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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이기는 법

해리포터 3권(아즈카반의 죄수)을 읽으며 깨달은 것

by 송곳독서

해리포터를 원서로 읽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영어를 조금 더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 읽기에 영어를 접목해서 ‘원서 읽기’로 방향을 틀었다. 시작은 얇고 쉬운 책을 골랐다. 작년에는 <어린 왕자>, <연금술사>, <노인과 바다>를 읽었고, 올해는 조금 더 두꺼운 책을 도전 중이다. 미쉘 오바마의 <비커밍> 그리고 지금 읽는 해리포터 시리즈이다.


두 달에 거쳐 해리포터 3권 아즈카반의 죄수를 천천히 읽었다. 오디오북으로 먼저 듣고 원서를 읽는 방식으로 읽는 중이다. 1,2권 읽을 때는 마법 용어와 영국식 영어가 어려웠는데, 이제 조금 적응이 되었다. 운영자님의 가이드와 함께 읽으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나에겐 든든한 번역서와 파파고가 있다.


해리포터 1, 2, 3권을 읽으면서 현재까지 가장 좋았던 책을 꼽자면, 단연 3권이다. 3권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전개가 펼쳐진다. 어른들이 생각해볼 문제들도 많다. 질투, 배신 그리고 용서 등 말이다. 상상하지 못한 글의 전개를 읽으면서, 작가인 J.K.Rowling의 글솜씨에 감탄한다. 최고다.


3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두려움과 우울함’을 이겨내는 해리포터의 모습이다. 호그와트의 마법세계뿐만이 아니라 우리 삶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인간에게 ‘두려움’이란 무엇일까?

표준국어사전에는 ‘어떤 대상을 무서워하여 마음이 불안하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불안은 ‘마음이 편하지 아니하고 조마조마함’이라 정의한다.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우울함은 비슷한 듯 다르다.


해리포터 3권에서는 이 ‘두려움’과 두려움을 넘어선 '우울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3권에 나오는 두려움 또는 두려움을 상징하는 존재는 보가트, 디멘터, 시리우스 블랙 그리고 볼드모트이다. 볼드모트는 1권부터 악의 상징으로 나오기 때문에 3권에만 새롭게 등장하는 두려움은 볼드모트를 제외한 3가지이다.


그중에서 보가트는 우리가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가장 두려운 존재가 형상화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똑똑한 헤리미온느는 이렇게 말한다.

“보가트는 무엇이든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의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어둠의 마법 방어법을 가르치는 루핀 교수는 이렇게 추가로 설명한다.

“보가트는 아직 아무런 형태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얘기지. 아직은 문 바깥에 있는 사람이 뭘 무서워하는지 모르니까. 보가트가 혼자 있을 때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밖으로 나오는 순간, 녀석은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으로 변할 거야.”

쉽게 예를 들어 호랑이를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에겐 상상으로 호랑이가 나타난다. 실제 하지는 않지만 상상으로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게 보가트다.


디멘터는 보가트와 다르다. 훨씬 더 강력한 존재다. 악독한 범죄자들조차 두려워한다. 책에서는 디멘터가 아즈카반 감옥을 지키는 간수로 등장한다. 인간은 아니고 귀신에 가까운 느낌이다. 디멘터에게 걸리면 행복한 기억을 모두 잃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극심한 우울증'을 만들어내는 존재이다.


데이비드 호킨스 교수는 <놓아버림>이라는 책에서 ‘공포’를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는 공포가 지닌 다양한 모습에 친숙하다.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항 상태에 빠지기도 하고 공포로 마비되고 얼어붙은 가운데, 심장이 두근거리고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걱정은 만성적인 공포며 편집증은 극도의 걱정이다. 약간 불안한 것은 가벼운 형태의 공포다. <놓아버림, 118쪽>

두려움과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그렇다면 이러한 두려움과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마법이다. 하하. 기분이 나쁘셨다면 죄송하다. 물론 호그와트에서 해리포터는 마법으로 보가트와 디멘터를 물리친다.


보가트(두려움)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여러 명이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그게 어렵다면 두려움을 우스꽝스러워 보이게 상상하면 된다. 두려운 존재를 희화화시켜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디멘터(우울증)를 물리치는 마법은 고급 기술에 속한다. 초보 마법사들은 사용할 수 조차 없다. 숙련된 마법사에게도 어려운 기술. 그 방법은 바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것’이다.


<타이탄의 도구들>로 유명한 팀 페리스는 <Why you should define your fears instead of your goals> TED 강연에서 대학 4학년 때 자살을 할 뻔한 경험을 바탕으로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은 바로 두려움 중에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두려워하는 일들의 가져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적고 상황에 대한 예방책과 해결책을 적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두려움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죠.


데이비드 호킨스는 공포 겁내기를 멈추고 나면 공포도 단지 어떤 느낌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포는 우울증보다는 훨씬 견딜 만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공포가 보가트라면 우울증은 디멘터라 볼 수 있겠다.


나는 두렵거나 공포가 느껴질 때, 다이어리에 그 두려운 감정을 적어본다. 동시에 유튜브 마인드풀 tv의 명상을 들으면서 호흡에 집중하고 행복한 기억들을 상상한다.


실제로 우울증이 있었던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은 3권에서 '두려움과 우울함'에 대한 감정을 깊이 있게 다룬다. 책과 영화를 보면서 아이들이 이 감정을 100%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마침 함께 읽고 있던 데이비드 호킨스의 <놓아버림>이 인간의 감정에 대해서 잘 표현하고 있어서 도움이 되었다.


<해리포터 3권>과 <놓아버림>을 읽으면서 우리가 하고 있는 무의식적인 행동들이 실제로 두려움을 없앨 수 있는 방법임을 생각해본다. 두려움이 우울증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다. 그 사랑이 해리포터에서처럼 사람을 공포로부터 구해줄 것이다.


혹시나 두려움과 우울증에 빠졌을 때는 해리포터처럼 외쳐보자.

‘Expecto Patronum(익스펙토 패트로눔)!!’ 그러면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찾아와서 나를 구해줄 테니.

(*Expecto Paronum : 행복한 기억을 떠올려 디멘터를 물리칠 수 있는 마법, 고급 마법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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