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 어쩌면, 애써 부정하고 있었던 수면 밑 가장 깊숙이 숨어있던 감정들

by 이승현

그건 사랑이 아니야.라고 칭했던,

어린 날의 나.



좋아하는 거 아니야.

지지야 지지. 정신 차려!

이성적으로 생각해, 하며



나를 몰아세우던 나날들

넌 지금 사랑보단 일이야,



사랑에 빠지는 건 아무리 죄가 아니래도

지금 빠지면 너 그거 죄야.



빠지지 마. 절대 안 돼 에. 정신 차려라, 이승현

채찍질을 훠이 훠이- 세게 휘두르던 나날들.



내 뺨을 찰싹찰싹. 스스로 살짝궁 치고

허벅지를 세게 꼬집어서라도 지키던 그 신념들,



절대 안 돼. 사람들이 더 다가오면 다 쳐내.

집순이인척 핑계 대서라도 만나지 마,

그냥 남동생이랑 같이 산다고 해.

그게 속 편하겠다. 남동생이 집에서 기다린다고,

지금 빨리 가봐야 한다고.



글과 일과 집안일을 다 병행하려면

연애는 내겐 사치야 하던 나날들.



스스로에게 물어. 그거 좋아하는 거 아냐?

아니야. 내가? 에이. 에이..? 그럴 리가

아니야~ 아니야 아.



야 이승현, 정신 차려. 지금은 일할 때야.

일 일하자! 일! 일할 때야 이성적으로 일만 하자.

뺨 때리며 거울 보며 정신 차리라고 했던 나날들



내가 좋아하나?

아 헷갈려. 했던 나날들

스스로에게 가했던 수많은 질문들.



아냐. 나는 그분이 좋은 분 생기면

손뼉쳐 드릴 거야. 정말 존중해,

그분의 아름다운 사랑을, 했던 나날들



똥 싸고 있네 제대로 놓쳐봐야 정신 차리지

쿨하시네요~ 성인군자 납셨네 했던 너,



마음 읽히는 게 무서워서

벌벌 떨며 자꾸 다가오면 쿨한 척하며

집으로 꽁꽁 숨었던 나.



너 진짜 좋아하는 거 맞아?라고

내게 스스로 물으면,



난 스스로 애써 부정했어

아니 이. 그럴 리 없는데?

절대~ 안 좋아해. 정신 차려.

나 일해야 해. 지금은 사랑보단 난 일이야,



수많은 남녀노소

사람들이 다가오면 거절하던 그런 나날들.

그런 수많은 날들,



아니야. 너 이거 잠깐 흔들리는 거야

봐, 저 큰 소나무도 바람결에 흔들리는데 뭐

나라고 별 수 있겠어?



흔들리는 거다.

흔들릴 수 있다.

흔들릴 순 있다.

사람이니까,



peaceful 다시

평정심 되찾자!!



감정을 꺽꺽대며

억눌러오던 나날들.



일하자. 일

절제! 절제, 절제,...

절제해! 모든 걸



오로지 절제했던 나날들,



내 감정이 꾹꾹 막혀

답답했는지 조차 몰랐던 여느.



'아, 그거 회피였구나.'



좋아하게 될까 봐

정신력이 흐트러지면 되니까

지금의 난 그럼 정녕 안 되니까.



지금의 난,

난처럼 굴어야 하니까

스스로를 지켜야 하니까,



고고한 화초 난처럼

그렇게 굴어야 하니까,

더 벌과 나비가 모여들지 않게.



솔직히 나 아직도 무섭거든.



근데 해내야 하니까 스스로 마음 구축도

또 제대로 해야 하니까!



근데 온실 속 화초는 더는 안 되니까.

난 강해져야 하니까 담대해야 하니까,



전쟁 같은 이 삶을 이기자고 이기자고

자꾸 그러는데



자꾸 누군가가 불쑥, 아니고 이제야 서서히 노크하고 들어오면,



그러다 채 내 마음 열린 지도 모르다가..



그걸 어느 날 훅 직면하면 솔직히 나도 겁은 나니까

그동안 무서우니까, 두려워서 피했구나 대화.

다 할 수 있으면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게,

두려웠구나 나는,



근데 있잖아

나 이젠 축하는 못 할 것 같아.

물개박수 그거 다 내 허세였나 봐.

쿨한 척 오졌네. 그때의 나



나도 좋아졌나 봐.

좋아해! 딱 이 느낌표가 아니라,



????? 계속 물음표라

몰랐는데 전혀.



