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빛을 담은 새들도 까맣게 운다. 하늘의 색이 꼭 잿빛 얼굴을 들지 못하는 난쟁이들이 신을 끌고 가는 날이구나. 어깨가 무거워 망치로 머리를 콕콕 땅에 박는 것 같다. 너희들의 등도 무겁고, 고단하구나. 어쩌나. 도와줄 수 없어서. 미안해.
그대는 어디에 있을까. 죽음을 생각하는 일은 살아가야 한다는 말에 가장 큰 힘을 실어주는 일이다. 거기에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개인적인 안면식 하나 없는 대중스타의 죽음이 나는 참 섧다. 어떤 이의 생의 존재와 매듭의 이유가 말과 말의 꼬리들로 이어지는 파문들로 얼룩 되고 더럽혀지는 것이 참 시름겹다.
그대를 어르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어렴풋이 생각하자면 네가 알지 못하는 수 없는 관계의 고리들에 걸쳐있는 많은 생의 주인들도 너의 끝을 궁금해했을까 얼마나 깊은 서러움으로 여울진 굴곡이 그대의 생에 얼마나 야위어 굽이쳤을까
생의 마지막에 연기처럼 조심히 가길 여울여울 불이 고요히 너를 비추고 이내 여기서 탄다
*고 박지선 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