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117 처음 만나야 하는 것들.

처음 만나야 하는 것들.

by 이진은

중년으로 사는 연습 117
처음 만나야 하는 것들.

너와 내가 결혼하던 날 본
엄마의 눈물에서
첫 아이의 천사 같은 눈망울을 까지
처음 보는 것들과의 조우는

거침없는 세상살이 작은 흉터를
한 여름밤의 환희와 맞바꾸며
그때는 가을이 온다는 것을 잊게 하였다.

봄꽃이 맺혔던 겨울나무의
단풍 든 잎사귀마저 떨어지고
늙은 나무와의 이별이 다녀간 후에야

처음 마주하는 슬픔과의 조우와 헤아림은
행복 뒤에 오는 슬픔을 감내하는 법
행복하게 이별하는 방법을 익히게 하여
가을 속의 나무가 되게 한다.

남겨진 새로이 조우해야 하는 풍파는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선율이겠지만

새로 자라난 봄 나무에게는
한여름 밤의 환희와
여름을 즐기기 위한 햇살과
산들거리는 바람이 남아있고
그들의 여름이 행복해지기 위한
누군가의 기도가 있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었다.

나도 이제 봄 나무를 위한
기도의 시간이 늘어가는
가을 나무가 되었다.


"살아가며 처음 맞이하게 되는 풍경들에게 슬픈 것은 슬픈 대로, 행복한 것은 행복한대로, 모르는 것은 모른 채로 맞이하며 살아가도 되는 때에서 세상을 헤아리며 살아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나를 채색하지 않아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지도록 지금을 행복 해 하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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