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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Sep 03. 2015

알제리는 대체 어떤 나라야?

두려운 심정으로 첫 발을 딛었던 나라. 그런데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1. 알제리로 가게 됐다


"알제리에 회사 프로젝트가 있는데..."


파견을 나가야 하는 나라가 알제리라고 했다. 당시 나는 어느 나라든 파견 가고 싶어서, 아프리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프리카로 가게 됐다.


알제리라는 검색어로 인터넷으로 뒤지는데, 검색된 정도는 대부분 부정적인 - 이를테면 폭탄, 테러와 같은- 단어들 뿐이었다. 뭔가 한껏 부풀어진 마음은 어느새 바람 빠진 풍선마냥 쪼그라들었다. 나는 일하고 싶지, 목숨을 내놓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동안 줄곧 고민만 했다. 그러다 갑자기 혹시 언론에서 말하는 것은 진실과 멀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외국인들이 전쟁과 분단의 이미지로 우리나라를 보듯, 알제리도 어쩌면 오해를 받고 있는지 모를 일이지 않는가.


하지만 위험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었으므로, 나는 비행기를 타기 전에 생명보험을 들기로 했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S형과 전화하는데, 형이 내게 물었다.


"사망시 지급액은 얼마로 정할까?"


이렇듯 보험가입은 마음을 씁쓸하게 만든다. 매달 뜯겨나가는 돈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알제리는 프랑스 식민시기, 독립전쟁, 내전 등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Ain taya)


#2. 지금도 알제리에 있는 이유


나는 지금 알제리에 있다. 설렘보다는 걱정과 두려움을 가지고 처음 입성했던 알제리인데, 이렇게 정착하게 된 것은 다시 생각해봐도 신기한 일이다.


"그런 나라에 왜 살아요?"

(여기서  '그런'이라는 형용사는 뭔가 부정적인 뜻을 다소 내포하고 있다.)


위와 같은 질문을 들으면, 나는 대개 이렇게 답한다.


"그냥... 좋아서요."


대다수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좋아서 그렇다'라는 대답은 으레 잘 먹힌다. 그러나 세세하게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에게는 저런 두리뭉실한 대답은 무수한 질문을 부르곤 한다. 세부적으로, 어떤 점에 있어, 알제리가 좋은가요? 따다다다...


내가 손꼽는 알제리의 매력은, 우선 거대한 자연에서 비롯한다. 지중해와 사막이라는 대조적인 기후를 동시에 끼고 있는 이 나라는 그 규모(알제리는 세계에서 10번째로 넓은 땅이다.)에 맞게 광활하고 다양하며 또 독특한 자연을 품고 있다.


조경가에게 있어서 자연은 언제나 참고해야 하고 또 그렇게 따라야 하는 위대한 가르침을 주는 존재인데, 그런 좋은 강의를 마음 편히 들을 수 있는 곳은 지구상에 그리 많다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또한 알제리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공존해왔던 곳이다. 굳이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지금도 이슬람과 프랑스, 그리고 아프리카 문화가 한 곳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는 것이다. 그 혼재되는 문화의 양상이 나의 흥미를 자주 잡아끈다.


게다가 알제리는 <이방인>으로 유명한 소설가 알베르 카뮈를 탄생시킨 곳이다. 그가 표현한 알제의 매력은 다음과 같다.


길 모퉁이를 돌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바다, 어떤 햇빛의 무게, 인종의 아름다움 같은 것.


마지막으로 사하라 사막을 언급할 수 있다. 사실 사하라를 경험하기 전에는 그저 작열하는 태양 아래 뜨거운 열기가 피어오르는 모래 사막만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 곳은 경험할수록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신비로운 매력을 갖고 있었다. 이를테면 <어린 왕자> 삽화에 나오는 장소와 유사한 풍경을 가진 곳까지 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나는 알제리에 머물고 있다.

이 곳에 처음 오는 이는 우선 지중해의 매력에 빠질 것이다. (@Beja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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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추가)


알제리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제 책 <알베르 카뮈와 알제리>를 구매해보는건 어떠세요?사진이 많아 알제리를 간접여행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거에요.


http://m.yes24.com/Goods/Detail/8976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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