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오늘 또 뭐 먹지?

- 엄마빠 미안해 이렇게 나 까다로운 나라서,,

by 이승현

엄마빠 미안해..

나 이렇게 나 까다로운 딸이었네.

몰랐어. 이 정도야? 나 참,

허- 어! 기가 차서? 어이없네 나 쫌



나 그동안 좀 착하고 말썽 안 피고

제법 사랑스럽고 예쁜 딸인 줄

(어후.. 나 착각도 자유 흐흐..)



애교도 부리고 싶을 때만 부려서 미안.



더 과식하지 말라면 입 삐죽 내밀고 흥! 하며

엄마 먹을 걸로 은태랑 제발 차별 좀 하지 말라고

소리치던, 성질 더러운 나.



사람 만들어줘서 고마워!



엄마빠도 어쩌면 엄마빠가 다

처음이었을 텐데. 미안해 에.



은태는 체질상 소화가 나보다는 더 잘 되어서.

그런 건데 이잉..몰랐어.



식탐 많고 음식 절제 잘 못 해

매번 아픈 딸.



먹고 싶은 거 다 해줘서

오늘따라 더 고마워.

너무 보고 싶고 많이 그리워.



자취 5년 차쯤 되니까,

스스로 혼자 다 해결해야 하니까-

그래서 유독 엄마빠 생각이 정말 많이 나네.



진짜 너무 부족한 딸..

매번 좋아하는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 줘서 정말 고맙고 정말 미안해에.



내일은 꼭 용기 내서

전화 걸게! :)



나 이제부터 진짜

괜찮은 척 금지.



펑펑 울고 있으면서,

입술만 애써 웃는 거 금지.



울고 싶을 때마다 입술 질겅질겅

피날 정도로 씹으며



애써 참고 눈은 애써

배시시 눈웃음 짓고,



이제부터 그거 금지.



걱정시키기

싫어서 그냥 다.



이제부터 미련하게

말 안 하고 웃기만 하는 거 정녕 금지!



진짜 속으론 내내 참고 울고 있으면서

내내 해맑은 척하는 거 금지.



누군가 그러더라.

밝기만 한 승현이가 좋은 게 아니라,

그냥 승현이라서 좋은 거라고.



누군가 그러더라.

머리만 짧아졌을 뿐 그대로라고.

한결같다고



'승현 누난 그냥 승현 누나라고.'



누군가 그러더라.

누나 여전하네?(피식)



p.s 참 울 할머니는 오늘 할머니 아는 동생이

김장해 오셨대. 나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진짜 너무 많이~ 이 과분할 정도로 사랑받았어

엄마 그거 알지?!



그래서 휴무에 바빠도 엄마 아빠 대신

할머니 만나러 가도 너무 서운해는 마.



내 몸은 그냥 하나라서,

이거 저거 다 못 하는 거니까.



이해까진 안 바라.



나도 최근에 다시 뼈저리게 느낀 건데

이해는 이성의 영역,



이해는 하는데 나 많이 서운 해.

여기서 서운은 감성의 영역,



늘 충돌할 때마다 늘 난 괜찮은 척

평정심 유지에 강박을 가지고

줄곧 살아왔는데.



이제부터 괜찮은 척 금지!

그거 이제부터 죄다 금지 (앙!)



그럴 필요 없겠어. 이젠,



야 이승현 너 지금 하나도 안 괜찮거든.

도움 주겠다는 사람들 도움 그냥 받아.



잔뜩 가시 세우지 말고,



누가 그러더라.

받을만하니까 받는 거라고.



'자꾸 마음이 말해.'



나 좀 터뜨릴래

순간순간 제대로,



내 감정 좀 제대로 돌보고

적당히 간격 유지하는 게 어떤 건지 이젠

제대로 배워볼래.



사과도 하고 감사도 하고

잔뜩 고마워도 하고-



엄마, 아빠딸 진짜 씩씩한 거 알지?

내가 또 한 장군감하잖아 히히.



나 태어났을 때 기차 태워 놀러 가면,

다 남자냐고 물었다며.

진짜 장군감이라고!



그거 알지?

엄마 아빠 딸!



대책 없이 용기 있고

또 바닥을 치고도 해맑아.

p.s 정말 못된 딸 키워줘서 고마워 어~

근데 내 걱정 좀 이제 그만해.

나 제법 잘 지내 :)



재밌어.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고되지만

순간, 순간이 너무 소중해.



이젠 에너지 비축하고 현실 감각도 좀 키울게.

너무 부족한 나 사랑해 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