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사람들이 많이 다가오는 이유. 또 나만 몰랐지

- 엄마 서른쯤 되면 더 안 다가오겠지? 얼른 서른 되고 싶다. 했던 나

by 이승현

엄마. 나 사람들이 너무 많이 다가와 무서워.

진짜 굿이라도 해야 할까 봐. 했던 나날들,

속으론 울었고 겉으론 웃었어

엄만 다 알고 있었지?



엄마는 네가 예뻐서 그런 건 아냐 착각하지 마

이승현, 항상 그렇게 말했다.



도화살 때문에 좀 그럴 순 있지.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근데 사람은 다 자기 분수에

맞춰 살아야 해.

정신 차리고 항상. 너만 처신 똑바로 하면 돼



아니 그러니까 나 억울하네?

내가 이제껏! 끼도 한 번 못 부려 봤는데.

이렇게 죽으면 나 억울해.

내가 무슨 수도승도 아니고 얼마나 참고 참았는데

얼마나 그동안 조심했는데.



왜 다가오냐고 근데,.. 왜 왜

내가 싫다는데도. 진짜 튕기는 줄 알아.

난 진짜 싫은 건데 힝.



(근데 생겼어. 나 진짜 다가가고 싶은 사람

차이면 울면서 전화할게. !

이젠 뭐 울지도 않을 것 같지만,)



과거



'엄만 네가 잘 거절하면 되지'라고 말했다.

나 확실히 거절도 했거든?

잠수까지 탔어. 진짜 무례하게 막 다가와서,



엄마 딸 단호박이야. 이래 봬도

알면서 뭘 물어?



아니. 이번엔 회사 상사가..

갑자기 연락이 와서 무섭게..

일만 하면 안 되냐고. 좀!

내 번호 어떻게 안 거냐고.. 진짜 아



나 그냥 이럴 거면 여자만 있는 회사 들어갈래.

그게 더 힘들어도 버틸래 그냥



아니 남녀공학 다닐 때도 다 내외하고

절제 절제 했건만?



이게 모야?

엄마 나 필터링하기 힘들어.



'네가 안목을 길러 그럼'



엄마! 왜 빼 때려

엄만 맨날 영혼 없이 단호하게 맞는 말만 해.

짜증 나. 피 이,



그럼 뭐 별 수 있어?

그리고 여자만 있는 회산 뭐 쉬운 줄 알아?



여자는 뭐 다 괜찮은 줄 아나.

옆에서 엄마 아빠가 말했다.

여자가 널 좋아할 수도 있지.



남녀 문제가 아니고 사람 보는 안목을 길러

사람 항상 조심하고



난 무서운데 그러니까 왜 자꾸

다가오냐고 진짜 무섭게, 공포영화 같아 삶이,



했던 나날들.

남녀 뭐 그런 거 난 편견 없어, 근데 거절했잖아.



네 방이나 치우고 살아 쓰잘 떼기 없는 그런 얘기 그만하고 네가 싫으면 거절하는 거지

그러다 맘에 들면 만나는 거고



그럼 되지 뭐. 아니, 엄마 이번에도 회사 상사가..

나 너무 살기 힘들다. 엄마 나 왜 이렇게 낳았어?

애매하게. 기황이면 송혜교처럼 낳아주지. 손예진이나, 엄청 이쁘게. 아니면 원빈, 강동원처럼.



그렇게 태어나서 막 후리고 다닐 걸 나 좀 아쉽다?

근데 난 그건 또 귀찮아 만사가 내 성격상.

절대 안 그러지 난 그럴 바엔 책을 읽고 춤을 추겠어



했던 나날들.

싫다고 해 계속.

그럼 되지 뭐가 걱정이야



아 이미 했지 나 거절 잘하거든 이리 봬도?

웃으면서 생글생글할 말 다 하는 스타일

근데 왜 다가오는 거지? 진짜 진심인가?



헷갈리게 하면 땡. 내 기준에

내면 이상형이 아니면 땡. 늘 그랬지 난,



헷갈리게 한 적 없어도 땡.

엄마.. 아 나 너무 살기 힘들어어..

한 달 내내 나가는 년이 어딨냐.

