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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코 Jul 20. 2021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두고두고 오래오래 꺼내볼 문장들

자기 계발 책을 읽지 않은지 좀 됐다.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성공, 행복, 이야기들에 지쳤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자기 계발보다는 자기 성찰을, 마음을, 감정을 돌보는 책들을 찾았다. 나에게 그런 책들이 소설이다. 소설 속의 어떤 문장들은 오랫동안 내 마음에 남아, 나를 위로해주고, 응원해준다. 이런 내가 소설이 아닌 이 책을 읽게 된 건, 책 표지의 삽화 때문이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파란색 반스 운동화에,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복숭아뼈가 살짝 보이는 길이의 청바지, 자연스러워 보이기 위해 무심히 잘린 밑단까지, 어디서나 보이는 서른 즈음 우리의 뒷모습이었다. 마지막으로 제목인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나를 투영한듯한 이 표지를 보니 책을 읽고 싶어 졌다. 이렇게나 내 모습을 들여다본 것 같은 표지를 담은 책이라면, 나를 위로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거기에 구글의 수석 디자이너분이 쓴 책 아닌가.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내용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고민은 짧게, 행동은 빠르게 라는 내용이다. 이직 준비를 할 때도 가장 고민했던 내용이다. 내가 갈 수 있을까? 합격할 수 있을까? 코딩 테스트를 본 적도 없는데, 채용 절차는 왜 이렇게 길지? 기술 면접을 하기에 나는 충분한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이런 고민에 대한 나의 결론은 '나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였다. 어차피 합격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니고, 이런 나로 충분한지도 내가 판단할 수 없다. 어차피 그에 대한 칼자루는 기업이 가지고 있다. 떨어진다 해도 이 경험을 통해 탈락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에 이를 개선한다면 합격 확률 또한 높아지니, 당락여부와 상관없이 나는 성장할 것이다. 어차피 처음이지 않는가, 실패할 수 도 있다. 무언가 시작하기에, 겁이 나고 두려울 때 꺼내보면 좋을 이야기들이다. 

 최근에 이직 준비로 고민이 있다며 연락해온 분이 계셨는데, 이 문장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P.321

인생에 완벽히 준비되는 시점은 없다. 내가 적합한지 아닌지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합격 통보는 받는 것이지 내가 주는 게 아니다. 내가 해야 하는 건 여러 곳에 지원서를 내는 일이다. 답을 정해 놓고 문제를 풀면 틀릴 확률만 높아진다.

P.328

실행을 위해서는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것이지, 수습하고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준비는 늘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일단 일을 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개적으로 소문을 내길 권한다. 뭔가 완벽하게 만들어서 '짠' 하고 알리려는 계확 따윈 버리시길. 최대한 빨리, 설익은 상태에서 소문을 내면, 스스로 아차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예정된 날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렇게 하고 나면, 그 경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62

실패한 경험이 적다는 건 다시 말하면 도전하지 않았거나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만 도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는 잘될 확률보다는 잘 안 될 확률이 더 높다. 남들은 잘하는 일을 내가 하면 잘 안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부터 단단해지는 내공이다.


두 번째는 프롤로그에 나온 인용구이다. 내 꿈을 담은 문장과 닮아있다. 내가 어느 방면에 재능이 있고, 무엇을 더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는 여전히 탐구 중이지만, 그 목적은 누군가의 삶이 더 나아지게 돕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나를 더 들여다보게 된다. 나의 재능을 잘 찾아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도울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이다.

삶의 의미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는 것이고, 삶의 목적은 그 재능으로 누군가의 삶이 더 나아지게 돕는 것이다.
- 파블로 피카소


이 외에도 디자이너 분의 책을 읽다 보니, 프로덕트를 만드는 입장에서 유저를 바라보는 시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들이 와닿았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유저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조율하고 의사 결정하기 위해 매일을 고군분투한다. 이 해결에서 정답이어서 정답인 게 아니라 다른 게 정답이 아니니 차선이 정답이라는 말은 무릎을 탁 치게 했다.

P.311

사람의 욕구란 그런 것이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마음의 장난.

P.146

정답이어서 정답인 게 아니다. 다른 게 정답이 아니니 차선이 정답인 거다.

P. 157

디자인 산업에 축이 되어 온 고전적인 원칙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이다. 미국의 시래기각 루이 설리번의 말은, 그 이전 시대의 공예적이고 장식적인 디자엔에서 벗어나 기능주의와 실용주의가 강조되던 근대 디자인의 상징이자 출발점이 되었다. 쉽게 말해 기능이 먼저이고 디자인은 절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P.143

우선순위 매기기
첫째, 빈도.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가?
둘째, 가시성. 사용자에게 얼마나 쉽게 노출되는 문제인가?
셋째, 치명도. 얼마나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는가?


