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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곳독서 Jun 27. 2021

점심을 먹지 않고 독서하는 습관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 60분

60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점심을 먹지 않기로 마음을 먹은 그 순간부터 말이죠. 점심시간은 직장인이라면 의무적으로 주어지는 시간입니다. 직장 상사도 회장님도 그리고 심지어 대통령도 제한할 수 없는 시간이에요. 출근 후 직장에서 유일하게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삶에서 자율권이 정말 중요한데요. 사람들은 일상에서 시간을 통제할 수 있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직장에서 점심시간만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요. 밥을 먹어도 되고, 운동하거나, 잠을 자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시나요?


많은 직장인은 알차게 주어진 점심시간을 활용합니다. 점심시간 시작과 동시에 서둘러서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도 마시면 1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사실 1시간 안에 밥도 먹고 차도 한 잔 마시려면 시간이 부족할 때가 더 많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악착같이 이 점심시간을 꽉꽉 채워 알뜰하게 사용하려고 노력합니다. 약속도 미리 정하고, 식당 예약을 해서 시간을 줄이는 치밀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죠. 단 5분의 시간이 아쉬우니까요. 가끔은 점심시간이 2시간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러면 여유롭게 점심도 먹고 차도 한잔 마시면서 수다도 떨고 15분 정도 산책을 하면서 소화를 시킨 다음에 낮잠까지 20분 정도 잘 수 있을 텐데요. 뭐 시간이 난다면 잠시 책을 볼 수도 있겠지요.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게 된 계기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은 지 이제 2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은 것은 아니었어요. 시작은 운동이었습니다. 미라클모닝을 하면서 5시에 일어나는 습관 덕분에 아침을 꼭 챙겨 먹게 되었어요. 서둘러 아침을 먹기 위해 배고픔과 설렘을 안고 지하철에 오릅니다. 출근해서 먹는 아침은 매일 같은 메뉴인데도 배가 고프기 때문에 맛있습니다. 음식을 가리는 성격도 아니라서 매일 같은 메뉴도 맛있습니다. 


보통 8시에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요. 그러면 4시간 후인 점심시간이 다가와도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그래서 점심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운동과 영어 공부 두 가지를 모두 잡아보고자 하는 욕심으로 헤드폰도 함께 집어 듭니다. 해리포터 원서를 오디오북으로 들으면서 30분 정도 산책을 하는데요. 귀에서 들려오는 영어를 들으면서 30분 동안 2㎞가 조금 넘는 거리를 걷고 나면 기분도 좋고 영어 공부를 했다는 뿌듯함도 덤으로 따라옵니다.


그러다 갑자기 코로나가 등장했고, 미세먼지도 수시로 찾아왔습니다. 또 여름에는 날씨 핑계로 걷지 않았습니다. 땀이 나면 오후에 일하기 찝찝하잖아요. 그럴 때 사무실에 앉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인간은 적당히 배가 고플 때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하잖아요? 점심을 먹고 나서 책을 읽는 것과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의 집중력을 비교한다면, 큰 차이가 날 거예요. 이건 직접 느껴보는 게 이해가 가장 빠를듯싶어요. 같은 책을 점심을 먹고 읽어보고, 점심을 먹지 않고 읽어보세요. 집중력의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퇴근해서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퇴근하면 책 읽을 시간이 부족해요.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아들과 잠시 장난을 치면서 놀고 목욕을 하고 나면 어느새 잠을 잘 시간입니다. 단 10쪽의 책을 읽는 것도 힘들어요. 엄마들이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을 몸으로 이해하며 아들과 함께 스르르 잠이 들 때가 많습니다. 꼭 읽어야 하는 책이 있다면 눈을 부릅뜨고 읽기도 하는데, 이때도 책을 읽는 효율이 높지 않아요. 내 몸의 에너지가 10%도 남아있지 않는 느낌입니다. 책을 읽는 순간 나도 모르게 눈꺼풀이 내려올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책은 아침이나 점심에 집중해서 읽어야 해요.


무슨 책을 어떻게 읽을까?

처음부터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지는 마세요. 내가 점심을 포기하면서 확보한 60분의 시간이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있어야 계속하고 싶어 져요. 초반에는 재미있거나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서 읽는 게 좋아요.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저는 자기계발서나 경제, 경영서를 읽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소설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계속해서 읽고 싶을지도 모르니까요. 소설책은 몰입해서 한 호흡으로 읽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점심에는 자기계발서와 경영서를 읽습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니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지 찾아봅니다. 동시에 내가 하는 방법들에 대한 피드백도 할 수 있어요. 아니면 딱 60분만 영어 공부를 위해 원서를 읽는 것도 좋습니다.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것처럼 정해진 시간 동안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이죠. 운동하면서 책도 읽고 싶다면 헤드폰만 있으면 됩니다.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여유롭게 걸으면서 점심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사색의 시간도 보낼 수 있어요.