정신 차려. 너 졸업하고 뭐 먹고살 거야!



넌 무슨 하루에 약속이 5개씩이나 돼?



에? 무슨? 엄마 과장 좀. 자제.



사람 조심해. 너만 똑바로 하면 다 돼.

똑바로, 반듯하게.



아니이 무슨 맞는 말만 해. 엄마 나 위로해 달라고

엄마는 귀찮았다며 다가오는 게 다 관심도 없고

그래서 즐기라며 안목 더 키우고.

근데? 그게 어디 쉬워?



어렵다고. 네가 꽈배기라 그렇지. 하던 아빠

아니 엄마였나?



너무 오랜 기억 속,



여자도 다가와 남자도 다가와

아니 싫다고 거절하면

정복 심리 같은 거 생기나?!

다들 나한테 대체 왜 그래?



엄마가 사람이 먼저 되라며.

난 아직 멀었는데 그거 나도 아는데



엄마 아.. 나 진짜 힘 빠져

오늘, 회사에서.. 전 남자 친구랑 헤어진 지

이주도 안 됐는데 한 7일 됐나?

또 누가 번호 물어봤어



'안 주면 되지.'



엄마 단호박이야? 진짜 짜증 나 아.

내가 거절했대잖아!

근데 더 어이없는 건 이 사람

전 남자 친구 친구래



친구라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

상도덕도 없이. 물론,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되지

나도 알지. 근데,



얘기 그만 좀 하고 밥 좀 먹어. 먹으면서 얘기해

먹으면서. 하던 아빠.



아니 이. 손님이 저 문까지 줄 서서 기다리는데,

번호를 따더라니까?! 진짜 정신 나갔나 봐.

난 바빠 죽겠는데. 미친 거지



나보고 한 달만 만나달래 정 싫으면.

무슨 노래 가사냐고.

일주일 아니 3일도 좋대 진짜 미친놈이지?



나보고 진짜 이상형이래 자기도 용기 낸 거래.

자기 친구는 이별로 아픈데 나한테 다가와?

괘씸해.



'그럴 수도 있지 사람이'

바쁘다며 한 줄로 빨리 요약하라던 엄마,



내가 사람 얼굴 못 알아봐서 옆에서

보라가 자꾸만 언니, 얼른 주고 해치워요

손님 많아요. 재촉해서,



얼어있다가 어버버 하다가 아뇨..?

저 아세요 저기.. 누구신지. 했는데



알고 보니 전 남자 친구 친군데 자기가

용기 낸 거라고.



진짜 마음에 들었다고 술 못 드시면

차만이라도 같이 마셔달래 대접하겠대

그럴 수가 있냐고. 진짜 미친 거 아냐?



판단했던 나날들,



'진심일 수도 있지'



아니 그래도! 상도덕이 있잖아

그래서 거절했는데 내내 찝찝해.

회사 또 찾아올까 봐



뭐라고 거절했는데 읊어봐.



대박 단호하게, 그냐 앙.



저 xx이랑 헤어진 지 얼마 안 됐고요.

저 안면실인증 있어서 사람 얼굴 못 알아봐요.

그래서 옆에 직원이 손님 많은데 주고

빨리 보내래서 얼떨결에 너무 얼어서

아깐 그냥 드린 거고요.



일에 더 피해 주고 싶지 않아서

너무 당황해서.



저 xx이 친구인 줄 알았으면 절대

안 드렸을 거예요.

저는 누구든 번호는 안 드리거든요.



그리고 그쪽이랑 차 마실 일 없고요

밥도 술도 다 싫고요. 이렇게 무례하게 구시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저 상처 채 아물지도 않았고

이런 거 상당히 불쾌해요.

그리고 저 언제 봤다고 이러세요?



절친이라면서요. xx이랑, 근데 어떻게 그래요?

저는 일만 집중하고 싶고요. 그냥 다가오지 마세요. 이러는 거 진짜 너무 무섭고요 저 그냥 차단할게요.



어리석던 나날들,



승현 씨. 저 이상한 사람 아니고요.

진짜 진짜 용기 낸 거예요 이상하게만 보시지 마시고 딱 한 번만 만나주세요.