다시 읽고 싶은 문장들을 적고 나니 팔이 뻐근했다. 매일 타자를 치면서 일을 하지만 이런 통증은 오랜만이다. 이 책은 나에게 이렇게 기억될 것 같다. 팔목의 뻐근한 통증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이 많았던 책. 지칠 때, 누군가에게 말할 힘도 없을 때, 꺼내 읽고 싶은 책으로. 그렇게 오래오래 여러 번 읽힐 것 같다.



P.33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감정을 구체화해서 정신의 실체를 만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막연히 기분이 언짢은 상태 우울한 상태, 괴로운 상태를 그냥 두면 안 된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원인을 파악하고, 나의 내면과 만나야 한다.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나 자신을 만나야 위로도 하고 치유도 한다.

다른 나라의 문화나, 미지의 생물, 머나먼 우주의 행성을 이해하기 위해 기꺼이 노력할 마음이 있다면,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그만큼의 노력을 들이는 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일 것이다.   - 유발 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중에서


P.36

행동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행복은 경험의 객관적 축적물이 아니라 무엇을 기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여러 실험을 통해 이론으로 정립했다. 우리 마음을 조종하는 기억은 매우 주관적이고 편향적이어서 잠깐 있던 일을 크게 남기기도 하고, 실제 있던 좋은 일을 지워 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하루를 복기하며 기억을 교정하는 일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


P.38

이번에 글을 쓰면서 새삼 깨달은 바인데, 글은 정돈된 생각의 결정판이다. 흘러가는 말과 달리 글은 오랜 시간 생각을 정리하고, 메시지를 수정하고, 공을 들여 다듬는 과정을 거친 사고의 산물이다.


P.42

월급이 기술과 전문성에 기반한 직무 역량의 대가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월급은 성과에 대한 보수다. 그런데 상과는 나 혼자만 잘한다고 나오는 게 아니라 협업을 통해 나온다.


P.43

다른 사람에게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많은 경우 기대가 실망을 낳는다. 애당초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


P.44

'배울 게 없다'는 말은 내 배움의 능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배운다'는 능동형 동사다. 저절로 '배워지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같은 곳에서 같은 경험을 해도 누군가는 배워서 성장하고, 누군가는 제자리걸음만 한다. 화풀이, 속풀이, 술 풀이가 정 필요하다면 딱 하루만 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P.45

인생은 종종 무엇이 더 나은가의 선택이 아니라 무엇을 더 참을 수 있느냐의 선택이다.

더 버티는 게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얼른 '손절'이 답이다. 버틸 수 있는 끈기도 중요하지만, 필요할 때는 끊어 내는 용기와 판단력도 중요하다. 이건 루저도 아니고, 포기도 아니다. 나를 지켜 내는 일이다.


P.49

'너만 겪는 게 아니니 유난 떨지 말라'는 말은 가장 모욕적이고 상처가 되는 말이다. 나의 경험은 나만 겪은 나의 고통이다.


P.53

그 기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것이다. 최대한 힘을 비축하고, 정신줄 붙잡고, 우선순위에 항상 '나'를 놓고, 그 기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거다.

지나간다. 거짓말처럼 지나간다. 앞이 안 보이는 캄캄한 터널이지만 끝이 있는 터널이다. 끝이 있는 터널은 걷다 보면 언젠가는 지나기 마련이다.


P.62

실패한 경험이 적다는 건 다시 말하면 도전하지 않았거나 실패하지 않을 정도로만 도전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는 잘될 확률보다는 잘 안 될 확률이 더 높다. 남들은 잘하는 일을 내가 하면 잘 안 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부터 단단해지는 내공이다.


P.66

그래서 나는 강연을 하게 되면 나의 성공담보다는 실패담을 나누곤 한다. 실패의 경험이 중요해서라기보다는 내 성장에 그 실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 결과에 어떤 성공을 이루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스토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만 보고 지름길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이면의 과정을 알려 주고 싶어서다.

실패는 아프다. 하지만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실패를 상처로 두지 말자. 상처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그냥 두면 곪아 터진다. 가장 위험한 건 상처의 아픈 기억 때문에 자꾸 움츠러드는 것이다. 상처가 나면 바로바로 치료하고, 왜 상처가 생겼는지 분석하고, 상처가 나지 않을 방법을 연구해 보며 툴툴 털고 일어나자. 그런 경험이 쌓여야 다시 해 볼 엄두가 나고 상처 나는 게 덜 무섭다.

