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지, 네가 자꾸 서울에서 나 보려고 대전 왔다고
- 나는 그날도, 내내 회피했어. 23살 주제에 자존심이 어마어마해서는.
by
이승현
Sep 14. 2022
아래로
스웨덴 세탁소-목소리를 들으며,
버스 맨 뒷자리에서 침울한 표정을 한 체
음
악을 듣고 있으면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너에게, 나 역시 다정히, 애써 웃으며, 손을 흔들었어.
그러고 나서, 버스가 코너를 돌면 난 그대로 주저앉아 버스에서 으앙, 하며 소리도 체
내지 못 하고 울어.
아직도 그날이, 생생해. 센스 있고 잘난 네가
내게 물었어. 누나 오늘 무슨 일 있어?
오늘 표정이 평소랑 다르네. 무슨 일이야?
라고까지 말했는데 나는, 내내, 회피했어.
그땐, 지금이랑 다르게 내 맘 표현할 줄 몰랐거든.
속으로 애꿎은 날 탓하며,
'이럴 줄 알았으면 택시 탈걸.
옷 갈아입지 말고 바로 널 보러 갈 걸'
그날은 추석 당일이었고, (와우 나 날짜 개념 없이
살 정도로 진짜 바삐 사는데. 아직도 이건 기억이 나네,)
역시. 내 마음이, 정말 진심이었던 가봐.
네가 갑자기 약속도 없이 보자고 말했어.
가능하냐고, 할 말이 있다고.
와 다다다 다 하고, 준비하고 숨 넘어가게 총알처럼 갔는데도 넌 나를 그렇게, 밖에서, 1시간이나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
갑작스러운 약속. 무슨 일이지? 내내 싶었고,
긴장됐어. 할아버지 댁에서, 어른들께 인사드리고 집 가서 옷을 갈아입고 음식과 짐 다 내려놓고
숨 가쁘게 백화점 앞으로 달려갔어.
'누나, 뛰지 마.
다
쳐!'
아.. 아 너 기다릴까 봐, 내게 자긴 괜찮다며,
1시간이나 기다려놓고. 자기가 갑자기 잡은 약속이라 미안하다고. 바보같이,
한 달기 준 매일매일 봤지. 우린, 이상하리 만큼,
주변에선 내게, 둘이 뭐냐고 둘이 사귀냐고.
아직 썸인 거냐고? 물었고 확 사귀든지, 아니든지. 답답하니까
빨리
둘 중 하날 하라고
말했
었
지.
그냥 난 네가 한국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이 동네에, 친구도 없고 심심한 줄 알았어.
정말 매일매일. 봤는데, 우린,
난 정말. 좋았어. 기뻤고.
그게 우리라서,
나라서.
그
리고 너라서. 재밌었어.
근데 매번 친구들이 나만 빼고,
둘이 사귀냐. 둘이 아무리 봐도 사귀는 거 같은데,
라고 하면
명
치가 답답하고 숨이 다 가쁘고
정말 아팠어, 난. 적어도,
그리고 너는 이제 신입생이고, 서울로 가야 하고 나는 졸업생에, 취업준비생 타이틀까지 달고 있는 일개 흔한 인간이었지.
첫 연애를 사람이 아닌 짐승이랑 해서 그런가.
나는 깊은 상처 속에 스펀지 같은 사람이 되어있었지. 제 상처는 들여다볼 줄 모르며,
남의 상처에는 공감 잘하고 방긋방긋 잘 웃는
위로 잘하는 그런 사람.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평범한 내가,
그래서 좋았나. 싶은데
네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
(볼을 꼬집으면서. 내가 눈을
흘기며 하지
마 아,
하기 전에 네 손이 워낙, 빨랐지.)
누난, 어딜 가든 사랑받겠다.
정
말.
진짜 인기 많겠다. 왜 주변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다시 한번 알겠다. 누나 외모도 괜찮고, 성격도 정말 좋잖아. 재밌고. (그 당시, 나는 눈이 동그래지고, 토끼 같았는데, 얼굴은 빨개져서는.
도도하게, 내가? 전혀
아닌데?라고
했었는데.)