당장 마음 열라는 건 아니고요 기다릴게요.

그러니까 술 못 드시면 밥이나 차 마셔요 우리.



죄송한데요 대체 절 언제 봤다고

그러시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xx이랑 그때 처음 보고 반했다고

그러는 시는 거 전 사람 절대 안 믿고요.



저 껍데기만 보고 다가오는 사람 진짜 별로예요.

그리고 대체 절 언제 봤다고 그러세요?

외모도 중요하지만 저는 인성이 더 중요해서요

부모님이 절 그렇게 가르치셔서요.



더 다가오지 마세요. 제발

자꾸 이러시는 거 집착 같고 너무 무서워요. 불쾌하고요. 그리고 대체 언제 봤다고



저보고 대나무니, 소나무니 배우고 싶다고

더 알아가고 싶다고 단단하다고,..

굳은 심지니 뭐니 그러세요?



번지수 단단히 잘못 찾으신 거 같고요.

전 예쁘단 말 별로 안 좋아하고요.



그러니까 다른 분 찾아보세요.

그렇게 연애하고 싶으신 거면,



그리고 언제 봤다고 자꾸 예쁘고 성격도 좋대요?

저 성격 진짜 더러워요. 보기보다 독하고 강단 있고

우직하긴 한데. 그건 그거고 그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이라 충분히 그럴 수 있고

본능과 이성의 영역이 다른건 저도 이해하는데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저한테도 xx 이한테도 다

이건 예의가 아니에요.



아무리 진심이었어도,

헤어진 지 얼마 안 됐는데 바로

다가오는 건 아니죠.



진심이었으면 그냥 기다리셨어야죠.

상대방이 준비될 때까지

프레임을 씌우던 나날들,



저 진짜 참 어이없어 지려 하네요 절 언제 보셨다고? 사람 잘못 판단하신 거 같고요.

저 그렇게 좋은 사람 아니고요.

기다려도 연락드릴 일 없고요.



이런 식의 태도 지양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진짜 상당히 많이 불편하네요.



색안경을 끼며 내내 바라보던 날들



진심이에요. 진짜 승현 씨 놓치면

저 너무 후회할 것 같아서..



아니 무슨.. 기가 차서 더 말이 안 나오네요.

다가오는 사람들마다 똑같은 레퍼토리 지겹고요.

죄송한데 알아듣게 저 충분히 얘기드린 거 같고요



저 그냥 차단할게요.

전 상처 아직 아물지도 않았고

그냥 일에 집중하고 싶어요.

정신력 흐트러지기도 싫고.



승현 씨, 진짜 진짜 인기 많으실 거 같아서.

저도 예의 아닌 건 아는데 진짜 어쩔 수가 없었어요. 예의 아닌 건 저도 아는데

불쾌하셨다면 정말 죄송해요.


근데, 차단은 하지 마세요

제발 부탁드려요.



아니요 됐고요.

그냥 차단할게요!



회사로도 더는 찾아오지 마세요

무서우니까. 진심이든 아니든 제 마음이

지금 너무 아프거든요.



그러니까, 더는 다가오지 마세요.

그리고 진짜 진심이었으면 상대방 마음 먼저

헤아리셨어야죠. 역지사지해보세요.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저라면 못 할 것 같은데요 의리 때문이라도.



쳐냈던 무수한 나날들,



굳은 심지 같아서, 연필 같아서

대나무 같아서 소나무 같아서

가정교육 잘 받은 것 같아서. 장미 같아서,



내가 더 좋다던 사람들,

뭘 보고 이래? 나도 단점 투성인데.



롤모델이라던 동생들,

감사하지만 부담되던 나날들



저 죄송한데 번호 주시면 안 될까요?

네,,,에? 저.. 저요? 왜요?! (매번 얼어서)

아 진짜 싫다. (속으로)

무서워 잉



안 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저 폰 고장 났어요 죄송해요.

하던 날도 있었고,



사람이 다가오는 게 싫어서

애꿎게 잠수를 타거나 혼자 훅 떠나거나

그랬는데. 이상하게 밀려오는 자기혐오와



사람이 다가오는 게 더는 지쳐

갈 곳 잃은 손,



내내 헤매며



글썽글썽 엄마 나 진짜

무서워 어, 히잉. 하면



이번엔 여자분이야. 왜 자꾸 거절해도 다가와?