'까짓, 그것 가지고 안 죽는다.'

이런 내공이 생길 때까지

부하 직원이 실패하지 않도록 이것저것 잔소리하는 게 좋은 상사 임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그냥 좀 내버려 두시라. 실패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 이아. 실패 좀 한다고 하늘 안 무너진다.


P.71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살아남는다.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P.86

우리는 두려움을 느끼기에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먹을 것을 비축하고, 주변을 살핀다. 즉 두려움은 극복하거나 떨쳐 내야 하는 감정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평생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라는 의미다. 다만 두려움의 힘이 워낙 크니 항상 경계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한다.


P.95

'난 앞으로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실패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성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하기 위해서 하는 시도라고 생각하면 못 할 일도 없다.


P.97

놀랍게도 한 번의 성공보다는 백 번의 실패가 훨씬 더 나를 노련하게 만든다. 그러니 실패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실패를 해 봐야 나의 실체를 만난다.


P.127

기업은 문제 해결자를 찾는다. 채용 면접 과정의 핵심은 지원자가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량, 이를테면 사고력, 통찰력, 창의력,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지, 그리고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 역량 이상으로 문제 저으이 역량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른 해결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134

하지만 숫자가 말해 주지 않는 것이 많다. 숫자를 뽑아내는 것은 쉽지만 그 숫자들의 의미를 파헤쳐 보거나 숫자 바깥에 존재하는 세상을 알려고 하는 일은 적은 듯하다. 그래서 난 숫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게으르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숫자가 아닌 그 숫자가 지닌 의미와 숫자 외의 것들을 접목해 센스 메이킹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 통찰의 중심의 의사 결정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래서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P.135~136

직관은 데이터의 또 다른 형태다. 몇몇 학자는 직관이 가장 고도화한 지능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의식이 모르는 것도 직관은 알기 때문이다. 그들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10퍼센트만이 전두엽(뇌의 앞부분으로 언어, 사고, 판단 등 고도의 지적 확동을 담당)의 의식으로 흡수되고, 나머지 90퍼센트는 무의식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따라서 본능적인 촉이 발동했다면 그것은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온 것이다. 왜냐하면 뇌가 받아들인 정보의 90퍼센트가 무의식의 영역으로 들어가니까 말이다. 직관은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었고, 적극적으로 혹은 수동적으로 평생을 갈고닦은 정보의 결과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정보에 접속해 새로운 것들을 연결하고 조합하는 뇌의 능력 덕분에 직관의 힘이 더욱 강력해진다는 사실이다.   - 아비 로스 <구글 디자인 부사장>, <데이터 디자인> 중에서


P.143

우선순위 매기기

첫째, 빈도.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 문제인가?

둘째, 가시성. 사용자에게 얼마나 쉽게 노출되는 문제인가?

셋째, 치명도. 얼마나 치명적인 문제를 야기하는가?


P.146

정답이어서 정답인 게 아니다. 다른 게 정답이 아니니 차선이 정답인 거다.


P.147

삼성인이 되려고 하지 마세요. 삼성인은 이미 많습니다. 여러분이 삼성인이 되는 순간, 여러분은 그저 'one of them'이 되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여러분을 뽑은 이유가 없어집니다.


P.152

팀의 성공은 홈런 타자 한 사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홈런 타자 한 사람이 빠졌다고 무너지는 팀도 좋은 팀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반짝 1승이 아니라 다승 팀이 되기 위해서는 2군 선수들과 스태프까지 모두 어우르는 팀워크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나온 여러 회사는 늘 해당 분야에서 최고였는데, 그건 한 사람의 홈런 타자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모두의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상 성공하는 팀의 일원이었다는 것은 곧 저의 성과이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P. 157

디자인 산업에 축이 되어 온 고전적인 원칙들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이다. 미국의 시래기각 루이 설리번의 말은, 그 이전 시대의 공예적이고 장식적인 디자엔에서 벗어나 기능주의와 실용주의가 강조되던 근대 디자인의 상징이자 출발점이 되었다. 쉽게 말해 기능이 먼저이고 디자인은 절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P.216

공감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듣고 고개를 끄덕여 주는 행위에서 끝나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잘못된 필터링은 오히려 공감의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해나 공감보다 그냥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누군가가 아닐까 싶다.


