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루에게.
- 붙이지 않을 편지 (feat. 이걸 사랑이라고 칭한대도 난)
by
이승현
Oct 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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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블루에게.
이걸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칭해도
난 별로 할 말 없어.
사실 나의 블루는 어떤 사람이기도 하고
나의 숨결이기도 하고 또 취미이기도 하고
내가 간혹 느끼는 우울이기도 하고
나의 모든 삶이자
또 행복이기도 해.
나의 블루는 여느
무용수의 춤선 같아서
딱 하나로 국한되지 않아.
이것 역시 우표를 붙여
편지를 보내지는 않을 거
야
.
하지만 내 마음만은
보낼 거야 곧.
네가 궁금해. 나의 블루
!
처음 봤을 땐 난 네가 너무 웃겼어
마치 개그맨인 줄? 푸하하...
솔직히 이 사람은 내가
만난 세상에서, 가장 웃기고
위트 있는 사람이다. 했었지. 그땐,
내 남자친구는
그런 널 질투했었고.
나는 그런 설렘도
다 한 때의 역할이 다 다른 것이라
여
겨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
그런 블루,
난 너를 좋아해,
영원할 것 같은 이 감정도
모래성처럼 쌓아 올린 내 마음도
뜨겁게 들끓는 이 마음도,
언젠간 이내
식을 걸 알기에.
모든 게 담담히,
식을 때를 난 기다려.
파도 같이
강한
,
철썩철썩 이 아니라
뚝배기의 부글부글이
아니라
적당한, 보글보글 일 그때를
짜게 식어도 맛이
좋을 때를 난 기다려.
나란 사람을 너무 잘 아는
네가 궁금해 나의 블루.
너 나 좋아해? 아님 왜 그래?
뭘 원해 나에게?
대차게 묻고 싶은 마음 굴뚝,
지나가 버린 타이밍만
전전긍긍할 수는 없어.
때가 되면 보여줄게.
나의 블루,
너는 내게 심한 오해를 받아도
전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나는 너를 심오하게 오해해 놓고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
둘 다 소중했었나 보다.
어쩌면,
나의 블루
.
내 마음이 잘
식을 때까지
영원할 감정이 아니란 걸
이내 잘 알아차리는 그 순간에,
너에게 똑똑,
다가가 살포시 사인을 보낼게.
잘
알아차려줘
.
그때,
내게 다정해줘
그때도,
난 다정하지만 질서는 있고
따뜻하지만 강단은 있어
.
아무에게나
그렇게 활짝 웃진 않거든.
나의 블루.
나의 다정함과 따뜻함은
의미 없지 않고
나는 의미 없이
다정하지 않네.
그걸 네 마음은
겨우 착각이라고 말한대도
난 할 말 없어.
내 마음은 흩날리는 실오라기처럼
한 줌 한 줌 변했거든
.
이내 다 상해 버린 마음이,
이상하지
?
너로 인해
,
치유되어 움직이는 게
얼음, 얼음, 얼음.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아직도 내 뇌리에
아른 아른 아른 하는데.
너는 왜 내 마음에서,
아른 아른 아른 하다가
나가지 않을까?
심심찮게 생각해 봤고
그래 이젠 알아. 난 너를 좋아해
만약 우리가 같은 마음이라면,
다투더라도 함께 울고 웃으
면
서.
손을 잡고 같이 걸어 나가겠지
?
만약 그게 아니라면
.
내가 당장이라도
이 내 마음을
다
정리한다면
그리고 너를 마주 본 그 순간
,
너에게 눈을 깜빡이며
다 정리된 모래알 하나 남지 않는
이 마음을 다 덜어낸다면 과연
너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 나의 블루!
내가 지은 이 시가
너의 마음을 한 번쯤 요동치게
만드는 게 더 빠를지
아님 내가 이 줄기 찬,
짝사랑을
굳은 내 심지로
정리하는 게 더 빠를지.
너도 궁금하지 않아 블루?
이건 모순이게도 너에게 보내지만,
너는 절대 읽지 않길 바랄게.
그리고 이 블루는 네가 생각하는
그 블루가 아냐. 나의 블루는
딱 한 가지가 아니거든.
모양도 색채도 형형색색
여러 가지지.
후후 블루!
우리 곧
만
나지 말자.
이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억센 감정을
봄이 된 양 하나둘씩
,
싹 틔우게 한 너를
천천히 만끽하고 싶어
난.
마치 아빠랑 간 가을 소풍에
울긋불긋 예쁘게, 물든 단풍잎이
보이는 그 유람선처럼
꽤 설레게.
난 이 감정을 아주
오래 마주하고 싶어.
처음이자 마지막
이 애틋한 짝사랑.
블루! 우리 더는 정하지 말고
천천히 마주하자.
그 순간을,
내가 널 파도처럼
더 빠르지 않게
,
너무 강하지 않게
천천히 녹여,
내 입속으로
천
천히
집어삼킬게.
네가 꽤 단단한 맛이
나는 사람이란 걸 난 알아
.
나의 블루,
이내 천천히,
그러나 오묘하게
너 역시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해는 안 가지만 헷갈리는
이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를
다 풀고
싶어 지게
만들어줄게.
네가 기다려준 만큼 더
나의 블루, 네가 다가오면
쨍하고 칵테일잔을
경쾌히 부딪혀
도 볼
게.
보고 싶은 나의 블루
!
영원히 지지 않을 강한 마음이
아니라 역시 미안하네.
그래서 이 편지는
절대 부치지 않을 것이라네.
나에게
더 흔들려서는 안 되는
당신을 위해.
당신에게
한껏 매료되서는 안 되는
나를 위해
,
쓰였지만 절대
쓰이지 않은 이 편지는
오로지 당신 것이지만,
당신은 이 편지를 꼿꼿이
펼치지 않기를 난 간절히 바랍니다.
나의 사랑만이 가득한 이 편지를
나는 몹시 변태 같게도,
당신이 어떤 표정으로 읽을까.
얼굴 붉히며 궁금해요 오늘도.
난 당신이.
2023. 10.7 토요일 어느 오전,
- 시도 때도 없이
당신이 그리운 H가.
이 시의 제목을 블루라고 할까?
네가 기다려준 만큼 더. 그래 이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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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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