뭐지? 짐승과의 이별 후, 내 인생 처음 내 자존감 바닥이라 네가 솔직하든,
직설적이든 내가
좋아하는
스트라이트 로드이건,
그땐, 나도, 그리고 너도 보이지 않았어. 내내,
근데 그런 네가, 서울 가기 전에 꼭 할 말이 있다고.
우리의 타이밍이 정녕, 아니었던 걸까?
스무디킹 마시며, 천천히 여유롭게 눈 마주 보며 이야기하려 했던, 네 기대와 다르게, 1시간이나 늦어 기차 시간이 빠듯하다 못해, 촉박한 네가.
내 눈을 체 잘 보지 못 하며 말했어.
(
뭐
지?! 평소랑? 다른데. 왜 갑자기 자신감이 없지? 이상하다
뭐지? 난
속으로 생각했지.)
내가 서울 가서도 우리 또 자주자주 보자.
너는 우리의 관계에 있어서, 늘, 자꾸만 긍정. 을 말했고 내내, 오픈 마인드였으며,
나 역시 같았어야 했을까. 겨우 23살이면서,
당시, 나는 온갖 세상 짐과 서러움 다 안고선
연애는 내게, 사치야.로 일관했었지.
서울 가면, 이쁜 애들도 많을 거고 자주 못 볼 거고
그러다가 자연스레 우린 멀어지겠지?
(그때까지만 해도 장거리를 해 본 경험이 난 없었으니까.)
너는 으앙, 하고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내게, 꼭 하고 싶단
그
말을
결
국 하지 않았어.
(그게 나에 대한
배려였을까? 아님
마치, 거절당할 것 같은 느낌에,
너 스스로에 대한 배려였을까?)
내내, 나를 챙기며 내 표정 변화까지 살폈지.
늘,
센스 있고, 넌 따뜻했는데, 내내,
난 계속 받기만 하는 사랑이, 벅차고 미안하더라. 넌 자꾸만 다 괜찮다고 말하는데,
나는 자꾸만, 네가 좋은데. 내내 밀어냈어.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너무 둔하고, 네 속을 썩여서 어쩌면, 썸으로도 충분했어. 나는,
너한테 많이 받았고. 고마워!)
이러면 네가, 떨어져 나갈까?
이러면 날 싫어할까?
어디서 난, 그걸 연구라도 해오는 것만 같았어.
매번 넌, 서울 대전. 거리 가깝다며 내게, 강조했고
계속 계속 만나자고 했고. 연락도
계속하자고
했었지.
누나, 근데 난 왜 점점 누나가,
전
이랑 다른 것
같지?로
시작되는 무서울 만큼 정확한 말을 하며 내 마음을 꿰뚫어 보던 너,
이러다가 왜인지 모르게, 누나가 나를 피하고 영영, 멀어질 것만 같아. 완전히 달아날 것만 같아서 무서워.
나랑 계속 연락하고, 만나고 지금처럼 알아가면
안 돼?
나는 서로 계속 천천히 알아가고
보
고, 만나고 연락하고 그러고 싶은데. 보고 싶기도 하고.
왜 누난, 자꾸 나 서울 가면 연락 끊고
보내 버리려는 것 같지? 누나 내가 싫어?
혹시 나 불편해?!
와, 아.. 넌, 무슨 내 마음에 들어왔다 나간 걸까.
그냥 취준생에, 누군가와 헤어진 지 이토록 시간이
지났는데도 내내, 아픈 거면, 그토록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
이
토록 힘든 거면,
너랑 나처럼. 순수하게,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면
너
무 힘들 것 같았어. 내내,
자꾸만 나 빼고 다 사귀냔 그 성화에,
마음이 내내, 무겁고 답답해졌고.
마치, 바이킹 탄 것처럼 현기증 나고 내내, 울렁거렸어.
자존감 바닥이던
그
시절에,
내게 다 괜찮다고 좋다고 말하는 널 만나서,
난 나를, 온전히 수용할 수가 없었어.
네가 너무 좋았는데, 첫 이별은 너무 아팠고
그 기분
,
다시 경험하기엔
더
럽고, 치사하고 진짜 싫더라. 회피도 그저, 자기 방어였고,
그런 이유 때문에 너를 직시해서 볼 수도,
봐줄
수도 나는 없었어.
심지어, 나는 그때, k-취준생이었으니까.
