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생채기의 연속이거나
혹은 우린 새로운 시작이거나,
주방 가죽의자 시트에 물이 3방울 떨어졌다,
겨우 세 방울이었는데 쉽사리 마르지 않았다.
아마도 이런 걸까?
인간이 받은 상처도 이렇게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
마르지 않을 수 있는 걸까 싶어졌다.
곧 증발해 버릴 것 같던 물방울은 마르지 않았다.
결국 난 가죽에 선명하게 묻은 자국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런 걸까 너와 나도..?
서로의 상처가 10년이 지났어도 아직
마르지 않은 걸까,
증발하지 않은 물방울처럼, 우리의 내면에
가득 그렇게 자국을 낸 걸까?
너를 만나면 하려고 했던 말들 오늘도 참아낸다.
어쩌면 내가 너의 생채기의 연속인 걸까,
싶어져서 슬픈 것 같다. 아주 많이,
더 슬픈 건 보고 싶어,라고 서로의 말만으로도
바로 뛰어가 볼 수 있는 사인 적어도 우린
이제 아니라는 것.
그 사실에 참 슬픔에도 헛헛함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젠 시원하다는 것.
이게 오늘 내가 느낀 전부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가득 보고 싶어 하면 언젠간 내 눈앞에 누군가
내가 불쌍해서라도 너를 내 앞에 모셔다 두길.
하는 엉뚱한 상상만..
내가 그렇게 그리워한 실체를 만나 속시원히
다 풀고 내가 그토록 말하기 싫었던 기억상실까지,
너에게는 내 치부를 보여 울고 불고 하더라도
다 마주할 수 있길, 너는 유일하게 내가 운명이
있구나- 를 믿게 해 준 사람이니까,
p.s 근데 너를 다시 만나면 나 여전히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은데.. 안 울 자신이 없어.
아직도 비어있는 이 기억에, 작은 퍼즐 조각이
맘대로 왔다 갔다 네가 채워줘야 해. 이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소리 내어 엉엉 울더라도 솔직하길.
부디, 이젠
그 기억은 이젠 추억이 되었고 그 추억은
오로지 너와 나만 아는 기억이니까.
너와 나만이 깊게 쓰이고 다르게
적히는 얘기니까,
다시 적히고 싶어.
너의 가슴에 찢긴 종이쪽지를 꼬깃꼬깃,
너의 마음이 퉁퉁 부어버린,
다 허망하게 남는 게 없이 만든 그런 내가
이제는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