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하라에 갔을 때 돌투성이 바닥만 봐도 가슴이 벌렁댔고, 모래사막에 맨 발로 오를 때는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운 희열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지난 사하라 여행 중 나는 36도씨의 온탕에 앉아있는 사람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독특하고 광대한 대자연, 척박한 환경에서 생의 의지를 불사르는 다양한 생명체를 보는데도, 내 감정은 뜨겁지도 그렇다고 차갑지도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나는 감정의 사막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