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선
그는 오래도록 안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것은 말보다 먼저 올라오는 감각을 붙잡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티며, 설명하지 않아도 사라지지 않는 자신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그 시간은 조용했고, 때로는 길었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바깥에서 보면 멈춰 있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안에서 그는 아주 천천히 숨을 고르는 법을 배웠다.
불안을 밀어내지 않고 함께 두는 법을 알았고, 대답하지 않아도 줄어들지 않는 자신을 알아보았다. 무언가를 해결해야만 괜찮아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두어도 사라지지 않는 감각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조용히 머물러 있는 시간 속에서 그는 자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아주 느리게 그러나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다.
안쪽에서 오래 서 있던 사람은 어느 순간 조금씩 바깥을 보기 시작한다. 창가에 머물던 빛이 이전보다 또렷하게 느껴지고,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도 예전만큼 움츠러들지 않는다. 바람이 창문 틈을 스치는 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낮은 웃음소리 같은 것들이 더 이상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다.
여전히 마음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그 조심스러움이 두려움과 같지는 않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그는 이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숨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세우기 위해 천천히 시선을 든다. 서두르지 않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스스로의 자리에서 고개를 드는 방식으로.
안과 밖 사이에는 분명 선이 있다. 그러나 그 선이 벽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자리라는 것을 그는 알게 되었다. 그곳은 밀려나거나 갇히는 경계가 아니라, 잠시 서서 숨을 고르고 방향을 가늠하는 자리였다. 오래 버텨온 시간은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그 단단함은 타인을 밀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그 자리에 한동안 서 있었다. 안쪽에서 배운 고요가 아직 몸 안에 남아 있었다. 그 고요는 서두르지 않았고, 쉽게 흔들리지도 않았다. 마치 오래 물속에 잠겨 있다가 천천히 수면 위로 올라온 사람처럼, 그는 이제 조금 더 또렷한 시선으로 주변을 바라볼 수 있었다.
이 브런치북은 소설도 에세이도 아닌, 마음의 창에서 꺼내온 감각을 적어 내려간 기록입니다.
‘그 사람’을 따라가며 자신의 감각이 머무는 지점을 천천히 느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