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카드생활
어느 스님이 법문을 풀었다
가장 좋은 집을 인다가소(人多家小)라 한다.
많은 형제자매가 있는 작은 집이다.
동양학에선 이런 집에서 인물이 난다고 한다.
형제간 뒤죽박죽 지지고 볶으며 어렵게 살아본 사람이 열심히 살게 되고
내 집 하나 마련하는 것이 소원이 되는 것이다.
넓은 집에 혼자 살게 되면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빈자의 집에서 현자가 난다고 한다.
그리고 현자의 집에서 부자가 난다.
지혜로운 사람이 세상을 보고 먼저 앞서 나가기 때문에 부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창업주는 고생을 한 사람인데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부자들 욕하고 부러워할 필요 없다.
부자의 집에서 탕자가 나온다.
부자의 집에서 방탕한 사람이 나온다.
잘 사는 집, 리더의 자식 중에 부모보다 잘 살고 부모보다 똑똑한 사람 안 나온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탕자의 집에서 다시 빈자가 나온다.
방탕한 사람이 돈을 다 까먹고 다시 가난해진다.
인생은 돌고 도는 것이다.
집에 들어서자
핸드폰을 껐다.
더 이상 타인의 관심도 간섭도 받고 싶지 않았다.
절망감이 몰려왔다.
이 고통스러운 세상에 대한 미련도 없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
한심하고ᅠ찌질한 인생이 되고 말았다.
눈물이 났다.
지질히 복도 없는 인생이었다.
이제 이번 주가 지나면 백수에서 신용불량자 신세가 될 것이다.
마트에서 김밥 한 줄 샀다.
망가진 몸뚱이가 너무 서글펐다.
이러려고....
자조적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소이 카드깡이란 걸 했다.
죽어가던 생명줄에 한 줄기 희망의 불빛이었다.
엿기름 같던 은행 놈들 면상도
공감감이 1도 없던 멍청한 공무원 놈들도
젓 같은 고용노동부에서 거절당한 실업급여도
그리고 나라에서 빌려주던 알량한 서민 금융도
전화 몇 통화로 보지도 듣지도 않고 카드깡을 해준 이 사람만큼 고맙지는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국가에 뜯긴 세금 생각났다.
정말 어려울 땐 그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없었다.
그저 잘 살면 그만이었다.
배 떼기 따습고 비바람 막아줄 집 한 칸 있으면 그걸로 그만이었다.
백수들에게 경제 활동은 매우 중요하다.
어차피 가벼운 인생이지만 백수들도 먹고살아야 한다.
집이 부유한 백수도
혼자 사는 백수도
찌질한 백수도
이 모든 백수들의 경제생활은 소중하고 간절하다.
백수들은 은근 겁쟁이에 패배의식이 강하다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버럭 화를 내는 백수가 많다.
자격지심이 높고 자존심도 대단하다.
그러나 백수들 역시 배는 고파진다.
백수 생활의 핵심은 경제상황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지출을 최소화하고 수입을 창출할 기회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고정 지출을 점검해 봐야 한다.
집세며 관리비 그리고 교통비와 통신비는 기본적인 지출 목록이다.
인터넷과 스트리밍,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스마트 TV 등 단말기로 빠져나가는 OTT 서비스를 잘라야 한다.
시간을 죽이던 유일한 취미 생활을 끊어 낼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생존이 걸린 문제인 까닭이다.
식비도 절약해야 한다.
어차피 외식도 없었던 생활
직접 요리해 먹던 습관을 더욱 갈고닦아야 한다.
식자재는 소량으로 구매하거나 제철 식재료를 이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대형 마트보다는 저렴하고 덤을 얻을 수 있는 전통 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생활 용품도 경비 절감 차원에서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중고 물품을 활용하거나 꼭 필요한 물건만 구매하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것이다.
지역 커뮤니티나 당근과 같은 중고 마켓을 적극 활용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혹시나
노는 것에 싫증이 난 백수가 있다면
수입 창출의 기회를 모색해 보는 것도 좋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배달이나 택배 상하차 혹은 단순 사무 보조와 같은
단기 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할 수도 있다.
크몽이나 숨고 와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재능을 판매하여 부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디자인, 그림, 글쓰기, 번역 등등
무엇이든 돈이 되는 것은 다 시도해 보는 것이다.
생존이 달려 있는 것이다.
뜻밖의 재능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고용 노동부의 국민 취업지원 제도나 지자체의 지원 사업 등등
정부에서 제공하는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알고 있어야 한다.
국가는 백수들에게 관심이 없다.