무서워서 얼어 있던 건데

그동안 난 모르는 척 아니고



나 진짜 잘 몰랐는데.

내 마음,



그동안 내가 들을 귀가 없어

못 들은 거였어.

아니 어쩌면 안 들었나 봐



상대방 마음 읽으려는 노력?

너 그건 했고? 마음이 내게 자꾸 물어.

순간 뜨끔했어, 정신이 번쩍 들었어



그땐 너무 상처받았는데 그 상처가 더뎌

자꾸 무서워 직면도 채 못 하고 피했는데,

그래서 말을 못 한 건데.



이젠 상처받은 것보다

내가 상처 준 게 떠올라

자꾸만 자꾸만 떠올라 아파



내내 부정하려고 했는데.

더는 회피도 못 하게

이내 건강해진 내 마음이,



자꾸 다가오는 상대방 마음

그건 내가 절대 절제 못 하는 건데.



안일했어. 처음부터 정의 내렸어

늘, 그랬어 난. 인정해



넌 지인, 넌 지인. 넌 지인.

지인. 아니!! 친구 우!



근데 이젠 네가 자꾸 날 꺼내게 만들어

네가. 자꾸만 자꾸만 나를,

빛이 되게 만들어.



날 더 좋은 사람이 되게 만들어 자꾸

나 아직 무서운데..



너 너무 돌직구라 너 그러다 짱돌 맞아 죽겠다.

했던 그 일화 때문에 발목이 여전히 묶이기엔

시간은 짧고



네 말 때문에 너무 상처받았다고

서럽게 우는 그런 사람들 앞에서,



보란 듯이 예쁘게 말하고 절제하고 조금은

배려하는 모습을 더 배우려고 했는데.



나 너무 부족한 사람인가 봐.

이게 이게 절제가 안 돼 이젠.



오메가 3가 부족한지

비타민B가 부족한지

알면 더 보충이라도 할 텐데,



이건 뭐 보충도 안 돼.



제발 좀 다가오지 마! 나 너무 무서워..

너희들과 엄연히 내 속도는 달라.



1km인 나에 비해 상대는

늘 700km



마음 여는 속도, 많이 더뎌

나 많이 느려. 다가오지 마. 다가오지 마.

오지 마, 오지 말라고 했어.



그렇게 선언하고 내 마음 냉동실에

얼려 버리고 꽁꽁 숨어버린 게 엊그제 같은데,



나는 왜 자꾸만 자꾸만

네가 좋냐.



이젠 입장이 바뀌었어.

그동안 내내 절제만 했지? 하지 , 그거



내가 무슨 수도승도 아니고

이제껏 도 닦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아니 대체 왜?'

마음에서 막 화가 나.



마음이 훅,

터졌어



어릴 때 동생이 냉동 핫도그 비닐 안 열고

그냥 막 돌려 그러다가 전자레인지가 펑!

그때처럼,



좋은데 고마운데 감사한데

미안한데,.. 근데 너 왜 걔한테만 표현 안 해?

왜 자꾸 멈추려고 해? 이 표현들?



정녕 읽히는 게 싫었지?

너무 무서웠지?



근데 어떡하냐.

과거에 친구들이 너 무성욕자야?

진지하게 물었는데 너한테도 본능이 있었네?



이게 더는 절제가 안 돼

더 주체가 안 돼

이런 적이 난생처음 있는 일이라

나도 당혹스러워



도저히 적응도 안 돼.

잠도 잘 못 자겠어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어젠 나 카페인 섭취 못 하는데

나 혹시 오늘 카페인 먹었나?



아닌데 에? 내 심장 좀 이상해.

갑자기 왜 이렇게 빨리 뛰어?

미치겠다. 심장이.. 이상해, 했어.



내가 부정하려 하면 할수록

더욱 선명해져.



너한테 상처 준 게 자꾸만 자꾸만 떠올라

워커홀릭으로 사는데 문득 떠오르면,



심장이 너무 아파

그럴 때면 심장이 미친 듯이 빨리 뛰어.



더 부정하고 싶은데 나 아직



더는 도망도 못 가게

내 신체도 이렇게 반응해.



'아 돌겠네 진짜.'



뭐 평화, 중립, 절제, 중용, 협의

이런 건 보기에 더는 없는 거야?



나 아직

자꾸 사랑받는 게 겁나.

무서워.

근데 뭐 어떻게 하겠어

내 마음 직시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