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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셀나무 Nov 16. 2023

멋진 배우 이작가의 흥분과 함께한 금요일

2028년 11월 10일 금요일  -5년 후의 일기

        

 창가로 들어오는 불빛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밤 11시.

오늘이 내일을 향해 가는 마지막 시간 조용히 하루를 돌아보는 이 시간이 참 좋다.오늘의 내가 있기까지가 문득 떠오른다. 슬초 브런치 작가모집에 충동적으로 지원하고 발바닥밑에 숨어 있던 마지막 용기까지 끌어올려 오프모임에도 나갔던 일이 이 모든 변화의 시작이었다.100여명이 넘는 동기들을 만나며 그들의 보석같은 글들은 저마다의 치열한 삶과 시간과의 전쟁속에서  사건의 포격을 뚫고 살아나온 귀한 글들임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그 만남이후 부터였던 것 같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소중히 여기며 매일 읽고 매일 쓰는 기본기를 시작하게 된 것이.  



        

 참 신기한 하루였다. 

‘압도적 진상’ 3판 인쇄 기념 교보문고 북토크를 마치고 상기된 얼굴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징~징~”

모르는 번호다. 받을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 전화를 받았다.

 “플레디스 엔터테이먼트입니다”

순간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펑 펑 심장폭죽 소리에 압도되어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다. 입이 바짝 말랐다

" 네? 세븐틴이 부른다구요?". 

감사 인사는 염소가 대신 해주었다. 

 내 가사를? B급 감성이 필요했나? 흥분이 찾아오고 물음표가 떠나질 않았지만 세븐틴 팬클럽 캐럿인 딸이 방방 뛸 생각을 하니 입이 귀에 걸렸다. 환호성이 들리는건 내 착각인가?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또다른 부캐로 틈틈이 작사 공모전에 응시를 했고 결과는 늘 한결같았다. ‘안타깝게도 이번에는~’. 하지만 낙담하지 않았다. 결과와 상관없이 나의 루틴대로 뚜벅뚜벅 나아가는걸 즐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큰 기대없이 응모하고 곧바로 그 사실을 머릿속에서 지웠었다.   



       

배우가 부러울 때가 있었다.

다양한 인생을 살아보는 느낌은 어떨까.. 압축팩에 여러 모양의 인생을 꽉꽉 채워놓듯  밀도 높은 삶을 사는 멋진 인생.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린 어느 누구나 다 배우다. 게다가 나의 인생에선 내가 다 주인공이다.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이자  딸, 직장 동료이자 옆집 아줌마...... 그것이 발연기이건 메소드 연기이건. 연기가 아닌 진심이건. 이제 그곳에 작가의 인생이 합류했고 바로 오늘 작사가의 삶이 추가되었다.    




흥분이 아직도 가시질 않는다. ...늦었어요. 이제 그만 가셔야죠. 11시도 훨씬 넘었는걸요. 아님, 오늘밤 내내 함께 있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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