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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Mar 02. 2023

To. 당신들

2023. 3. 2

편지를 받았다면, 대답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 (포켓몬스터 로켓단 패러디입니다.)

절미에게서 두 개의 편지를 받고, 한 개의 답장을 드립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곳에서 이 편지를 읽고 있나요?

저는 밤 10시 45분 미스터트롯이 틀어져있는 한 병실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조금 출출해서 양갱을 하나 먹고 있지요.


당신들을 만나서 즐겁게 지내고 돌아와서 간병생활을 시작한 지도 3주가 되었습니다.

평소에 놀라운 토요일 외에 티비를 잘 보지 않아서 몰랐는데, 요새는 트로트 경연 프로가 참 많다는 것을 알았어요.

아, 그리고 평일 저녁에는 내 사랑 콩깍지라는 드라마가, 주말에는 삼 남매가 용감하게라는 드마라가, 일요일 낮에는 전국노래자랑이 최근 병실 티비의 국룰이라는 것도 알았습니다. 사실 전국노래자랑은 오래되었겠지요?


추천해 준 노래, 마크의 차일드를 들으면서, 나 또한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 대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절미 당신은 변백현씨와 10살 차이였군요,,,,(변백현씨가 30대라니 이게 믿을 수 없숴)

제가 처음 팬으로서 좋아한 가수는 H.O.T.입니다. 참으로 조상들이지요? 팬클럽인 CLUB H.O.T. 5기에도 들었고...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20대 초반까지? 좋아했던 것 같아요.

저는 뭐 하나 좋아하면 오래 좋아하는 편입니다, 사람도, 덕질도, 장르도.

무엇보다 그들의 노래를 좋아했어요. 타이틀곡보다는 수록곡들...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H.O.T. 4집 환희입니다.

2018년도에 콘서트 했을 때 보러 가서 또다시 뛰는 심장을 발견하였지만....(사실 심장은 늘 뛰어...) 그냥 그렇게 완덕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미련이 없어여.


지금은 6년째 아라시라는 일본 그룹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일본 팬클럽도 들었는데, 회지 하나 받는데(얇은 잡지나 엽서..) 배대지에 배송비를 16,000원 내야 해서 쫌 가슴이 쓰리지만 좋아하는 게 있는 것은 인생에 참 활력소가 돼요.

힘을 내고 싶을 때,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싶을 때 그들의 쇼프로나 콘서트 영상을 봐요. 제가 이 그룹을 좋아하는 것은, 이 사람들이 재밌는 것도 있지만 배울 점이 있어서여요. 특히 열심히 살고 있어서. 나도 열심히 살고 싶어서.

(요새 국내에서는 말씀드린 대로 조승연 WOODZ와 그의 노래를 좋아하긴 하지만요...)


또 다른 좋아하는 것을 이야기해볼까요. 음. 저는 컵과 코스터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좋아하는데, 차나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하고 언제든 쓸 수 있는 물건이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그와 관련해서는 이런 글을 하나 소개..(내 이야기)  :https://blog.naver.com/gonggamins/222989555632

하는 것으로 급 마무리 ㅋㅋㅋ


우리 친구들을 한 번은 불러서 집에서 차라도 한 잔 내어주고 싶은데 지금 내가 언제 서울에 올라갈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 기약할 수 없군요 껄껄껄

이처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이 대학원 개강인데, 과연 서울에 올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불안하진 않아요. 다만 걱정이 될 뿐.

최근 들어, 기대한 것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주 중요한 것은 지켜가고 있으니까. 나를 지키는 것, 가족을 지키는 것이요. 지금은 이게 중요하니까.


이제는 잠시 덮어두고 있던 일상과 패턴을 조금씩 회복하려고 합니다.

공부를 하는 것, 책을 읽는 것, 글을 쓰는 것.

콘센트와 노트북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숴 (이것은 꽃보다 남자 "하얀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의 패러디입니다.)

할 수 있겠죠? 응원해 주세요.


절미가 다음 달의 나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는 소식은 아주 반갑군용

저는 겨우 1년에 한 번이지만 ㅎㅎㅎ 나에게 내가 함께 있어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때때로 내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이 필요하긴 해요. 글로써 풀어놓는 것, 내가 나에게 말을 거는 것은 한계가 있다 싶을 때가 있더라구요.

누군가의 조언이나 의견이 필요한 경우가 분명히 있으니까.. 1%의 의견만 있으면 결정할 수 있는데, 혼자서는 그게 용기가 안 난다거나 할 때요.


저는 지금 그것을 제 고등학교 동창에게 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 시즌1에 처음 등장했던 인물이지요. (스페인에 함께 다녀온 친구이고, 그 친구는 시즌2에 없었다가 다시 시즌3에 등장했답니다.)


저는 지금 인생 시즌4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환경도, 등장인물도, 저의 역할도 시즌3과 확연하게 달라졌습니다. 당신들을 만나는 시기에 인생 시즌4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멋지게 시즌을 시작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지금 당신은 인생의 시즌 몇을 살고 있나요? 한 번 생각해 보시지요.


인생의 새로운 시즌은 그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게 펼쳐지겠죠.

그게 그냥 이 플롯의 기본값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려고 합니다.

그냥 때때로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수 있으면, 그런 관계가 서로에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From.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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