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

by 송곳독서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습니다.

책을 읽을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TV는 거의 시청하지 않습니다. 물론 집에 TV도 없죠. 결혼을 하면서 아내와 약속했던 거실의 서재화는 이제 10년이 되어갑니다. 어릴 적에는 꽤나 열성적인 TV 마니아였는데, 삶의 목적이 사람을 바꾸는 것 같습니다. 문득 어릴 적 주말 아침에 눈을 뜸과 동시에 디즈니 만화로 시작해서 점심엔 <달려라 하니> <날아라 슈퍼보드>를 보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만화를 좋아하는 만큼 영화도 좋아해서 한때는 열심히 영화를 보았습니다. 명절 특선영화부터 영화관에서 개봉하는 최신 영화까지 열심히 보던 그 시간들이 생각납니다. 책을 읽기 위해 영화와 멀어진 것은 아닙니다. 천천히 생각해보니 영화를 멀리한 것은 2016년부터입니다. 그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잠을 잘 시간도 부족한데, 영화를 볼 시간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시기였습니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전부터 꼭 보고 싶었습니다. 인간미가 느껴지는 배우, 윌 스미스를 좋아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추천했지만, 미루고 또 미루다가 이번에 아들과 함께 보았습니다. 넷플릭스의 힘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느끼면서요.


짤막한 영화 이야기

'Happyness' 스펠링이 틀렸습니다. 영화에서도 등장하는데요. 아들이 다니는 유치원 벽에 Happyness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주인공인 크리스 가드너(윌 스미스)는 말합니다. 'Happiness'가 맞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있는 주인공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의료기기 세일즈맨인 그는 벌써 몇 달간 제품을 판매하지 못했고, 월세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부인은 역시 세탁소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가난의 무게는 너무나 크기만 하죠. 영화 내내 부인은 단 한 번도 밝게 웃지 않습니다. 결국 남편과 아이를 두고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나죠.


이제 그의 삶에서 남은 건 자신이 팔아야 할 의료기기와 하나뿐인 아들입니다. 극 중 주인공은 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긍정적이죠. 부인에게 세상을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라고 이야기하는 그를 바라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 상황에서 긍정이라는 말이 나올까?'라고 말이죠. 결국 부인은 떠나고, 월세를 내지 못한 두 사람은 살던 집에서도 쫓겨납니다. 잠시 다른 곳으로 임시 숙소를 찾지만 그곳에서도 숙소비를 내지 못해서 쫓겨나죠. 그날 밤 지하철 화장실에서 자는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무너지는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상황에서 6개월간 무급으로 진행되는 인턴에 참여합니다. 20명 중에 단 1명만이 정규직이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것도 자신이 한 번도 배워본 적 없는 증권가에서 말이죠. 수업을 진행하는 교관은 온갖 잡일은 주인공만 시킵니다. 가진 것도 빽도 없는 그가 만만해 보였던 것이겠죠. 그보다 더 어린 친구들도 많이 있어 보였는데 말이에요.


아직 영화를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영화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일의 행복을 찾아서

최근에 '일'과 관련된 책을 열심히 찾아서 보고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5년이 넘어가는데요. 그동안 힘든 일도 있었고 쉬운 일도 있었지만, 일의 의미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그저 일이 끝나고 난 후의 내 삶의 행복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워라밸 열풍이 불 때 더 공감하였고, 최대한 집중해서 일과 중에 일을 끝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자기 계발, 시간관리에 많은 시간을 들인 이유도 조금 더 효과적인 업무 처리를 하기 위함이 큰 이유였죠. 짧은 시간 내에 '성과'도 내고, '인정'도 받고, 나 자신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찾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그 과정 속에 있지만, 생각이 조금은 바뀌는 것 같습니다. 전에는 일은 빨리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어쩌면 '나'라는 존재를 찾아가는 또 다른 과정 속에 '일'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 모든 것을 갈아 넣어(?)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일을 바라보는 생각만 조금 바꾸어보는 중입니다.


<행복을 찾아서>라는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그 생각을 했습니다. 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저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 상사의 무시와 동료들의 멸시와 자신의 한계를 날마다 느끼면서 말이죠. 최악의 상황에서 노력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봅니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행복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말이죠.


여전히 답은 찾아가는 중이지만, 생각은 조금씩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에서의 행복을 찾는 게 워라밸을 찾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 일과 삶이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지는 삶이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말이죠.


지금 읽고 있는 윌 스미스의 자서전 <WILL>의 한 문단을 인용하면서 마무리합니다.

나는 내 영화 <행복을 찾아서> 중에서 제이든의 캐릭터가 코트 위에서 공을 집어던지며 "프로가 될 거야!"라고 외치는 장면을 좋아했다. 내가 많은 크리스 가드너라는 캐릭터는 아들이 농구를 하는 것을 단념시키고 싶어 하면서도 마음을 다잡는다.
"절대로 너에게 무언가를 할 수 없다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마. 심지어 내(아빠)가 하는 말도... 너에겐 꿈이 있어... 그걸 지켜야 해. 사람들은 자기가 할 수 없으니까 너한테도 못한다고 말하는 거야. 근데 네게 원하는 게 있으면 가서 쟁취해. 중요한 건 그게 다야."
<WILL, 139쪽 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