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그 후.
몇 번이고 나는 풀썩 쓰러졌다.
10대 때부터 빈혈이 아주 심해,
눈앞이 캄캄했고,
그 덕택에 나는 몸무게를 50kg대로 만들려고
애쓰고 또 애썼다.
2013년 그쯤.
그 당시에, 쓰러진 건 단순 빈혈은 아녔다.
지금 생각해 보니 빈혈+밥도 제대로 제 때,
안 먹고 못 먹고.
잠도 밤을 못 새우면서
곧 잘 새기도 해.
일주일에 1~2시간을 잤으니,
이러다 정말 죽겠거니. 했다.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 싶어 졌고,
눈앞이 아득했다.
정말 무서웠다. 내내.
그쯤 버스가 내 눈앞에 딱.
맞게 도착했는데,
눈앞이 체
보이지 않았다.
잠을 못 잤으니 내내.
밥이 들어갈 리 만무했다.
손에 힘이 체 들어가지 않았고.
버스 손잡이를 꼬옥 잡아야 하는데.
만석인 버스는 계속 흔들렸고.
한 끼도 먹은 게 없는데. 토할 것만 같았다.
내 손은 간신히 손잡이를 잡은 체,
축 처져 몸을 지탱하고 있을 뿐.
온몸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45~46kg인 조그마한 내가
결국 쓰러진 것이다.
여기서 쓰러지면 나를 누군가
응급실에 데려다줄까? 골똘히 생각하다,
흔들리는 버스에서 숨 죽여 울며 참았다.
집에 가서 쓰러지자. 쓰러질 때 쓰러지더라도.
결국 현관문이 열리고 나는 그때,
아무도 없는 캄캄한 집 안에서 쓰러졌다.
어쩌면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아무렇지도 않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
그때쯤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너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제대로 잘 살고 싶게 만들었다.
#2024년 시점
이승현이 이승현에게.
- 참 내가 너를 기억 못 하는 이유가.
이제야 기억이 났다면,
넌 나를 과연 용서해 주려나..?
넌 내가 기억을 못 할 때마다,
나를 나무라지도 않았고.
내가 기억하면 되니까, 괜찮아.
걱정하지 마.라고 말했다.
근데 사람이 꽤 큰 충격과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두엽이 손상될 수 있다고 한다.
그 큰 충격, 스트레스로 인해 정신을 잃고
쓰러져 무언가를 체 기억 못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게 꼭 기억 상실이 아니더라도.
네가 한 고백도
예쁜 표현도 그땐 진짜 몰랐고,
11년 후에나, 차곡차곡
퍼즐조각처럼 맞춰졌다고.
한 번도 아니고,
빈혈로 몇 번이고 자꾸 쓰러지며.
마음도, 몸도 상할 때로 상한.
앙상한 가시 같은 그런 시기였다고, 내겐.
네가 있어서 살을 찌우고.
근력을 키우고 다시 살고 싶어 졌던 거라고.
그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이젠 나 내 목표 몸무게까지 채웠어 유유...
정말 다행이다.. 휴...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