세상은 내가 그렇게 만만해?



진짜 내가 본 때를 보여주겠어. 짜증 나 진짜

작은 고추가 맵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보배랬어

내가 보여준다 세상에. 작은 고추가 얼마나 매운지.

진짜 싫다는데 어디서 진짜,



튕기는 줄 알아?

내가 싫다면 진짜 싫은 거지.



뭐가 무서워? 더 강해져 담대해져.

의연하게 받아드려.



엄마는 밥을 씹으며 말했다.

아직 멀었어. 너는, 더 커야 돼.

하던 엄마.



엄마, 나 그동안 나 지킨다고

진짜 애썼거든? 됨됨이가 된 사람이 다가와도 벽치고 진짜 좋아도 놓치고 좋은 사람 알아보려고



내가 좋은 사람이니까,



근데. 진짜 어렵다,

좋은데 나 참은 적도 있어.



만나볼까? 하다가 너무 일과 글과

사람들, 너무 많이 다가오는 게



가뜩 바쁜데 더 숨차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느니

내가 중심이 잘 서있어야지 싶어서.



후회도 되는데 1명 빼곤 딱히 후회도 안 돼.

현이 있잖아 걔. 걔 말고는 딱히.

그동안 거절하길 잘했어.



엄만 넌 거절해도 상대는 진짜 진심일 수 있다고 상처가 될 수도 있고 제발 너만 생각하지 마! 좀.



했지만 나는 어려웠어 엄마,

내내 중심 잡는 게.



그리곤 엄마에게 다시 말했다.

불굴의 의지로 나아가야 한다 이승현은

왜냐면 난 연애보단 글이 더 좋으니까.



그 시간 뺏기고 싶지 않아. 나만의 고유성

소중해, 나 글 써야지.

또 언니들이랑 춤추러 클럽 가야지.

인물 관찰하는데 진짜 이만한 게 없어,



또 운동해야지, 조금 더 과장해서

집안 일 해야지.



나 사는 게 너무 바빠. 혼자 노는 게 난 제일 재밌고

글이 제일 좋아. 행복해. 벅찰 만큼



그리고 돈이나 명예 권력 그런 거 보다

더 중요한 게 있잖아?



나 나 만큼 그런 반짝이는 사람 만나고 싶어.

주얼리의 반짝임 말고 사람의 반짝임,

엄마가 내면을 보라며. 마음의 눈 그거 어렵다고

대체 그게 어디 붙어 있는데! 흥.



글 같은 사람 만나면 더 좋고!

근데 내가 좋아죽는 먼저 다가가는 사람이 생겼으면 좋겠어 앞으론.



뭐 아직은 없지만 솔직히 좀 기대도 돼.

진정한 사랑이 아니면 마음 절대 안 열 거야.

난 싫어 흥!



그냥 나를 존중하며 사랑하고 싶을 때

훅 해버려야지 그땐.



23살이던 내가 그쯤 했던 말

(사람이 다가올 때마다 난 늘 같은 말을 반복했다.

엄마 아, 들어주느라 진짜 힘들었겠다..)



현재,



엄마 다가가고 싶은 사람 생겼어

처음이라 썩 기분 좋군! 히히.



퇴근하고 만보 걸으면서 꼭 안아주면서,

통쾌 상쾌 유쾌 행복해



p.s 이번엔 쫌 유도가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가고 싶네?

근데 나 반전 매력 있대. 엄마, 자꾸 사람들이.


엄마가 보기엔 나 예뻐?

매번 엄마는 넌 예쁜 얼굴은 아니지.

내 딸이지만 넌 개과천선 해야 돼.



네 방이나 치워. 한 달 내내 나가 노는 애가 어딨냐.

그만 나가 놀라고. 했잖아?



엄마. 근데 그냥 다 한 때 10~20대의 패기어림에 어려서, 다가오는구나 했어.

나 이제 삼십 대인데 이건 그냥 나이의 문제가 아니었던 거야. 내가 자기혐오 자기 비하가

퍽 심해서 그땐 몰랐나 봐.