때문에 백수들에게
카드를 활용한 슬기로운 경제생활은 생명줄과 같다.
백수 생활 중에는 현금 사용을 줄이고
체크카드를 활용해 지출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당장 돈이 없어도 결제가 가능해 과소비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반면 체크카드는 통장에 있는 금액만큼만 사용이 가능해 지출을 통제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체크카드는 연말정산 시 신용카드보다 높은 소득공제율을 기대할 수 있다.
체크카드 30%, 신용카드 15%
카드를 써야 한다면
마트, 대중교통, 통신비 등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고 혜택이 많은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
혹은 사용 금액의 일정 부분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시백 혜택이 있는 카드가 좋다.
소소한 금액이라도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
카드를 사용할 때는 앱 카드와 간편 결제 기능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카드사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출 내역을 확인하고
월별 소비 현황을 분석하여 예산 초과 여부를 점검하는 것이다.
점검을 해도 줄어드는 건 없지만 그래도 관리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토스나 카카오페이와 같이 간편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 없이 송급할 수도 있다.
돈을 주고받을 일도 없지만 그래도 알고 있으면 언젠가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백수 생활은 생각보다 어렵다.
그러나 한편으론 현명한 경제 관리와 꾸준한 자기 계발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기회와 확률이 희박하거나 없을 뿐이다.
아침 일찍부터 쿠팡 노예가 되기 위한 건강 검진을 받으러 수원 건강검진 센터로 향했다. 그렇게 커다란 건강 검진 전문 센터가 있다는 사실에 난 의외란 생각이 들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매일 같이 건강을 체크하러 이 센터에 들른다는 사실이 비현실적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끝없이 검진 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수속을 마치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센터 안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대기줄은 줄어들지 않았고 오히려 길게 늘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은ᅠ
바닥에 그려진 빨갛고 하얗고 노랗고 파란 줄무늬를 따라 마치 자율 주행 로봇처럼ᅠ소변 검사를 하고 채혈을 하고 시력을 제고 청각도 제고 심박수 심전도 고혈압 X레이 제 몸뚱이를 세심하게 검사기에 돌려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사정하듯 검사원의 손을 잡고 다시 한번 검사하자고 애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떤 중년의 남성은 혈압 측정기 앞에서 오도 가도 못하고 서성이고 있었다.
검사원이 말했다.
‘ 의사 선생님 검진으로도 지금 혈압으로는 어떻게 할 수 방법이 없대요 ’
‘ 그래도 다시 한번 재 봅시다 ’
‘ 그럼 좀 앉아 계시다가 다시 한번 잴게요 ’
절박한 중년의 표정과 안타까운 검사원의 눈길이 교차하며 묘한 긴장감이 깔렸다.
사람들은 빨갛고 하얗고 노랗고 파란 줄무늬를 따라 벌떼처럼 바쁘게 움직였다.
중년의 남성은 알고 있었다.
정년 퇴임이란 덧이 놓인 사회에서 건강은 일자리와 연결된 사슬이란 것을...
벌써 2년째 아무런 일을 하지 못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하고 자문도 해 봤다.
혹자는 말한다.
2년을 백수로 살아도
2년을 일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당신이 돈이 있는 백수이거나
당신이 게으르기 때문이라고
세상에 그런 핑계가 어디 있는가라고
그렇게 일을 하지 않은 것인지 못한 것인지 누가 아느냐고
어떻게 생활이 가능했던 것이냐고
그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현실이었다.
중년의 남성은 알고 있었다.
어린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어렵듯
나이 든 늙은이들에겐 일자리가 더 어렵다는 것을...
백수들에게
슬기로운 금융생활이란 없다.
단지 버티는 것이다.
백수가 되기 전에 쌓아 놓았던
신용 점수와 집 한 채와 알량한 자동차 한 대
그것으로 우려먹고 볶아 먹고 지지는 거다.
그리고
돌려막으면 된다.
백수들을 등쳐 먹던 카드사들이 발급한
한 뺨 플라스틱 카드면 백수 생활도 즐거워질 수 있다.
하지만 목숨도 걸려 있다.
그래서 궁지에 몰린 백수들에게
카드깡은 고마운 존재이다.
카드사들이 고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영업의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카드깡을 하는 또 다른 돈 놀리꾼들과 사채업자들만 알고 있는 숨은 돈이 있는 것이다.
어차피 돈은 신용이다.
돌려 막을 수만 있다면 채무도 신용이다.
액수는 상관없다.
그럼에도
백수들의 삶을 담보한 슬기로운 카드 생활은 애초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백수들의 자리가 애초에 없던 것과 같다.
그것이 금융 생활의 본질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