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토큰화 주식, 자본시장 혁신의 시작

블록체인 위에 올라간 주식, 기존 주식과는 무엇이 다른가?

by Ethan


비상장 주식 OpenAI, SpaceX를
블록체인에서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면?



2025년 6월 30일 로빈후드는 토큰화 주식(Stock Tokens)를 통해 EU 지역을 대상으로 200개 이상의 미국 주식 및 ETF를 거래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로빈후드 Layer 2 블록체인을 통해 24시간 거래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초기에는 Arbitrum에서 발행을 진행한 뒤 향후 자체 Layer 2 블록체인(Arbitrum 기반)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글로벌 2위권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비트도 실제 주식을 담보로 한 토큰화 주식 상품을 상장했고, 그 외 여러 글로벌 거래 플랫폼들 역시 잇따라 토큰화 주식을 선보이면서 토근화 주식시장이 빠르게 팽창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규제와 관련된 논란 역시 점차 거세지고 있다.





한편, 샘 알트만의 오픈AI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로빈후드와 어떤 파트너십도 맺지 않았으며,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이를 보증한 사실이 없다고 공지하며, 오픈AI 주식 토큰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럼 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는 토큰화 주식이란 무엇이며, 기존 주식과는 무엇이 다를까?





토큰화 주식(Stock Tokens)이란?


토큰화 주식은 전통적인 주식이나 ETF 등 실물 자산의 가치를 담보로 삼아, 블록체인 위에서 디지털 토큰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주식 가격과 배당 등 경제적 권리를 토큰에 연동해, 투자자가 실제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블록체인 상에서 주식과 동일한 수익 구조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로빈후드가 선보인 토큰화 주식은 비상장 및 해외 주식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이는 전통 금융에서는 일반 투자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었지만, 스마트컨트랙트를 기반으로 24시간 언제든지 거래가 가능해짐에 따라 투자 범위가 크게 확대된 셈이다. 배당금 역시 토큰 보유자에게 플랫폼을 통해 지급되기 때문에, 경제적 혜택 또한 실물 주식을 가진 것과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다만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적이며, 예탁결제원 같은 중앙 보관기관이 없기 때문에 법적 안전망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는 블록체인과 플랫폼이 제공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토큰화 주식(Stock Tokens)의 필요성


위 표에서 보듯이 토큰화 주식은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확실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더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바로 보유 검증(총량관리)이다.


‘주식 총량관리’란 전체 발행된 주식 수(공급 총량)와 각 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잔고를 정확히 맞추고, 이를 실시간 혹은 주기적으로 검증·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이러한 관리가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허술했던 탓에 골드만 삭스의 무차입 공매도나, 삼성증권 사태 같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주식 시장은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인다. 투자자은 자신이 매수한 주식이 실제로 존재하고, 타인의 권리와 겹치지 않는 독립된 소유권이라고 믿기 때문에 안심하고 거래를 이어나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총량관리의 허술함이 구조적으로 지속된다면 투자자들은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고, 이는 곧 시장의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토큰화 주식 구조에서는 이 문제가 구조적으로 해결된다.

총 발행량이 스마트컨트랙트에 고정되어 있고, 각 투자자가 보유한 토큰(주식)은 블록체인에서 즉시 검증되기 때문에 없는 주식을 매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결국 총량관리가 자동화되고, 실시간으로 보유 검증이 이루어져 무차입 공매도나 유령주식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것이다.







토큰화 주식(Stock Tokens)이 마주한 과제


토큰화 주식은 기존 금융 시장에서 나타난 무차입 공매도, 유령주식, 플랫폼 임의 거래 제한 같은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토큰화 주식은 말 그대로 기존 주식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만들어 유통시키는 구조다.

주식 소유권을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서 관리함으로써 투명성과 즉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 토큰이 진짜 주식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려면 반드시 토큰과 실제 주식이 1:1로 대응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검증이 필수적이다.

실제 underlying 주식이 존재하는가? (상장 혹은 비상장 주식 발행 내역)

그 주식을 신뢰할 수 있는 기관(예탁결제원, 커스터디 은행 등)이 보유(예탁)하고 있는가?

그 주식 수와 토큰 발행량이 정확히 1:1로 대응하는가?

제3자가 이를 공시 혹은 증명했는가? (예탁기관 확인서, 회계감사, 블록체인 Proof)


현재의 토큰화 주식은 현실 자산을 블록체인으로 가져오는 RWA(Real-World Assets) 구조에 속한다.

문제는 블록체인 자체는 체인 외부에 존재하는 데이터를 검증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즉 블록체인은 삼성전자 주식이 몇 주 발행됐는지, 누가 실제로 예탁기관에 맡겼는지를 직접 확인하지 못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현실의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주는 오라클(oracle) 이다.




오라클은 현실 세계에서 검증된 정보를 스마트컨트랙트로 전달해 주는 다리 같은 역할을 한다. 결국 “실제 주식을 예탁기관이 안전하게 보관하고 있으며, 그 수량만큼만 토큰을 발행했다”는 사실을 보장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오라클, 회계감사, 예탁기관 보고, API 같은 중간 전달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잘못된 데이터가 들어오거나, 발행자가 의도적으로 허위 정보를 넣거나,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블록체인은 그것을 그대로 진실로 믿고 기록해버린다. 그래서 토큰화 주식의 신뢰성 문제는 결국 오라클 문제로 귀결된다. 이에 많은 프로젝트들이 제3자 감사, 실시간 담보 증명, 전문 오라클 솔루션을 결합해 이를 보완하려고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무리하며 — 피할 수 없는 변화, 준비해야 할 미래


토큰화 주식은 기존 자본시장이 안고 있던 신뢰와 효율성의 한계를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이다. 물론 기존 방식에서 새로운 방식으로의 전환되는 과정에서 담보 검증, 오라클 문제, 규제 불확실성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실험이 지속된다면 자본시장은 훨씬 더 투명해지고, 누구나 24시간 접근 가능한 시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전환되는 과정에서 금융사고 같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하기에 “이 토큰이 정말 주식을 담보하고 있는가?”, “신뢰할 만한 오라클과 예탁 구조가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야 할 것이다.

과거 자본시장이 수많은 기술과 제도를 수용하며 발전해왔듯, 앞으로도 이러한 변화의 바람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변화를 거부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기술적·제도적 한계를 하나씩 보완해 나간다면 더 효율적이고, 신뢰가능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습관은 가치를 만들고, 가치는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