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창 밖은 가끔씩 우뚝 솟은 암석들이 자신의 존재를 내세우고 있었다. 크고 작은 돌들이 산으로부터 쪼개져 아래로 모여들었고, 일부는 도로를 이루고 있었다. 물길이 지나갔던 곳은 깊이 패여있어서, 나는 우리가 아세크렘 Asserkrem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몇십 년 된 랜드크루저는 그런 깊이가 깊은 곳도 거뜬히 건너갔다.
주요 지형지물은 전부 투아렉족이 붙여준 이름이 있다. 그들의 사물에 대한 존중의 의미에서도 그렇지만, 이름을 붙여야 길을 헤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주변에 특별한 것이 보이지 않을 때는 그들이 직접 능선에 돌을 쌓아 어떤 형태를 만들었다. 해가 질 때 바라보면, 그 모습은 마치 사람이 서있는 것처럼 보였다.
둥그스런 암산을 지날 때 이 산의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심장'이라는 투아렉족 언어로 대답해준다. 내게는 엉덩이처럼 보인다고 말했더니, 그저 웃는다. 어느새 아세크렘이 가까워진다. 가슴 형태의 암산이 저 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근데 왜 오늘은 보이는 사물이 모두 야하게만 보이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