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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Nov 30. 2015

기차가 타고싶은 날

기차가 타고싶어지는 날이 있다. 뭔가 손에 잡히지 않았고 마침 시간의 여유가 있던 어느 날, 나는 알제 기차역으로 향했다. 


긴 내리막길을 걸어내려가 기차역으로 들어섰다. 어디로 갈까. 한참 운행시간표를 쳐다봤다. 마음이 조금 변한다. 멀리 가려고 했는데, 막상 귀찮아졌다. 가까운 데로 가기로 결정하고 표를 끊었다. 


플랫폼에 서서 기차를 기다렸다. 시간표와 다르게 기차가 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마냥 기다리는게 그리 지루할 수가 없다. 함께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다시 한 번 기차 시간에 대해 묻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신상에 대해 개략적으로 물을만큼 다 물었는데도 기차는 오지 않는다. 그러니 고민이 됐다. 그냥 돌아갈까, 아니면 끝까지 기다려서 기차를 탈까. 


기차가 왔다. 차량에 올라타 자리에 앉으니, 그제서야 가슴이 설레고 신이 나기 시작한다. 햇빛이 좋아 유리창으로 빛은 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기차 문이 닫힐 줄을 모른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기차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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