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생활을 하다 보면 가끔, 때로는 자주 우리나라가 그리울 때가 있다. 그러나 무작정 한국으로 날아가서 그리운 사람들을 만나서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은 대부분 상상으로만 그치는 때가 많다.
카뮈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다음, 남프랑스의 루르마랭 Lourmarin 에 위치한 집을 사면서 그곳의 태양이 알제리의 것과 닮았다는 말을 했다. 비행기를 타면 금방 닿는 곳인데도 알제리를 그리워했던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남프랑스와 알제는 지중해를 인접하고 있어서 기후상으로는 닮은 점이 많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알제리의 태양은 뭔가 좀 다르다. 그렇기에 남프랑스라고 하더라도 알제리와 비슷한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적어도 내가 가본 남프랑스 지방들은 알제와 꽤 차이를 보인다.
수도 알제에서 남쪽 방향으로 조금 가다 보면, 슈레아 Chréa 산이 있다. 해발고도 1,500m 정도의 산으로 정상 부근까지 차를 타고 올라갈 수 있으니 체력 부담은 적은 곳이다. 차에서 내려 정상을 향해 걷는 구간에서, 나는 한국을 느낀다. 길 옆으로 빼곡하게 자라난 침엽수가 한국의 것과 많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강원도의 어느 산을 걷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착각과 함께, 한국의 풍경과 추억을 생각한다.
그러니 한국이 그리울 때면, 그곳에라도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