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제도는 1876년 강화도 조약을 통해 국내로 유입된 일본인들의 거류지(인천,부산,원산)형성 과정에서 최초로 시도된 임대차 계약으로 알려져 있다. 주택가격의 일부를 보증금으로 주고 계약이 종료되면 보증금을 반환 하는 형식이다.
자본 관점에서 주택을 매매가 이하로 임대하는 것은 불합리해 보인다. 그러나 금융 시장이 미비했던 ’70년대 경제 성장기 상황은 주택 가격이 가계 지급 능력보다 비쌌고 수요는 많으나 공급은 적었다. 은행 대출은 어렵고 금리도 높은 상황에서 전세 보증금은 임대인이나 임차인 모두에게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임차인은 높은 은행 이자를 감당하며 무리한 주택 구매를 할 필요가 없었고 계약 종료시 전세금을 돌려받아 내 집 마련에 활용 할 수 있었다. 임대인 전세자금을 활용하여 부동산 매수 기회를 늘리거나 자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 할 수 있었다. 지속적인 주택의 가격 상승은 임대인 임차인 모두에게 자본 이득으로 돌아오는 독특한 체계였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상승하지 않으면 임대인은 전세금에 대한 이자 수익에 의존하거나 손해를 보지만 통상적으로 매매시장이 안정되면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전세 가격은 매매 가격과 연동된 선행 지표이자 시드 머니(Seed Mony)였으며 자산 증식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더구나 전세 제도는 정부의 의도적인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과 맥을 같이 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공급은 대규모 자금 투입과 시공 기간을 필요로 하는 사업으로 공급에 따른 시장효과는 중장기적으로 나타났으나 정권의 교체 기간은 제한적이었으며 만성적인 수도권 주택 공급 부족과 분양가 상승은 청약 양극화로 심화되어 정부의 부담으로 남기 마련이었다.
때문에 1977년 투기를 막기 위한 ‘국민주택 우선 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라 청약 제도가 시행되었으나 추첨제로 운영된 청약제도는 다자녀, 35세 이상 무주택자 등에게 당첨의 우선권을 부여하였고 가점이 필요했던 청약자들은 주택의 소유 보다는 전세 제도를 활용하여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게 된 측면이 있는 것이다.
또한 전세제도는 공공이 주도하던 주택 공급 시장에 민간 몫이 커지고 민간 시행사에 분양권이 일임되자 일반 시민 뿐 아니라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꾼들의 자금줄로 적극 활용 되거나 공급과 수요 비대칭 현상을 활용한 GAP투자와 전세 사기로까지 이어진 측면이 있다.
전세사기는 보통 공인중개사를 이용하여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이중 계약, 깡통 전세와 같은 수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또한 주택 소유주를 바꿔치기 하거나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신탁한 부동산에 권한 없는 계약을 유도하는 등의 방식을 사용한 사례들이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2008~2023년까지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정권별 전세자금보증 공급액은 이명박 34.2조(121만 건), 박근혜 71조(169만 건), 문재인 197.7조(309만 건), 윤석열 94.8조(128만 건) 등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연평균 공급액으로 보면 윤석열 정부가 47.4조(64만 건)였으며 건당 금액 또한 윤석열 정부가 7천4백만 원으로 가장 컸다. 주목할 점은 앞선 3장 3절 개발의 수익과 리스크에서 확인하듯 2017년 부동산 경기가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급등세를 보였는데 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경제 악화 추세 속에도 문재인 정부의 집값은 하늘로 치솟았다.
인천 연수구는 42.4% 상승하였고 2020년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128만건에 달했는데 문제인 정부 전세자금대출 잔액 상승액은 126조로 주택의 평균 매매가격 상승액에 비례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즉 전세자금 대출이 전세 뿐 아니라 매매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