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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연 Sep 30. 2020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


 어느 날 우연히 드라마에서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라는 대사를 들었다.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단번에 이해되진 않았지만, 함께 재미있고 행복한 것만큼 완벽한 삶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말은 곧 내 꿈이 되었다. 그날 이후부터 지금까지 누군가 꿈이 뭐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대답하곤 한다.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20대 초반,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깨달아가던 때가 있었다. 하고 싶었던 것들, 도전하고 싶었던 것들을 이루며 부지런히 기록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내 콘텐츠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었다. 내가 쓴 글과 사진을 보며 위로받았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힘이 되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를 찾고 싶어 용기 내었던 순간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생각하니 벅차올랐다.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내가 재미있게 한 일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것만큼 감동적이고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다. 다른 사람이 건넨 한 마디 덕에 용기 내었던 적이, 다른 사람이 담아낸 한 구절 덕에 긴긴 계절을 견뎠던 적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래서 내가 써 내려간 한 글자 한 글자가 어떤 사람의 하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어떠한 순간도 쉬이 여길 수 없었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있어. 자신이 잊은 걸 상기시켜 주니까."라는 어느 영화 대사처럼 나의 염원이 누군가에게 영원으로 닿을 수 있기를 바란다. 좋은 일은 가끔, 힘든 일은 자주 있는 삶이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믿고 싶다. '나는 재미있고, 남은 행복하게'라는 말의 힘을. 그리고 끝까지 안고 싶다. 내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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