 적용.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어보았습니다

이번 주에 ‘점심을 먹지 않고 독서하는 습관’에 대해 글을 쓰기로 계획을 한 후에, 실제로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처음 시도하는 분들은 점심시간 1시간을 책만 읽으면 힘들고 금세 지쳐서 오랜 기간 지속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여유를 두는 의미에서 45분만 독서를 하고 15분은 쉬면서 5일을 보냈습니다. 책은 제임스 클리어의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골랐습니다.


점심 독서 1일 차. 

책 표지와 작가 소개 그리고 추천사까지 읽고 45분 동안 55쪽까지 읽었습니다. 책을 읽을 때 앞 뒷면 표지도 유심히 살펴보고, 번역서라면 원서의 제목은 무엇인지 확인합니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Atomic Habits>이네요. 다음은 작가 소개도 유심히 살펴봅니다. 작가의 배경을 알고 읽는 것과 모르고 읽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임스 클리어의 작가 소개를 읽지 않고 이 책을 읽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이 정도는 나도 평소에 하는 생각인데?”라는 조금은 건방진 생각을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자 소개를 읽고 나면 책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작가는 야구선수 시절이던 고등학생 때 사고를 겪습니다. 생명까지 위협받는 아주 큰 사고였어요. 여러 번의 수술과 긴 재활훈련을 통해 사고의 후유증을 이겨내고 미국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가 됩니다. 이런 정보가 책을 대하는 독자의 자세도 다르게 만들어요. 다음은 목차인데요. 이건 다른 장에서 더 자세하게 설명할 계획입니다.


2일 차. 

1일 차와는 달리 표지와 작가 소개 그리고 목차를 보는데 시간이 줄었습니다. 그만큼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어요. 45분 동안 71쪽을 읽었습니다. 집중해서 밑줄도 긋고 중요 표시도 하고 심지어 간단한 메모도 하면서 읽은 시간이에요. 이번에 시간을 재면서 책을 읽어보니, 자기계발서는 보통 45분에 평균 70쪽을 읽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았습니다.


3일 그리고 4일 차. 

3일 차엔 79쪽과 4일 차엔 67쪽을 읽었습니다. 왜 4일 차에 읽는 속도가 늦어졌을까요? 4일 차에는 10분 적게 35분만 읽었기 때문이에요. 이 책의 총분량이 328쪽까지 있는데, 4일 차에 270쪽까지 읽어서 나머지는 5일 차를 위해서 적정한 분량을 남겨놓는 여유를 부려봅니다. 일종의 분량 및 페이스 조절이죠.


5일 차. 

드디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다 읽었습니다. 5일 45분씩 투자했으니,  3시간 45분에 1권의 책을 읽었네요. 사실 목요일과 금요일은 35분씩 읽었으니, 정확히는 3시간 10분 걸렸습니다. 보통 300쪽의 자기계발서를 읽는데, 적게는 3시간 많게는 5시간 정도 필요해요. (이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니 유의하세요!) 참고로 저는 10년 이상 자기계발서를 읽어온 제 나름의 내공이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요? 배가 고프진 않을까요?

점심시간에 식사를 안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물어보는 첫 번째 질문은 ‘다이어트 하나요?’입니다. 여기서 ‘책을 정말 읽고 싶어서 점심을 안 먹습니다.’라고 대답을 하면 이상한 사람이나 상사와 밥을 먹기 싫어서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댄다고 오해할지도 몰라요. 그래서 이럴 때는 그냥 ‘다이어트해요. 또는 운동할 시간이 필요해서요.’ 정도로 답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까요.


그럼, 점심시간에 책을 읽으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요?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점심시간을 먹지 않고 책 대신에 걷기를 하면 확실히 다이어트에 도움이 됩니다. 점심시간만 열심히 걸어도 하루 만 보 걷기의 팔 할은 채울 수 있어요. 이건 실제로 제 경험담입니다.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을 때 주의할 것은 저녁에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점심을 안 먹었다고 저녁을 푸짐하게 먹으면 오히려 더 살이 찔 가능성이 커집니다. 제가 요즘 그래요. 연일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전혀 안 먹는 것보다는 계란 2개와 우유 한잔, 또는 계란과 우유에 오트밀 약간 섞어서 먹는 것도 좋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먹을 수 있어서 시간 낭비도 줄일 수 있어요. 기호에 따라서 포만감을 주는 바나나와 같은 과일을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때 많이 먹어서는 안 돼요. 배부르게 먹을수록 책을 읽는 효율은 반비례해서 떨어집니다.


점심시간 독서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무리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점심을 먹지 않고 책을 읽는 것이 즐거워야 이 습관을 계속할 수 있어요.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4가지 단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분명하고, 매력적이고, 하기 쉽게 그리고 만족스러워야 한다고 말이죠. 점심시간이라도 책을 읽는 독서습관을 가지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분명하게 선언하는 것입니다.

“나는 [언제][어디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이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102쪽>

나는 매일 점심시간에 사무실 책상에서 45분 동안 책을 읽을 것이다. 우선 이것부터 시작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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