나도 같은 마음이었는데. 내내,
솔직히, 23이나, 20이나 퍽 어리긴 마찬가진데,
왜 그땐 나도 어리면서, 나보다, 네가 퍽,
너무나도 어리다고 생각했을까?!
솔직히, 자꾸 내 마음에서 마구 수영하는 듯한,
너를 보면, 나를 너무나 잘 아니까.
그래서 내가 좀 무서웠나 봐.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충전 후 연락해야겠다.
라고 말하면서, 내가 우울해 보이고 고민 있단
그 말 한마디 말에, 너 바로 롸잇나우 하더라?
!
과연, 그뿐이었을까. 우리가?
나 춥다고 하면 병실에 에어컨 빵빵하다고,
집에 못 가는 날 위해, 너 내 옷까지 고이 접어 챙겨 오더라? 아프지 말라고.
부끄럽게도 네 옷,
길
거리에서
나
입혀주려고 해서 내가 너무 부끄러워서, 아니 내가 입을게.
나 그때 정말 얼어 있었던 거
아마 나만 알겠지?! 또?
지금이라면, 퍽, 달랐을지도 모르겠는데.
미안하단 말을 꼭 해야 할 것 같아서.
시험한 거 아닌데. 네 맘,
그냥, 너무 좋아져서 무서웠던 건데.
난,
내가 말했었지. 이별이 무서워서 시작도 체 못 하겠다고. 45세에, 아니지, 50이 훌쩍 넘어서도 이별은 내내, 무서울 텐데.
다 그럴 텐데, 나 참. 이별 후유증으로 안 그래도
애늙은이 같은 것이 더 애늙은이.. 같아져서는.
후!
네가 매번, 나 보러 왔을 때. 내가 부담스러워할 까 봐, 몇 번은 나보고, 언제는, 일 본 김에
나보고,
겸사겸사 왔단 그 핑계도,
그때, 모두 다
고마웠어. 내내,
나 보러 와준 것도, 일방적이지 않게
내가, 부담 느끼지 않게 해 준 것도 늘,
나보다 더 큰 마음을 가지고 꾹꾹, 전할 마음
다 담아 다가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고마워. 현아,
넌, 일방적이지도 않았고 부담스럽지도 않았어.
늘,
그래서 감사했고.
그 시절, 근데, 넌 늘, 괜찮다고 하는데.
내가 조금 괜찮지가 않더라.
늘
, 두세 시간, 대화가 가능하고
밤새 두세 시간, 간질간질하게 통화하고.
내가 자꾸만, 너한테도 그리고 나한테도.
기댈 하게 되더라. 그리고 기대게 되더라.
그래서 미안해, 정말 미안했어.
이건 그저, 사람이 상처받아서 무서워서.
지레, 숨는 건데 미리 말 못 해서.
네가 고백할 것 같아서, 아님 나라도 마구 내뱉을 것 같아서.
네가 왔다고 매번 연락할 때마다 내내,
너
피하고 핑계돼서 미안해.
사실 대한민국 k- 취준생이었던 난 돈이 없었고,
그래서 부담됐고.
그
리고, 네가 너무나 보고 싶어서
혼자, 내내, 미친 듯이 울었어.
그때, 정말, 매일매일
(나조차도, 정리해야 할 미친 이유가 이해가 체
되지 않아서. 마음이 잘, 접히지 않았거든.
내가 무슨 종이 접기도 아니고.. 후우.)
네 연락받고, 이해 채 되지 않게 억지로 마음 정리하며,
억지로 연락 끊
은 것. 그런 행동, 하나하나. 다
미안했어. 현아!
안량 한 내 자존심에, 너에게도.
솔직하지 못했다. 내가,
내가 그때, 너한테 말 안 했던 것 같은데.
진짜 좋아하고 더불어, 순수하게 좋아하는 거면
그냥 사귀지 않고 곁에, 아는 사람으로 두는 편이,
난 23세 때나. 지금이나, 그게 더 낫다고 생각해.
멀어지든 말든 간에,
그리고 진짜 미안해. 본의 아니게 상처 주고,
전화든, 카톡이든, 만나서든 네가 할 말 있다고
이젠
꼭
말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면
나도 누구보다 먼저, 눈치채고 나도 모르게 무서워서, 회피했어. 내내,
어떻게든 고백의 그 말이. 언저리가,
카톡이든, 우리의 통화든
마주 본 그 자리든 더는 나오지 않길.