친구들이, 지인들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그냥 날 있는 그대로 봐주면서.

승현이는 승현이야. 이승현은 그냥 이승현이야.

넌 그냥 스케일이 커. 멋있어.

했을 땐 부끄러웠어 정녕 난 아닌 것 같았거든.



넌 있는 그대로도 멋진데

왜 자기 비하하냐고 자기혐오 잠겨있을 땐

몰랐어 나도



엄- 마아! 근데 나 살림 늘었다 아?

꾸짖어줘서 고마워 나 요리 너무 좋아.

자취 5년 찬데. 이 정도면 제법 뿌듯-!



근데 엄마. 내가 너무 고지식하다고

한쪽으로 치우칠까 봐 경험의 폭 더 늘리라고

엄마는 경험 못 해봐서 숙맥이었다고



나 믿고 클럽 보내줘서.

단호박 딸 이승현,

언니들이 나 춤추면 늘 성벽처럼 지켜줬어



(단단하게, 엄마. 사랑 주는 법도 받는 법도

배우게 해 줘서 고마워 히잉. 물론! 아빠도,)



난 단호하게 매번 잘 거절하고

난 스트레스 풀 겸 춤추러 인물 취재

가는 건데 나한테 편견을 갖든지 말든지.

대체 알게 모야?



세상에 짜인 대로 그렇게 순순히

구겨지지 않겠어.



나는 그냥 나야 흥!

나 이승현이라고,



근데 엄마 나 진짜 행복한 사람이더라?

2년쯤 노니까 썩 재미없어서.



그냥 글 쓰는데 집중한다던 나. 기억하지?

(속세의 삶 재미 없다며. 시시하다며,)



엄마 아님 나 그 기억 어떻게 이렇게 맛있겠어

어떻게 재밌겠어 엄마라서 엄마 덕분에

아빠 덕분에,



나를 지키면서 이것저것 클래식이든

미술이든 예술 다 접했다! 다 덕분에,

어릴 적부터 감성지수 키워줘서 고마워.

그땐 이것저것 다 시켜서 힘들었어 힝



교양 쌓아줘서 버르장머리 없게

밥 먹다 울지 말라고 그렇게 나 꾸짖어줘서

진짜 억울했는데. 혼내줘서 고마워 히잉



나 진짜 행복한 사람이야

엄마, 아빠를 만났잖아



내 부모해 줘서 히잉 고마워

못 난 딸인데,



사람들에게 늘 베푸는 엄마빠

이해 안 갔는데 고마워.

가장 최고의 가치는 아마 사랑이겠지?



내 기억이 맛있게 쓰게 해 줘서

쓰라리지만 더는 피 터지진 않게 해 줘서

고마워. 연락이 너무 많이 와서 그땐

내 내면의 목소리가 잘 안 들렸어.



그래서 폰 off 하고

꺼놓고 비행기 모드하고

나 혼자 고독을 그렇게 즐겼나 봐!



뭘 하든 끈덕지게 못 하냐!

혼내줘서, 오기 생겨서 승부욕 발동해서

그래서 나 여기까지 왔 따- 아,

나를 사랑해 줘서 사랑해



(사람들이 나보고 지구력이 좋은 사람이래.)



참 엄마 밥 먹다 춤추고 싶다고 하면

춤도 못 추는 게 하고 비웃어줘서 고마워



아무도 들이지 않는 이 내 공간에선

치명적인 척하며 춤추는 게 짜릿해 즐거워.



내가 진짜 잘했으면 노력도 더 안 했겠지? 자만해서? 내가 너무 부족해서.

벌써 이 만큼씩이나 왔어



꾸짖어줘서 고맙다고

그냥 사랑한다고 오-



나 생각보다 더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더라?

사람들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칭찬해 줄 때

그게 난 너무 부끄러웠거든.



근데 자만하지 않고 나태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으면서.



내 중심 서는 법 썩 배우게 되는 중. (미소)



사랑받는 거 겁났는데,

자꾸 사랑 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지금도 심장이 뛰어

너무 애틋해서 눈물 나게 좋은데

벅찰 만큼 사랑스러운 것.



