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어릴 적 내게 새끼손가락과
새끼손가락 사이, 이어진 붉은 실이 있다고 말했다.
언니도 잘은 모르지만 그게 아마 운명 아니겠냐고.
언니의 나이 13살, 그때 나의 나이 10살.
그걸 채 다 이해하기엔 난 그저 어렸고 어려웠다.
그저 열띤 어느 해가 되어 난 그걸 이해하게 됐다.
난 단 번에 당신을 알아보았고
난 그저 당신에게 가지 않았다.
당신은 나를 원했고, 나 역시 당신을 열렬히
연모하며 원했다.
하지만 난 당신이 왜 그랬느냐고 물으면
할 말은 있지만 절대 거짓을 고할 생각은 없다.
나를 향한 당신의 열띤 마음이,
그 애정이 몇 년이 흐르고 또 흘러도.
그 시절을 떠올리면 그 감정이 영원할 것처럼
내내 그려져 떠오르니까.
난 당신 곁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그저 만족.
눈물을 훔치며, 만족. 감사히, 감사히 여겨-
당신은 늘 내 옆자리를 원했고 나는 그저
현생에서도 전생에서도 눈을 마주 본 것만으로도.
만족, 생글생글 웃으며 우는 나.
당신이 그리워 언젠가부터 내내 그리워,
쌓인 그 편지가 그리움이 한 무더기.
겨우 편지 18~19통.
이걸로 죄다 내 그리움을 그려 당신에게
표현할 수 있다면 참 좋으련만,
이젠 당신을 보면 그 열띤 서로를 향한
애정이 아니라 살아있다는 것에,
감동한 채로 그저 고마운 채로 미안한 채로
내내 그렇게 난 감사히 여길 텐데.
당신이 나를 향해했던 그 거짓말,
내가 당신에게 했던 그 거짓말.
당신은 내게 내가 한 것만큼 한 게 다잖아
당신은 잘못 없잖아.
잘못이라면 그런 운명, 열띤 마음
순수함. 모든 걸 걸고 싶어진 내 마음속에-
일찍이 알아버린 열병.
그저 내 새끼손가락과 당신의 새끼손가락
사이 이어진 그 붉은 실.
그게 당신이란 걸 미안해,
난 일찍이 사실 알고 있었어.
사과는 만나서, 더 할게.
궁금한 것 다 물어봐. 그때,
너무 좋아해서, 너무 사랑해서 그래서 그랬어.
내 전부라서. 진짜야. 내 홍연, 내 짝꿍.이구나
이 사람이 현생에서 이어지지 않았어도
나는 괜찮아, 전생이든 현생이든
이미 당신에게 사랑받았잖아. 그걸로 만족
그걸로 난 다 되었다.
당신이, 보고 싶어서 쓴 편지들.
그 그리움의 무더기.
편지 18~19통.
당신은 알까? 내가 어떤 마음이었는지.
나는 비록 끝이난 우리의 그을려진 추억이
감사히도 기억하지만.
당신은 고작 이런 마음을,
내가 입을 다시 뗄 때까지
전혀 모르길 바라.
신비주의 그거 별로 나쁘지 않네.
갖지 못한 욕망. 그것도 나쁘지 않네,
사랑해 줬으니 사랑 줬으니
다 됐다. 나는.
이 이야기는 당신에게도 말했었지?
우리의 이야기 모티브로 드라마를 쓰고 있어.라고
그곳에선 내내 우린 사랑했었어.
좋아했었어, 와 같은 과거형이 아닌
내내 현재 진행형일지도 모르지.
당신이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얼마나
많이 날 미워하고, 탓하고 울었을지
전혀 가늠이 안 가.
내가 떠난 후, 어떻게 지냈는지
꼭 꼭 당신의 얘길 들려줘.
나도 그만큼 딱 내 얘길 당신에게
건네며 울다가 또 웃다가 그래볼게.
그게 꼭 머지않았길.
바라본다,,
p.s 솔직히 편지. 그리움이 쌓이고 쌓여.
20통, 30통.. 을 더 넘길 자신은 없어.
난 당신이 나의 진심이 여전히 궁금하길 바라,
당신이 궁금하다면 그 시절,
내 전부였던 당신께. 그때 내 세계관을 천천히 들려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어지지는 않았어도, 당신은 내게 그 시절
내 영혼만큼 소중했고 여전히 소중한 사람이야.
참 당신, 그건 알지?
아직 이 편지가 내 손안에 있으니.
이 편지라고 쓰고 그리움이라고 읽는
이것은 당신의 손에 꼭 쥐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말이야. 훗, 걱정 마. 농담이야..
내 농담이 좀 살벌해도 살 떨려도,
내 그리움은 더 진했으니까.
우리의 그리움은 농도가 더 진했으니까.
나보다 더 나은 당신이,
날 조금만 조금만 포용해 주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