P.219

누구나 한 번 사는 인생, 내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인생...., 오늘 하루를 충분히 살아 내는 그녀의 인생관이 참으로 멋져 보였다. 엔딩 인터뷰 컷이 내내 기억에 남는다. 남수단 취재 중 길을 잃고 헤매다 주민에게 길을 물었더니 수단 아주머니가 이렇게 알려 주었단다. "당신이 가는 곳이 다 길이다."


P.231

중요한 건 본연의 콘텐츠다. 그 콘텐츠가 가진 힘, 특별함, 그리고 매력이 청중의 귀와 마음을 열게 한다.


P.270

하는 일이 성과를 내지 못해 사기가 저하되거나 계속되는 실패로 동기 부여가 안 되거나 퇴사할 엄두는 나지 않지만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면, 딴짓을 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특허를 내거나 대학에서 특강을 하거나 학회에서 발표를 하는 등의 딴짓으로도 구멍 나고 허한 마음이 채워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존재감이니까.


P.310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은 가치 싸움이다. 재미있게도 소비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사면서 이유를 만들어 낸다. 필요해서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싶은 욕구가 소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P.311

사람의 욕구란 그런 것이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마음의 장난.


P.319

나의 생활이 누군가의 돈에 의존해야 한다면 그 돈만큼 내 삶의 권한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게 당연했고, 돈이 필요하면 무슨 일을 해서라도 돈을 벌여야 했다.


P.320

아이디어가 풀리지 않거나 실패를 답습할 때 나는 언제나 '처음으로 돌아가자!'를 외친다. 안 되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 이유를 명확하게 분석하지 않은 채 열심히 노력한다고 성공이 따라오는 게 아니다. 나의 경험상 노력과 성공은 별개의 일이다. 면접에서 계속 떨어진다면 그 이유를 원점에서부터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P.321

인생에 완벽히 준비되는 시점은 없다. 내가 적합한지 아닌지는 회사가 결정하는 것이지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 합격 통보는 받는 것이지 내가 주는 게 아니다. 내가 해야 하는 건 여러 곳에 지원서를 내는 일이다. 답을 정해 놓고 문제를 풀면 틀릴 확률만 높아진다.


P.323

혹시 지금, 준비되면 해 보겠다고 생각하면서 이 글을 읽는 중이라면, 다시 말하지만 그런 준비된 때는 오지 않는다. 일은 저지르고 수습하는 것이지, 수습 준비를 마치고 저지르는 게 아니다. 여기서 핵심은 '꾸준함'이다. 이렇게 꾸준히 매달 올리면 점점 보는 사람이 늘고 댓글이 달린다. 피드백으로 배우고 네트워크도 확장하고 운이 좋으면 채용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1년을 지속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스토리가 생길 것이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낼 수 있는 사람은 그걸 정말 좋아한다는 뜻이고, 자기 관리가 된다는 뜻이고, 성실하다는 뜻이다. 무언가 1년 이상 지속한다는 것, 해 본 사람은 알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P. 326

내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얼마만큼 알고 있는지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내가 알고 있는 걸 남에게 설명해 보는 것이다. 다른 사람을 가르 치키 위해서는 내가 공부를 가장 많이 해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 설명을 잘하려면 내가 알고 있는 걸 정리하고 요약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설명을 들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나를 돌아봐야 한다. 그러면 나의 지식과 경험이 훨씬 단단하게 자리를 잡는다.


P.328

실행을 위해서는 일을 벌이고 수습하는 것이지, 수습하고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다. 준비는 늘 열심히 하는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일단 일을 벌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 공개적으로 소문을 내길 권한다. 뭔가 완벽하게 만들어서 '짠' 하고 알리려는 계확 따윈 버리시길. 최대한 빨리, 설익은 상태에서 소문을 내면, 스스로 아차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예정된 날이 다가오면 어떻게든 하게 되어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렇게 하고 나면, 그 경험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329

"회사에 목숨 걸지 말아라."

기대치가 높으니 실망도 크고, 내 커리어를 현 직장과 동일시하니 불안한 거다. 회사는 비용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영리 단체일 뿐 효용 가치 없는 나를 돌봐 주는 비영리 단체가 아니다. 회사가 나를 언제든 버릴 수 있듯이, 나 또한 언제든 회사를 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P.331

그렇게 딱 1년만 해 보길 권한다. 꾸준함이 핵심이다. 뭐든 1년 이상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은 함께 일하고 싶고 채용하고 싶어 진다. 스펙이란 게 사실 별것 아니다. 본인 스스로 커리어를 다져 나가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 그게 바로 스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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