엄마 딸, 이제 마음 열리려나 봐

근데 무서워. 엄마. 엄마 딸 쫄보잖아!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을 담으면 닿을까

엄마. 그 사람도 알아줄까



내가 이제껏 늘 선 명확히 지켰는데

선을 넘고 싶어 이젠



엄마 솔직히 고백할게

그 사람이 내 글을 읽지 않았으면

하면서도, 읽어줬으면.



아니 아니 부끄러 어 아이 모르겠 다..

했다가 업됐다가 의연하지 못했다가

지워 버렸어. 글들 진짜 볼까 봐 부끄러워서

내가 진짜 사랑하는 나의 자식들인데 잉)



참 요즘 나 혼자 살면서 안 사실인데 나는

부끄러움이 태생에 많은 아이야 본디,

근데 철학적인 구석도 있고 깊은데 또 넓더라?

나는 나를 몰랐어. 그리고 사실은 알았는데

나 사이다 같은 사람인 거 힘들 땐 그게 안 보였어.



클래식 들으면서 아침 먹고

라디오 듣다가 혼자 흥에 겨워 춤춰

행복해. 버겁기도 해



그땐 폰 off 하고 폰 멀리해

명상하고 집에 키스랑 순수의 정원이 있어

그래서 행복해



나 좀 아기자기하더라? 생각보다?

사실 이것도 알고는 있었는데.

또 다가올까 봐 참았어. 아이 같은 구석 있단 말은

왜 이리도 싫었는지, 승부욕 뿜뿜해선.

왜 자꾸 이기고만 싶었는지.



순수하단 말 정녕 장점인데 아이 같다는 말

정말 장점인데,

순수하되 순진하진 않으려 그렇게 애썼는데.



솔직히 악에 취한 이 세상에서,

세상은 그런 사람을 막 이용만 하니까



세상만 똑바로 순수했으면

인간이 순수하든 순진하든 그게 죄다 무슨 상관이야?



나 진짜 그동안 지키기 너무 힘들었다 내내.

진짜 숨찼어. 더는 숨차게 살고 싶지 않아



운동선수들이 특히 김연아 선수,

명언 던질 때 그렇게 격공 하던 이유.

내가 꽤 튼튼하고 다채 로워서인가 봐.



그냥 말하고 싶어.

내가 첫 상한선을 넘은 게 고작 너 아니고

결국 너라고 아주 상쾌해 죽겠다고



그놈의 입술 때문에 거울 볼 때마다

네 생각에 설레 웃는다고 배시시



누나 입술 다 지워졌어

이 말이 고작 뭐라고,



p.s 엄마 나 혹시 천재 아닐까? 생각했을 때

아니라고 노력하라고 말해줘서 고마워.



나 천재라는 말 부단히 싫어해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데 -!



요즘은, 천재도 노력하는 시대야 알지?

참 나 요즘 그렇게 왼손 쓰지 말라고 어릴 때

아빠가 호통쳐서 눈 흘겨 바득바득 싸우다가 혼나고 나 다시 양손 쓴다.



왼손잡이의 기억이 있어서,

글씨는 차분히 연습 중. 난 이게 더 편 해








세상에 쉬운 일 없지

p.s 세상 네가 뭔데 나를 무시해?

화장실에서 울고 나와서 립 바르면서

애써 미소 연습하며 애써 웃으려했던

그날의 내가 생각나서 눈물이 난다.

너무 안쓰러워



그냥, 잘 웃는 거 뿐인데. 웃음이 많은 것 뿐인데

아 진짜 싫다고 했잖아.



아무 것도 모르면서 왜 판단하고 평가하고

또 판단하고 내가 왜 네들 때문에,



왜 취향 맞는 사람들도 만날 에너지가 없어야 해!

왜 사람 내내 멀리 해야 하냐고.

다가오지 말랬잖아. 다가오는 게 지쳐.

진짜 그만 좀 하라고



그때의 나를 꼭 안아줘야겠다.

많이 서러웠지



이런 나한테 남녀노소 인간 레몬이니,

사이다니. 쿨하니 멋지니 해봤자

그래봤자 마음 퍽 열리기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