 내가 그 애에게 오로지 고백했다.

"죽고 싶어 너무 힘들어.."



이 말 한마디에 그 애는 화들짝 놀랐다.

그리곤 나에게 말했다.



"누나, 누나가 내 앞에서 갑자기

사라지면 나 너무 슬플 것 같아.



내가 사정을 다 알진 못 하지만

우리 다시 한번만 긍정적으로 살아보자!



살다 보면 살길 잘했구나 하는 날

반드시 올 거야."



나는 그렇게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더는 복숭아 살결 같은 내 피부에,

나라는 칼을 가누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마주한 나는,

참 희미했으며 어여뻤다.



그때 죽었으면 채 꿈을 이루지 못해

허연 처녀귀신이 되어 내내

구천을 떠돌지 않았을까 싶다.



p.s 나는 겨우 어둠 속에서 나와

빛을 찾아 또다시, 그렇게 나만의 방식대로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다.

이미지 출처: 핀터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