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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트랑제 Dec 07. 2015

사하라의 별

선명하게 각인되는 별들

사하라 여행은 다른 곳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준다. 그 때문일까. 나는 그 곳을 여행할 때면  내 몸을 자연에 모두 맡겨버린다. 출발하기 전에는 전갈이 나를 물지는 않을지 또 어쩌면 태양볕에 살이 타들어갈지는 않을지를 걱정하다가, 어느 순간에는 풍경에 압도되어 그런 생각조차 아예 잊어버는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사하라 사막에서 별을 보는 행위는 사람을 더욱 설레게 한다. 전에 사하라 여행을 함께 했던 형은 출발 전부터 잔뜩 설레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모래사막에 들어설 때부터 '우와'라는 짧은 감탄사를 계속해서 내뱉었다. 아직 별이 아직 뜨기도 전인데 감탄사를 저렇게 남발하는 형을 보면서, 나는 막상 별을 볼 때 그가 어떤 말을 할지가 궁금해졌다.


어두워질 무렵 우리는 모래사막에 앉았고, 형은 하늘에 잔뜩 박혀있는 별을 찬찬히 보기 시작했다. 그가 드디어 입을 뗐다.


'우~~~~~와~~~'


그렇다. 짧게 말했던 것을, 길게 말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말자. 나중에 더욱 사랑하게 될 때, '사~~ 랑~~ 해~~'라고 길게 말하면 되니까.


사하라의 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타만라셋 여행에서는 첫날밤을 잠으로 시작했다. 너무 이른 저녁부터 곯아떨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악몽을 꿔서 이른 새벽에 눈을 떴다. 이불을 주섬주섬 챙겨서 밖에 있는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올려다본 하늘에는 별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별들이 내 눈에 하나하나 각인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선명했다. 과학적으로도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공기 중에 습기와 오염물질 등은 적을 것이고, 인공광원은 사방  몇십 키로 안에 없으니까.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는데 시작하는데 사진이 모두 캄캄하게만 나왔다.  안 되겠다 싶어 셔터 스피드를 길게 했더니, 그제야 별이 찍히기 시작한다. 마치 우~~ 와~~라는 감탄사처럼.


주변은 고요했고, 먼데서 가끔씩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별은 사라지고, 낡이 밝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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