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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Aug 06. 2018

알제리인의 운전습관

특히 사하라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유별나다

어느새 알제리에서 운전한 시간이 한국보다 더 많아졌다. 알제리에 출장온 한국인이 나를 보고 정말 알제리인처럼 운전한다고 말하는 걸 흘려들었는데, 언젠가 한국에서 운전할 때 나의 운전에 당황해하는 주변 운전자들의 표정이 떠올려보면 아예 빈 말은 아닌것 같다. 다른 알제리인들보다 안전 운전한다고 생각했는데, 제 운전에 놀라셨던 분들이 있다면 이 지면을 빌어 사과 말씀드립니다. 꾸벅.


알제리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에 대해 간단히 정리하면 '거칠다'. 갓길 이용, 무차별적인 차선 끼어들기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고 자신들이 난폭하게 운전해놓고 되려 상대방에게 오른손을 올려대는 사람도 많다.


이번에 튀니지를 육로로 다녀오면서 튀니지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는데, 라운드 어바웃에서 다른 운전자에게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이웃나라인데도 꽤 달랐다. 교차로 같은 데서 먼저 차 머리부터 들이대려고 하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선진국에 가까운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프랑스 운전자는 어땠을까. 대부분 조심스럽게 운전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경찰이 없더라도 자율적인 규칙이 내재화된 사람들인 것처럼 운전하곤 했다. 프랑스에서 난폭하게 운전하는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이민자일 가능성이 많은데,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말하는 게 아니라 나는 내가 경험한 만을 말할 뿐이다.


참고로 알제리 내에서도 지역마다 운전습관이 꽤나 다른데, 특히 사하라 사람들의 운전습관이 유별나다. 이들은 대부분 느긋하게 운전하는데, 그들의 전반적인 삶의 행동이 느리기도 하지만 사막 도로의 변수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그에 적응한 게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변수라 함은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사막의 도로가 모래폭풍으로 인해 모래로 덮여버리거나, 야생 낙타가 도로에 뛰어드는  등이 가능하다. 수북이 덮인 모래에 과속으로 달리게 되면 차는 아마 모래 속에 처박히게 될 것이다.


한편 편도 2차선에서 1차선을 차가 달리고 있 경우, 이 차는 대개 좌측 깜빡이를 계속해서 켜고 있다. 처음 봤을때 상당히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1차로에서 더 이상 좌측으로 갈 곳이 없는데도 좌측으로 가겠다는 신호를 계속 주고 있는 게 너무 이상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도 불확실한 시계로 인한 이유일 가능성이 크다. 모래바람이 거칠게 부는 경우 운전자의 시계가 많이 제한되어, 중앙분리대와 차량 간 거리가 쉽게 구분이 안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하라에서 운전자들이 쉽게 운전집중력을 잃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차가 거의 없는 허허벌판 내의 도로를 달린다고 가정할때 다른 차량이 거의 나타나지 않으면 누구라도 집중력을 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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