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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 Mar 10. 2021

안드로이드 개발자 이직- 카카오(2)

두 번의면접

서류 - 코딩 테스트 - 원격 인터뷰 - 과제 - 1차 면접 - 2차 면접


1차 면접

1차 면접은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원격 인터뷰에 참석하셨던 면접관 두 분과 공통 면접관 한분이 참석하셨다. 코드 리뷰, 기술 관련 사항, 특정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 이력에 관련된 질문으로 나뉘었다. 시작은 지난번에 답변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잘못 답변한 부분을 정정하는 것이었다. 이 답변을 하고 나니 저번 면접에서 실수한 부분에 대해 정정할 기회를 주신다는 점에서 안심하고 면접을 진행할 수 있었다. 일단 내가 만든 앱의 코드 리뷰를 이렇게 한 줄 한 줄 받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면접관분들의 질문에 답하며 알고 있는 것,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모르는 것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이 과정 중에 면접관 분들은 내용을 정정해주시거나, 헷갈려하면 힌트를 주시는 등 최대한 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폭풍의 코드 리뷰가 지나가고 내가 많이 지쳐 보였는지, 면접관 분이 분위기를 환기시켜 주신 덕에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이후에는 기술 관련 질문들이 주를 이뤘다.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게 참 많았다. 그리고 나의 공부 방법이나, 실천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보셨다. 앞부분에 대답 못한 내용이 많아 쳐져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이 부분은 면접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주요한 고민이었기에 그동안의 나의 생각이나 계획, 내가 부족한 점까지 가감 없이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매 면접마다 나오는 마지막으로 내가 역으로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때 서비스에 관련된 질문을 했다. 그때 면접관 분이 어려운 내용이지만 긴 시간을 들여 대답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아 내가 면접에서 떨어져도, 이런 분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만드는 서비스라면 오래도록 사용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축 쳐 저 있던 나도 이 이야기를 들으며 기분 좋게 면접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면접이 끝나고 1시간을 꼼짝없이 앉아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안 나서 대답을 못한 게 아니고, 몰라서 대답하지 못한 답변들이 떠올랐다. 부끄러웠다. 제출했던 과제를 다시 보며, 생각했다. 이번에 답변하지 못한 것들이 많지만, 적어도 이 답변들을 자신 있게 할 수 있게 된다면, 고민하고 공부한다면 좀 더 나은 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그리고 내가 생각만 하던 공부에 대한 계획, 방향 들을 누군가에게 말함으로써 꼭 지켜야 되는 일이 되었다고. 나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자기 전 면접 때 받았던 질문 중,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기술에 대한 부분을 공부했다. 여기서부터 시작했다.

이 이후에 면접이 몇 개 잡혀 있어서, 정신이 팔려있었다. 그렇게 3일 뒤, 1차 면접 합격 연락을 받았다. 전형 중에 제일 행복했던 순간이다. 2차 면접 합격 소식보다 더 좋았었다. 예상하지 못하기도 했었고, 이 소식이 앞으로 이렇게 공부하면 됩니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주셨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면접들을 끝내고, 다음 면접까지 그동안 못했던 질문들을 하나씩 지워갔다. 긴 마라톤에 지쳐있을 때 마신 물 한 모금처럼 행복한 순간이었다.


2차 면접

전형의 마지막 과정인 2차 면접은 1시간 정도 진행됐고 두 명의 면접관 분과 함께했다. 너무 떨려서 잠도 못 잤고, 면접 시간이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며 책상에 앉아있었다. 적어도 1차 면접에서 답하지 못한 모든 질문들을 완벽히 공부했고, 이제 어떤 기술 하나를 더 공부해서 붙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면접 세 시간 전 운동장으로 향했다. 이유는 자신감 충만하게 면접을 보고 싶었다. 오늘도 무엇인가 하나 해낸 모습으로, 그리고 운동할 때 최면을 건다. 원래 이 동작을 4개밖에 못했는데 만약에 5개를 해내면 회사에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못해서 사기가 떨어지는 위험이 있을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나는 결국 5개를 해내는 사람이었다.

5개의 자신감을 갖고 면접을 시작했다. 이번 면접에는 저번에 참석하셨던 면접관분들이 들어오진 않으셨고, 이전에 했던 질문에 대한 복기는 따로 없었다. 대신 이전 면접들 보다 더 디테일하게 프로젝트에 관련 내용, 회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사항에 대한 대응 등의 질문이 있었다. 질문 중 일주일을 회고해보라는 것이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어서 질문을 받는 순간 절로 한숨이 나왔었다. 내 답변은 정말 열심히 했고, 최선을 다했기에 어떤 결과든 감사하게 받아들일 수 있겠다고 말씀드렸다. 정말 그랬다.

그리고, 억겁 같던 시간을 지나 이틀 뒤 합격 연락을 받았다.


적고보니 모든 나의 처음을 함께 한 곳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빨리 이 글을 쓰고 싶었다. 준비하면서 적어도 천번은 '카카오 면접', '카카오 이직' 이란 키워드를 검색하고, 읽었던 글을 읽고 또 읽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지만 이 글을 통해 누군가가 힘든 이직기간을 지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좋은 면접관 분들, 누군가 나를 온전히 바라봐준 면접, 빠른 결과 안내 모두 감사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과거를 슬프게 들여다보지 마라. 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를 현명하게 개선하라. 너의 것이니.
어렴풋한 미래를 나아가 맞으라. 두려움 없이

핸리 워즈워스 롱펠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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