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의 선택에서 배우다-J.K롤링
대부분의 인간은 실패를 두려워한다. 나 또한 어린 시절 실패가 참 두려웠다. 뭘 하든 머릿속에서 떠오른 것들을 퍼뜩 시작하지 못하는 문제의 대부분은 완벽주의로 포장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인간은 회복탄력성이 뛰어나고 또 어떤 인간은 특정 사건에 대한 심리적인 회복이 느리다. 나는 개인적으로 후자에 가깝다.
그래서 스스로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나는 왜 그것에 취약한 것일까.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꺼내보았다. 그때로 돌아가 그 감정을 찾아 보았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던 아이는 무엇이든 시도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아이는 자신이 시도한 것에 대해 자랑스레 부모에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기억 속에는 아이의 시도가 있는 그대로 인정받은 기억이 전무했다. 그렇게 아이는 자신이 가진 재능은 쓰레기라고 치부하게 되었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다른 재능을 갖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참 진부하고도 슬픈 얘기지만 모든 어린 시절의 인정받지 못한 기억은 무의식에 남아 성인이 된 우리의 행동을 억압한다. 자신이 했던 모든 것이 쓸모없다는 것을 느낀 아이는 자신을 통제하고, 자신의 발상을 억제하게 된다. 그것이 반복되면 성공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에는 어떤 것도 시도하지 않는 '병'에 걸린다. 그러나 이 세상에 성공이 보장된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는 모든 인간에게는 창조의 욕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그것을 눌러 없애는 것은 정신적인 질병에 가깝다. 자신의 재능을 모르는 것도 마찬가지지만 알면서도 눌러버리는 것은 더 비참한 일이다. 해리포터의 저자 J.K롤링은 "살다 보면 어떤 실패는 반드시 찾아온다. 무언가에 실패하지 않고 살기란 불가능하다. 산다고 하기 힘들 만큼 몸을 사리며 산다면 모를까. 그런 경우는 부전패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상처는 실패를 두려워하며 몸을 사리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롤링처럼 실패를 즐긴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출판사에 12번 거절당했고 포기하지 않았다. 드디어 13번째, 블룸즈버리출판사에서 500권으로 시작해 지금의 우리가 알고 있는 해리포터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작가는 해리포터시리즈에서 실패와 성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해리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인물이라기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묵묵하고 끈질기게 살아내는 인물이다.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세상을 만들어간다.
해리의 삶은 작가의 태도와도 닮아있다. 해리는 부전패를 할 바에 차라리 도전과 실패를 선택한다. 롤링도 그랬다. 그들은 그렇게 각자의 방식으로 성공을 거머쥔다. 성공을 위한 도전이었다면 세상에 없었을 성공이었다.
세상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히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돌아보니 아무것도 남지 않는 인생임을 깨닫는 것만큼 큰 실패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날에 '고됐다. 그런데 참 잘살았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요소는 우리가 바라는 성공이 아니라 자신 안에 그려온 수많은 실패라는 얼룩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