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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정원
나는 여전히, 너를 잊고 싶지가 않아.
- 행복했던 처음, 처음이라서 모든 게 다 서툴렀던 우리 둘
by
이승현
Feb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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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땠어?라고 묻는 친구들의 말에
난 그냐
앙- 그냥, 만난 건데
?
편하게
딱! 근데 마치 소개팅하는 것 같았어.
그리고 막 이번에 처음 보는 게
아닌 것 같았어. 현생에서만 만난 사람이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달까
?
!
이런 말
참
이상하지..?
왜인지 모르게 전생에 꼭
한 번은
지독하게 얽히고설키고
우리가 전생에 꼭 만났었던 것 같은 느낌?
근데 그것도 아주 절절하게,
마구 치열하고
그냥
다
눈물
나게.
마구 행복해서 같이 꺄르르 웃다가도
자꾸 걔만 보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어.
이상하게 막 되게 그리워했던 사람을
이제야 만난 기분이야.
전생에 애타게 보고 싶었던 사람을
이제야 비로소 다시 만난 그런 기분
?
근데 난 왜 우리 둘
결코 쉽지 않을 것만 같지?
만약, 혹시나 그럴 일이
없길
바라지만,
내가 느끼는 바가 생생하게 내 현실처럼,
하나둘씩
, 나타나면 내가 겪은 그 이야기를
소설이나 드라마로 각색해 기획할게.라는
말을
친구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툭 마구 던진 채로-
나는 어리석게도 다 잊고 있었다.
시간은 아마
11년이나 흘렀으므로.
어쩌면, 이 말이 죄다
다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그 어마어마한 사실을,
p.s 소원이 아니라 꼭 소망이 아니라,
그게 다 이루어진다면 그 앤 어떤 표정을 지을까
?
여전히 11년이 지나도 이런 소소하디
소소한 것들이 무척이나 궁금한 걸 보면
진짜 지독하게, 얽히고설키고
사랑이었네. 전부 다-
모래알처럼 손에 다 잡히지 않아도
또 채 다 잡혀도 외롭고, 공허하고
또 마음을 다 꺼내, 끝끝내
내 식대로 다 확인하고 싶은.
그런 처음이었네
! 우리,
유치하고, 조금은 촌스러운.
그런- 처음,
어릴 땐, 내가 더 더 더,
널
더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
무슨 견주와 강아지처럼 말도 안 되게.
참, 너는 왜 그렇게까지 나를?
언젠가 한 번쯤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그날에
,
반드시 방긋 웃으며 물어봐야지.
꼭, 꼭!
너는 왜 그렇게까지 나를 있는 그대로
,
모든 순간을 그리 다 좋아했느냐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늘 한결같고 사랑에 있어
끝까지 다 가보고 그리 헌신할 수 있었느냐고.
그 시절에 나를 그렇게 예뻐해 주던 그 사람이,
그 상대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너라서.
내가 네 말대로 늘 더 반짝반짝 빛났던 것 같다고.
나를 반짝반짝 있는 그대로 늘
빛내줘서, 정말 퍽 고마웠다고.
그리고 부족한 나라는 사람을
전혀 바꾸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좋아해 줘서,
고마워. 고마웠어!
그런 사람이 내 인생에서 바로
너였다는 게 내겐 엄청 큰
행운이야.
여전히
,
'걔도 네가 첫사랑이었을지도 모르잖아?
'
라고 말해준 그 시절 나의 친구들에게도
정말 고맙습니다.
내가 채 말을 들어 먹진 않았지만, 헤-!
그리고 결국 네가 해준 그 인터뷰를 잘 따고
나는 작품을 결국 쓰고 있지. 그런 나에게,
굿굿굿을 선물해. 감사합니다 아~
너로 인해 사랑을 알고 너로 인해 사랑을
,
잘 쓰일 수 있게 나름대로 나를
그리고 너를 잘 기억해 볼게. 꼭, 꼭
우리 둘, 그때의 추억,
그때의 향기까지도 모두.
기억할수록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욕이 툭-
이런 나쁜 년이
진짜 나라고? 싶지만
.
정말 사랑했어. 무엇보다 소중했던 너를,
내내 사랑할게. 작품을 쓰면서도,
마치면서도- 또, 무엇인가를 하면서도
바로 나를,
나 나쁜 년이라고 신나게 대박 욕도 하고
그때 그 비 오던 날, 네가 나 보러 오던 그날..
네가 우산이 마침 없던 그날,
내가 있던, 그리고 네가 있던,
그날들에 대해.
생생히
생각해 줘.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드라마 방영하면
하루하루 더
공감해 줘.
미안. 근데 나 자꾸만 생각난다
?
'누나 나 버리지 마.. 제발.'
이게 말이야 방귀야 뭐 내 드라마 대사야.
이잉
미안해 에. 나 드라마 진짜 열심히 할게.
네가 나 때문에 열렬히 구애하고
그 구애 끝에 언젠간 울었던 그만큼,
그 과정도 끝도 내내 아팠던 그만큼.
나도 열심히 너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고
그때의 우리를 떠올리며, 열심히 집필할게.
대신 지나간 건 지나간 것.
드라마와 나는 아주 많이도 다르니까,
어떤 결말일지보다는 왜 저런 과정까지
갔을까? 어떤 마음일까? 하는 심리 묘사에,
집중해서 봐줘. 특히, 너의 심리 묘사.
너의 서사에. 쏙쏙, 집중!
너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 속의 주인공을 통해.
그때의 그 순간, 그 마음이 투영될 거야
11년이 지나도 내내 그리울 수 있는,
좋든 싫든 그게 뭐든 다 잊고 싶지 않은
그 순간들로 채워줘서 고마워.
만약, 조금 늦게 만났다면
어땠을까 우리?
헤실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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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달달한 밤 난 별일 없이 산다
저자
나의 나무는 결국 나를 찾아온다. 돌고 돌아 나뿐이라, 그런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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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과 재회를 앞두고 손 편지를 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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