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속에 오렌지주스
일하는 곳 근처에 카페가 하나 있다. 오늘 아침 그 곳에 들려 카페를 먹을지 카페올레를 먹을지 고민하고 있는데, 입구에 있던 주인이 가게 안쪽에 있던 자신의 직원에게 외쳤다.
"여기, 오렌지주스 하나!"
지난번에 왔을 때 내가 오렌지 주스를 시켰던 것을 그가 기억한 모양. '내가 대신시켜줘서 기분 좋지?' 하는 표정으로 그는 나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나는 빈속에 먹는 오렌지 주스는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은 터. 주문을 취소시킬까 하다가 마음을 바꿔 나를 기억해준 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기로 했다. 나는 내 앞에 놓인 주스를 한참 바라보다 말끔히 잔을 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