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아인 Oct 30. 2018

운명

거부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말하는 당신께

인생의 서사에 운명을 끌고 오는 순간은

결국 내가 어떻게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가 아닐까.


의도치 않은 사고, 어쩔 수 없는 타인의 마음,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그 무언가, 혹은 자연재해?

이렇게 된 것은 무엇이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혹은 운명일 것이라고

지금은 네가 날 외면하지만, 우린 결국 운명으로 만나게 될 것이라고

외치게 되는 순간.


누군가는 우리의 운명은 이미 다 정해져있으니

내가 지금 무슨 선택을 해도 정해진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인생을 사는 것이 오히려 편할때가 있다고 했다.

누구에게나 선택을 책임진다는 것은 버거운 일이니까.


나도 조금 더 인생을 편하게 생각하기 위해

운명을 믿어보려고 하지만,

사실 잘 안된다.

무조건적인 긍정을 쏟기엔 내가 너무 인생에 대해 불신하는 게 많아.


사람의 관계는 거부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이 만나게 되는 운명이 존재한다고 나에게 말하는, 

그것을 믿는 당신께.

솔직히 믿을 수 없지만 그것을 믿는 것 말고는 아무런 희망도 기대할 수 없었던 순간, 

내가 어떻게 해도 얻을 수 없는 것이 존재했던 그 순간이 있었어.

나는 운명을 믿고 싶었지만,

안되는 것은 안되는 거라는 말을 듣고 그 상처를 그러쥐고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하는 지금에 왔어.


나는 온전히 운명을 믿을 수 없다고,

지금까지 운명은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가준적이 없다고,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다고.


그 누군가가 말했던대로

나는 그저 가만히 내 운명을 안아줄 수 없을 것 같아.

미안해 삐뚤어진 마음이라.

그냥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방향은 행복이었는데

그런적이 없어서

미안.

응, 미안.


매거진의 이전글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