진심으로 바랐어.
무서워서, 너와의 이별이.
그래서 피한 건데, 내내,
어릴 적 먹던 내가 좋아하는 솜사탕처럼,
그저, 볼이 발그레 해져선, 네가 너무 좋아서
아무 이유 없이 너무 좋아서.
그래도. 네 덕분에, 언젠가 멜로든,
로코든 찍게 되면 연하남의 정석이었던 너를,
절대로 잊지 않을게.
솔직히, 나 몰랐다. 나 바보라,
한 달 내내 붙어 다녀도 붙어 다니면서도,
얘가 왜 이래? 친구가 곁에 없어서 심심해서
나랑 노는 건가? 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거 다,
같이 해주면 얘 이상하네, 흠?
하다가도 주변 사람들은 다 느끼는데,
왜 그땐, 자존감 바닥이라 자신감까지, 내내, 그래서, 모르
던
건지.
명문대생에, 하얗고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귀엽고 멋진.
연하남의 정석인 네가, 센스까지 아주,
겸비한 네가. 왜 날 좋아할리는 없다고 생각했을까.
일방적으로 연락 끊어서, 그리고 내내
핑계 대며 바쁜 척해서 미안,
그냥 밥 사줘, 오늘은 내가 놀아준다
!
이 한 마디면,
서로 됐을 텐데. 돈 없다고 하기도 취준생을 핑계대기도, 그땐, 참 어렸고, 참 벅찼다.
그래도, 내가 어떤 모습이어도 다 좋다.
예쁘다, 귀엽다. 괜찮다, 해주던 그런 사람이 있어서
고마웠어. 한 순간에, 사라질 만큼
의미 없던 둘이, 아녔기에, 나도 너만큼이나, 힘들었어. 내내, (정확한 이유도 모른 체, 사실 없는 이유까지 만들며 정리해야 했거든 너를.
그런 너를, 내게서 싫어지거나. 정리되게 만들어야만 했었고, 그때의 난.)
다만, 내가 바라는 건, 지금의 변한 네가
네 연애가, 체 바라는 대로 다 되지 않아도.
그때의 내가, 그리고 그때의 우리를.
적어도, 너는, 날, 나쁜 년, 나쁜 사람. 나빴어!
내게 어떻게 그래?라고 칭하지는 않기를
바라.
우리의 관계에, 아무리 너라도, 아주, 많이 아팠겠지만, 너 역시. 그래도, 나를, 나쁜 년,
나쁜 사람, 나빴어! 내게 어떻게
그래?라고
더는 칭하지는 않았기를 간절히 바랄게 현아
.
고마웠어. 이승기도 닮고,
임주환도 닮은, 내 스타일은 아닌.
자기 잘난 것 다- 아는, 멋진.
연하남의 정석, 우리 현아!
(아직도 너는 나한테 잘 다려진 와이셔츠
+
책장 같아. 잘 정리된,
처음 보던 너. 참 예쁘고, 귀여웠는데, 풋.)
혹시나, 서울에서 문득, 나를 알아보거든.
밥 사달라고 졸라. 그땐, 흐흐!
(시간이 참 많이 지났으니까.
혹 날 알아본다면 말이야~)
그때처럼, 웰시코기에, 골든 레트리버처럼.
마구,
뭐, 그때면, 내가 네가, 마구 웰시코기처럼,
꼬리 살랑살랑 흔들어도, 그땐, 내가 또, 웃으면서 넘어가 준다.
(
처음으로!
)
현이, 너니까.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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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단상
첫사랑
Brunch Book
네가 영원히 그리워했으면 나를,
01
어떡하지, 네가 자꾸 서울에서 나 보려고 대전 왔다고
02
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너야, 기대해. 네가 도와준
03
너랑 함께했던 추억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건 아녔는데,
04
나 여전히 너한테 농약 같은 가스나야? 아직도,
05
못 잊는 거 아니고, 내내, 일부러 안 잊는 거야.
네가 영원히 그리워했으면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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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는 너야, 기대해. 네가 도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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